당위를 떠나서 현재 반응의 모습은?

같은 사태를 바라보는 두 양상!

청년들, 기성세대들, 믿는 자, 믿지 않는 자 등
세상과 교계의 반응들은?

지난 10월29일(토) 이태원 대형 압사 사고 이후 다음 날인 10월30일(주일), 윤석열 대통령은 이태원 할로윈 압사 사고 현장을 방문했다. 윤 대통령은 당일 오전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빌고 부상 입은 분들이 빨리 회복되기를 기원한다. 아울러 소중한 생명을 잃고 비통해할 유가족에 깊은 위로를 드린다. 국민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대통령으로서 마음이 무겁고 슬픔을 가누기가 어렵다.” 11월5일(토)까지 일주일간 국가 애도 기간으로 지정했다. 그리고 지난 주 토요일 국가 애도 기간은 끝나 녹사평역을 제외한 다른 합동 분향소들은 철수했다. 녹사평역 합동분향소는 오는 12일까지 연장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다양한 의견들.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다양한 의견들.

일주일 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보내는 동안 SNS와 여러 신문들 그리고 네티즌들의 반응 등을 관찰해 보면, 크게 두 양상으로 갈렸다. 우선 이태원 대형 압사 사고를 놓고 ‘정부의 책임론’이 등장하자 세대를 뛰어넘어 ‘왜 정부 탓을 하느냐’ 하는 문제 제기 글들도 많이 등장했다. 또 한쪽에서는 단지 정부 탓하지 말라는 것을 넘어서 사고 사망자들에 대한 비난성 발언들도 목격할 수 있었다. ‘대체로 20대 성인들이 자발적으로 갔다가 당한 사고’라는 의견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한편으로는 그와 달리 ‘평소에 놀러가지도 못하고 집에 공부만 하다가, 직장만 다니다가, 일 밖에 모르는 애가 그 날만 나갔는데 참사를 당한 것’이라는 뉴스 보도들의 증언들도 관찰 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한 네티즌 의견으로는 ‘안타깝다’는 의견들과 ‘자신은 너무 힘들게 살고 있고, 자신은 하루도 나갈 수 없는 형편이다’ 라며 현장에 방문한 개인의 책임을 강조하는 글들도 관찰 할 수 있었다. 어떤 사람들은 위와 같은 의견에 비난하기도 하고 동조하기도 했다.

 

다른 이슈 중 하나는 장례 지원금과 위로금을 지원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들이었다. ‘이태원 장례비용 혈세지원 반대’로 국민청원 5만 명도 달성하였다. 어떤 이들은 ‘이러한 슬픔을 당했는데 장례 지원금과 위로금을 줄 수 있지 왜 그렇게 반응하냐’고 비난하는 반응도 있었다. 이에 반대하는 듯한 유사한 의견으론 ‘10명이 사망해도 동일한 기준 등을 마련해서 위로금과 장례 지원금을 지급 해야지, 사람이 적게 죽으면 안 주고 많이 죽으면 지급하는 것인지’ 반문하는 의견도 있었다. 이 사태를 둘러싸고 이와 같은 비방전도 나타났다. 유족들이야 경황이 없었겠고 갑작스럽게 닥친 일에 큰 슬픔에 잠겨 있는지 특별한 반응은 나오지 않는 듯했다. 일부 유족들 같은 경우엔 ‘마음을 추스르고 있으니 이번 사태에 대해서 이런 저런 말 대신에 그저 애도만 해달라’는 뉴스 인터뷰도 있었다. 이와 반대되는 행동이 뉴스화 되기도 했는데, 서울 시청 앞에 마련되었던 합동 분향소에서 ‘사고 유족이라고 밝힌 여성’이 대통령 화환을 뒤집어엎는 일이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오전 서울 용산 이태원 참사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오전 서울 용산 이태원 참사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애도하는 태도 관련한 논란?들도 있었다. 애도하는 사람들 중 애도하지 않는 듯 보이는 사람들을 비난하는 모습도 관찰 되었다. 애도 기간이나 여전히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개인의 일상생활(좋은 곳 방문, 좋은 것 먹는 등)을 개인 SNS에 포스팅 하기도 하였다. 이에 대해 일부는 ‘지금은 애도 기간인데, 왜 애도하지 못하고 이런 것 올리는가?’에 대한 비난 등을 하는 모습도 관찰되었다. 특히 연예인들이 이와 같은 도마 위에 올랐었다. 평소에는 행실이나 품행도 바르지 않던 유명인들 중 과도히 애도하는 모습을 보임을 통해 소위 ‘개념 연예인’으로 칭찬과 위선이라는 책망을 함께 받기도 하였다. 반면에 사회에 만연한 이와 같은 모습, 특히 온라인을 중심으로 자신을 포장하는 모습에 피곤함을 느끼는 사람들도 적잖게 관찰 되었다.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그저 일상을 살아간다는 포스팅을 게시하는 사람들도 관찰되었다.

 

교계 안 기독언론사들의 기사내용들을 살펴보면 정부 비판이나, 개인의 책임 대신 애도에 집중하는 듯하였다. 다만 기독언론과 기독인들 중 특이사항이 있었는데, 사회가 혼란스럽고 어지러운 이때에 이러한 사건을 두고 ‘하나님의 심판’을 말하면 안 된다는 기사나 글들이 많이 올라 왔다. 이번 사건을 두고 방송 설교자들이나 유명 기독인들이 ‘심판’을 직접 언급하는 것은 관찰되지 않았다. SNS를 통해 관찰된 것 중 혹 과거에 있었던 일들을 되풀이 할까봐 선제적으로 심판을 이야기 하면 안 된다고 날을 세우는 글들이 종종 등장했다. 과거 한국교회가 자연재해나 어려운 일들을 당할 때 ‘하나님의 심판’을 공공연히 말함을 통해 사회의 뭇매를 맞은 경험이 있기에 과거에 비추어 과도히 반응하며 홀로 격정을 내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켠에서는 자연재해부터 시작하여 모든 불행한 일에 대해서 무조건적으로 ‘심판을 말하지 말라’ 등의 제안들은 아니지 않는가라는 반론들도 간혹 발견되었다.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7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사고 현장에서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 등이 2차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2022.11.7/ 코닷-연합 제휴 재사용 금지.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7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사고 현장에서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 등이 2차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2022.11.7/ 코닷-연합 제휴 재사용 금지.

대안으로써의 문화에 대한 내용도 거론 되었다. 할로윈 문화 대신에 ‘우리들이 더 좋은 문화를 만들어내자’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추수감사절을 강화하여 지키자는 의견이라든지, 주변사람들이 할로윈 대신 기독인들만 이 날을 대신해서 모일 수 있는 행사 혹은 문화를 만들자는 의견도 있었다. 이와 같은 의견들 속에 어떤 그리스도인들은 ‘그런 이야기 조차 하지 말라!’, ‘그냥 애도만 하라!’는 의견도 있었다. 그럼에도 대체로 예방적 차원으로써 ‘반기독교적인 문화에 젊은 세대들이 휩쓸리지 않도록 어떻게 할까?’라는 건전한 제언들이 많이 나타났다. 이를 두고도 시비가 있었다. 어떤 사태가 발생했을 때 ‘기독교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맞는 것인가?’ 라는 의견도 있었다. 기독교인들도 이러한 모습 가운데 이런 저런 의견들을 내면 상당히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이 관찰 되었다.

 

미래에도 이와 유사한 사건 사고들이 많이 있을 것이다.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사고도 일어날 것이고, 재난들도 일어날 것이고, 재해를 통한 사망자도 나올 것이며, 안전 불감증 관련 사고도 일어날 것이다. 우리는 미래에 사고들이 터졌을 때 그리스도인으로써 어떻게 바라보고 애도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이미 이런 상황이 우리 곁에 왔지만, 미래에 이와 비슷한 일이 생겼을 때 우리가 무작정 이렇다 저렇다 할 것이 아니라 보다 성숙한 모습으로 상황을 바라보면서 나아가야 한다. 교회는 이러한 사건 사고들이 발생했을 때 기독교 윤리적인 측면에서 어떻게 바라보고 생각해야 하는지 기준이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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