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서비스, 목회와 설교의 “보조 도구”로 이용 가능
인공지능 시대의 목회자, “삶과 경건과 공감능력”을 더욱 배양해야

고신대학교 신학과 우병훈 교수
우병훈 교수 (고신대 신학과 교의학)

먼저 아래의 짧은 글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 우리는 성경에서 가장 유명한 구절 중 하나인 요한복음 316절을 묵상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종종 간단한 복음으로 언급되는 이 구절은 하나님께서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주시는 사랑과 구원의 메시지를 요약한 것입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

 

이 구절은 우리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의 깊이에 대해 가르쳐줍니다. 이 구절에서 이처럼이라는 단어는 하나님이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를 강조합니다. 그분은 우리를 위해 독생자를 주시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희생은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보여줍니다. 이 사랑은 무조건적이고 흔들리지 않으며 모든 사람에게 해당됩니다.

 

십자가에서의 예수님의 희생은 선택된 소수를 위한 것이 아니라 온 세상을 위한 것입니다. 이 구절은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라고 말합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사랑이 특정 인종, 계층, 문화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것은 우리의 배경이나 죄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에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이 사랑은 우리 각자가 하나님의 눈에 소중하며 그분이 우리와 관계를 맺기를 원하신다는 사실을 일깨워줍니다.

 

이 구절은 또한 누구든지 예수님을 믿으면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을 것이라고 언급합니다. 예수님에 대한 이러한 믿음은 단순히 그분의 존재를 정신적으로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그분께 완전히 드리는 것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믿을 때 우리는 그분을 신뢰하고 그분은 우리의 주님과 구주가 되십니다. 이 믿음은 변화된 삶, 희망과 기쁨과 평화로 가득 찬 삶으로 이어집니다.

 

결론적으로, 요한복음 316절은 하나님께서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 각자에게 베푸시는 사랑과 은혜를 상기시켜 줍니다. 그것은 우리가 하나님께 소중한 존재이며 그분이 우리와 관계를 맺기를 원하신다는 것을 상기시켜 줍니다. 우리의 삶을 예수님께 맡기고 그분이 주시는 풍성한 삶을 경험함으로써 이 사랑에 응답합시다. 항상 하나님의 사랑을 기억하고 다른 사람들과 나누기를 바랍니다.

이 설교(?)는 챗봇(chatbot) 중의 하나인 ChatGPT가 작성한 것입니다. ChatGPT에게 요한복음 316절에 대해 400단어의 설교를 작성하라고 시킨 뒤에, 나온 결과를 구글 번역기로 돌린 것입니다. 단어 몇 개 정도는 수정했습니다만 거의 그대로입니다.

어떻습니까?

기본적인 내용에 있어서는 그럴싸하지 않습니까?

오픈AI가 개발한 인공지능 챗봇 챗GPT[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코닷-연합 제휴 재사용 금지.
오픈AI가 개발한 인공지능 챗봇 챗GPT[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코닷-연합 제휴 재사용 금지.

GPT는 출시한 지 2개월 정도 되는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입니다. 출시 2개월 만에 월간 사용자가 1억 명이 넘을 정도로 요즘 아주 핫한 서비스입니다.

ChatGPT2021년까지 나온 수많은 데이터(, 수식, 코딩 등)를 학습시킨 후에 사용자의 질문에 답하도록 했습니다.

GPT의 특징은 지속적이고 자연스러운 대화가 가능하도록 했다는 점입니다. 대화의 맥락을 기억하고, 어떤 내용이 중요한지 파악하여, 사용자가 연속적으로 던지는 질문에 보다 구체적으로 대답합니다.

예를 들어, 위의 설교(?)에서 십자가에서의 예수님의 희생은 선택된 소수를 위한 것이 아니라 온 세상을 위한 것입니다.라는 부분이 보편구원론을 제시하는 것 같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대화를 이어가서 이 문장을 보편구원론적인 오해가 없도록 다시 작성하라고 명령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또는 위의 설교는 3대지에 가까운데, 4대지 설교로 재구성하도록 명령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특정 부분을 좀 더 설명하라거나, 짧게 요약하도록 요청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챗GPT의 기능은 마치 사람과 대화하도록 하는 자연스러운 느낌을 줍니다.

그 외에도 오클랜드로 3일 여행을 떠나는데, 여행 계획을 세워줘.”라든지, “채식주의 식단을 일주일 치 만들고자 하는데 제안해줘.”라는 명령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아주 신학적인 질문으로 구약 성경과 공공신학의 관계를 설명해줘.”라고 명령을 내릴 수도 있으며, “요한 크리소스톰과 영혼의 치료에 대해 설명해줘.”라고 물어볼 수도 있습니다

이 모든 질문들에 대해서 챗GPT는 자신이 학습한 범위 내에서 최대한의 답변을 제시해 줍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챗GPT를 설교나 목회에 이용할 수 있을까요?

저는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분명히 위험한 부분이 있습니다.

일단 챗GPT는 뚜렷한 몇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첫째, 잘못된 정보를 진짜인 것처럼 버젓이 표현합니다.

가령 아우구스티누스가 시편 주석을 언제 썼지?”라고 물으면, “400년에서 430년 사이에 썼다.”고 하는데, 잘못된 대답입니다. 사실은 392년에 시작해서 420년에 완성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고급 정보를 일반인이 진위를 가려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늘 주의가 필요합니다.

 

둘째, 남의 아이디어나 자료를 표절해서 갖다주기도 합니다.

GPT가 어떻게 지식을 습득하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리고 어떤 특정 지식을 어디에서 가져왔는지도 모릅니다. GPT에게 물어보면, 다양한 1, 2차 자료에서 가져왔다고만 두루뭉술하게 대답합니다. 따라서 표절의 문제가 늘 있습니다.

 

셋째, 자료나 글을 제공하는 패턴이 아직 정교하지 않고 약간 반복적입니다. 따라서 같은 질문에 대해서 비슷한 대답을 하기에 개성이 떨어집니다.

 

넷째, 2021년 이후의 자료는 모릅니다. 최신 정보는 아직 습득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점은 개선될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중요한 오류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대통령이 누군지에 대해 챗GPT에게 물으면 여전히 2년 전 정보에 근거하여 트럼프라고 대답하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챗GPT의 단점은 설교를 위한 활용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첫째, 오류가 들어올 가능성이 항상 도사리고 있습니다. GPT는 거짓말도 정말인 양 쉽게 내뱉기 때문입니다.

 

둘째, GPT는 설교자 개인의 깊은 묵상을 반영하지 못합니다. 아주 개괄적인 지식을 제공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셋째, 이 점은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GPT는 설교자의 삶이나 체험을 전혀 반영할 수 없습니다. 인공지능 서비스일 뿐 어떤 생명이나 의식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챗GPT만으로 설교를 작성하는 것은 한계가 뚜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설교자는 설교 작성에서 챗GPT의 도움을 전혀 받을 수 없을까요?

 

제 생각에는 챗GPT를 비롯한 대화형 인공지능은 갈수록 발전할 것이며 보편화되리라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앞으로는 누구나 다 사용하게 될 것 같습니다. 아마 조만간에 구글, , 네이버 등 모든 검색 엔진에 대화형 인공지능이 결합될 것입니다. 그렇기에 일상화는 시간문제입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어떻게 그 기술을 활용하는가의 문제입니다.

GPT 역시 인간이 작업한 것을 학습하여 내놓는 것입니다. 사실 챗GPT의 도움은 사람의 도움을 형식을 변경하여 제공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설교나 목회 구상을 위한 일종의 브레인 스토밍”(아이디어 모으기)의 단계에서는 대화형 인공지능으로부터 적절한 도움을 제공받을 수 있다고 봅니다.

가령, 환자를 심방할 때 적절한 구절들이 무엇인지 물어볼 수 있습니다.

특정 주제나 성경 구절에 대한 개괄적인 지식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참된 목회자라면 챗GPT가 제공하는 정도의 내용으로는 전혀 만족하지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기초적 아이디어를 얻는 수단으로는 사용할 수 있습니다.

만약 로고스(Logos) 성경 프로그램같은 것을 챗GPT와 같은 대화형 인공지능과 결합시켜 양질의 정보를 더 쉽게 요약하여 파악할 수 있다면 유익이 많을 것입니다. 출처를 분명히 알면서도 수많은 자료를 빠른 시간 내에 섭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 앞으로는 PDF나 한글 혹은 워드 문서 등에도 대화형 인공지능이 결합하여 글을 요약해 주거나 대신 써 주는 일이 일상화될 것입니다.

저의 경우 실제로 로고스 프로그램에서 영어로 된 책을 길게 복사하여 ChatGPT에게 보낸 후에, 몇 문장으로 요약하라는 식으로 해서 공부해 본 적이 있습니다. 많은 내용의 글을 몇 문장으로 아주 그럴듯하게 잘 요약해 주었습니다.

 

그렇다면, GPT와 같은 대화형 인공지능 시대에 설교와 목회는 어떠해야 할까요?

간단히 말하자면, 인공지능이 쉽게 제공하는 부분에서는 도움을 받고, 남는 시간으로 본질적인 부분에 더욱 힘쓰는 것입니다.

이것이 기술의 발달이 주는 유익을 누리면서도 인간성을 상실하지 않는 길입니다.

인공지능이 쉽게 제공하는 부분은 자료와 정보입니다. 이 부분의 도움을 받는 것은 여러모로 편리할 것입니다. 목회자가 ChatGPT가 만들어 주는 설교로 설교를 한다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될 일입니다. 하지만 ChatGPT가 제공하는 정보를 바탕으로 더 깊은 묵상과 통찰로 나아간다면 좋은 일입니다.

인공지능이 제공하지 못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말씀을 실제로 살아내는 삶입니다.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달해도 삶이 없기 때문에 감동을 줄 수 없습니다.

말씀대로 사는 사람만이 주님 말씀의 의미를 압니다(7:17).

그리스도와 연합한 사람은 그리스도 안에서 행하게 되어 있습니다(2:6).

교부들이 가르친 것처럼 살아낸 만큼 성경을 주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신앙과 경건입니다.

인공지능은 영혼이 없습니다. 하나님과 교제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인간은 영적 존재입니다.

그렇기에 앞으로 설교자와 사역자는 믿음의 분량을 더욱 키워야 합니다(12:6). 경건의 연습에 더욱 힘써야 합니다(딤전 4:7). 예수님을 더욱 깊이 묵상해야 합니다(3:1).

 

또한 중요한 것은 공감능력입니다.

기계가 주는 위로나 격려를 받고 만족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인공지능은 사람의 예민하고 모호한 감정을 다 파악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공감능력을 더욱 배양하는 것은 앞으로 갈수록 중요해질 것입니다.

사역자는 사랑의 마음, 부드러운 마음, 겸손한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벧전 3:8).

 

챗봇과 대화하는 시간보다 하나님과 대화하고, 성도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더욱 많이 가지는 것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공공신학적 측면에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대화형 인공지능의 잠재적 문제에 대한 법제화와 규제입니다.

앞으로 인공지능은 갈수록 정교해져서 거의 인간의 의식에 가까운 단계까지 올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될 경우 인간의 삶은 오히려 인공지능과 로봇에 의해 침해당하고 위협당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존엄성, 프라이버시 보호, 평등, 상호 존중, 지적 재산권, 약자에 대한 배려 등의 가치를 위협하지 않도록 늘 깨어서 주의해야 합니다.

그러지 않았다가는 인공지능을 이용한 보이스피싱, 혐오표현, 전쟁이나 무력적 공격, 스팸, 스토킹 등의 사례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교회를 이런 폐해를 막기 위한 법제화를 요구해야 합니다.

이 점 또한 설교자들과 사역자들이 인공지능 서비스를 사용할 때 기억해야 하는 요소입니다.

 

요약하면 이러합니다.

1) ChatGPT와 같은 인공지능 서비스를 목회와 설교의 보조 도구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2) 인공지능 시대에 목회자는 삶과 경건과 공감능력을 더욱 배양해야 합니다.

3) 인공지능이 인간성을 위협하지 않도록 교회는 주의하고 규제를 요구해야 합니다.

 

참고로, 이 글에 대한 ChatGPT의 요약은 이러합니다.

 

이 기사는 ChatGPT와 같은 대화형 인공지능 시대에 설교와 목회 활동의 역할에 대해 논의합니다.  

 

저자는 AI가 정보 및 데이터 제공과 같은 작업의 더 쉬운 부분을 도울 수 있지만 여전히 인간의 노력이 필요한 작업의 본질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자는 또한 AI가 삶과 사역의 가장 중요한 측면, 예를 들어 실제로 하나님의 말씀을 실천하고 영적 믿음과 경외심을 갖는 것과 같은 측면을 제공할 수 없 다고 지적합니다. 그러므로 저자는 설교자와 목회자들이 앞으로 신앙을 키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제안합니다.

이상하게도, 법제화와 규제에 대한 부분은 완전히 빼고 요약했네요.

ChatGPT가 싫어하는 내용이라서 그런 걸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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