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윤하 목사
사진@김윤하 목사

먹구름이 만든 인생그림 / 김윤하

 

제주 함덕 해수욕장 해변에 있는 카페에 앉아

옥색 바다와 회색빛 먹구름과 서우봉을 봅니다.

서우봉은 봄이 되면 다양한 꽃으로 뒤덮입니다.

지금은 겨울이라 죽은 색깔로 뒤엉켜 있어서

오르는 사람도 별로 보이지를 않았습니다.

그 산 너머로 먹구름이 빠르게 다가왔습니다.

조용하던 옥색의 바다가 출렁거리기 시작하더니

수채화가 깨어지면서 흰 파도선이 보였습니다.

그 순간 시선이 멈추어 찍은 한 폭의 사진입니다.

내 인생에도 겨울이 다가와 싸늘함이 머물 때

오히려 그 먹구름이 한 폭의 인생사를 그려내고

더없이 아름답고 소중한 자서전을 기록합니다.

어느 순간 나의 겨울이 서서히 지나가면서 봄이

저만치서 다가오고 휘몰아쳤던 폭풍우도 지나고

봄에서 뒤돌아보는 기억의 아픔들과 상처들이

또 하나의 인생의 그림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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