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희 / 행복한교회 담임목사, 총신대학교(B.A.)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M.div)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Th.D.)
최광희 / 행복한교회 담임목사, 총신대학교(B.A.)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M.div)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Th.D.)

요즘은 세상이 정말 빨리 변한다. 누구든 이런 빠른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면 혼자 뒤처진 사람이 된다. 정신없이 변화하는 세상에 최근 또 하나의 생소한 이름이 등장했는데 바로 ChatGPT라는 것이다. 이게 뭔지 모르면 홀로 골동품 취급당할까 싶어서 재빨리 챗지피티를 붙들고 사용해봤다. 그랬더니 컴퓨터 프로그램에 불과한 AI가 스스로 생각을 하고 묻는 말에 자기 생각으로 대답을 한다. 신기한 경험이다.

하지만 챗지피티가 우리에게 유용하게 사용되려면 아직 한참 멀었다는 것을 알았다. 챗지피티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모르면 정보가 없다고 하면 될 텐데 거짓말을 능청스럽게 잘한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에 있는 시리빅스비는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하고, 못하는 것은 자기 능력의 밖의 일이라 발뺌을 한다. 그러면서 분발하고 노력하겠다고 애교를 부린다. 그런데 이놈의 AI는 모르는 것을 왜 이리 아는 척한단 말인가?

처음에는 챗지피티에게 세상 돌아가는 문제에 관한 견해를 물어보았다. 제법 대답을 잘하는 것이 대학 1학년 수준은 된다 싶었다. 학점으로 말하면 C+ 정도는 줄 수 있겠다. 제법 괜찮은 수준이지만 어디 가져다 써먹을 만한 가치는 없는 정도였다. 그러니까 챗지피티는 세상에 모르는 것은 없지만 제대로 된 답은 안되는 수준이라고 평하고 싶다.

두 번째 물어본 것은 실생활에 관한 것이었다. 밀가루와 베이킹파우더를 사용해서 식빵 만드는 법을 알려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막힘없이 술술 레시피를 주었다. 재료의 종류와 양, 그리고 순서와 방법, 필요한 시간까지 알려 주었다. 인공지능이 주는 정보이니 얼마나 정확할까 싶어 철석같이 믿고 그대로 따라 해 보았다. 그런데 결과물은 완전 엉터리였다. 식빵은 아니고 쿠키 비슷한 것이 나왔는데 맛만 보고 모두 버렸다. 처음에는 내가 빵 만드는 경험이 부족해서 그러려니 생각했다. 그런데 세 번째 경험 후에야 AI가 무책임하게 제멋대로 대답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려 버렸다.

세 번째 물어본 것은 나에 관해서, 내가 졸업한 학교에 관해서였다. 내가 졸업한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에 관해 물었다. 몸이 없는 인공지능이라서 그런가, 합신을 제 마음으로 서울로 이사시켜버린다. 그뿐만이 아니다. 우리 학교 설립자와 설립 이념도 제 마음대로 만들어서 주절 주절 서술한다. 하도 그럴듯하게 말해서 우리 학교를 모르는 사람들이라면 영락없이 그대로 믿게 생겼다.

이어서 나에 관해 물어보았다. 행복한교회의 최광희목사에 관해서 물었더니 챗지피티는 또 가공의 인물을 만들어 낸다. 우리 교회 장소도 옮겨버리고 설립연도 조작해낸다. 나를 전혀 다른 사람으로 설명한다. 그래서 내가 AI에게 나에 관해 공부를 시켰다. 그랬더니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서 미안하다고 사과는 너무 잘한다. 그래서 내 학력, 내가 쓴 논문 제목 등을 다 설명한 후에 다시 물었다. 그런데 이 녀석이 말귀를 못 알아듣는 건지, 기억력이 나쁜 건지 또 엉터리 소리를 한다. 내가 잘못된 정보라고 했더니 오히려 확인이 필요하다고 우긴다. 내가 그 본인이라고 했더니 즉시 또 사과한다.

만일 인공지능 프로그램과 자율운전 자동차에게 나를 서해안으로 안내해 달라고 맡겼다가는 자칫하면 설악산으로 데려다줄지도 모르겠다. 겨우 이 정도 프로그램 하나 만들어 놓고 무슨 전지전능한 신이라도 등장한 것처럼 온 세상이 떠들고 난리인가? 갑자기 1995년도의 사건이 생각난다. 당시 윈도 95라는 유치한 시스템이 나왔을 때 9시 뉴스에서 대단한 일처럼 떠들었는데 이미 맥 OS를 사용하고 있던 나는 어이가 없어서 비웃었던 적이 있다.

챗지피티는 신기한 물건이지만 아직도 한참 멀었다. 인공 지능 컴퓨터에게 농락닥하지 않고 실생활에 유용한 상태가 되려면 아직 더 많이 수정하고 보완해야할 것 같다. 챗지피티를 만든 사람들이 워낙 거짓말에 능한 인간들이라서 그런가? 컴퓨터 프로그램 주제에 왜 이렇게 능청스럽게 거짓말을 잘하는가?

하여간 이 새롭고 신기한 물건(?)을 경험하며 두 가지 생각이 든다. 첫째, 종종 거짓말을 하는 나도 컴퓨터 프로그램이 거짓말하는 것에 짜증이 나는데 절대로 거짓말하지 않으시는 하나님께서 인간들이 거짓말하는 것을 보면 얼마나 화가 나실까 싶다. 둘째, 아직은 초보지만 인공지능은 급속히 발전할 것이고 언젠가는 꽤 똑똑한 인공지능이 나올 것이다. 그때는 인공지능보다 무지하고 열정조차 부족한 사람들은 설 곳이 없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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