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와께서는 모든 것을 선대하시며 그 지으신 모든 것에 긍휼을 베푸시는도다. 주께서 지으신 모든 것들이 주께 감사하며 주의 성도들이 주를 송축하리이다" (시편 145:9-10)

지난 428일 부산외국어대학 중·남미지역원(원장 임상래 교수)의 글로벌센터에서 2023년도 연례 학술대회가 열렸다. 주제는 <세계 패러다임 전환과 라틴아메리카의 불평등>이었다. 당일 11명의 학회 교수들이 4세션으로 나눠 진행된 패널토의에서 발표한 윤춘식 교수(아신대 선교학 은퇴)의 발제안을 2부로 나누어 일부 발췌 게재한다.

♣ 윤춘식 교수 (미 Fuller Theological Seminary D. Min. ACTS. 선교대학원 Ph. D.) 예장·고신총회파송: 중·남미 아르헨티나 & 파나마 28년 원주민사역. 2019. ACTS. 선교학 교수 정년은퇴. 현 GMTI 라틴선교교육원장.
♣ 윤춘식 교수 (미 Fuller Theological Seminary D. Min. ACTS. 선교대학원 Ph. D.) 예장·고신총회파송: 중·남미 아르헨티나 & 파나마 28년 원주민사역. 2019. ACTS. 선교학 교수 정년은퇴. 현 GMTI 라틴선교교육원장.

창조세계가 관건이다. 환경을 돌보며 생태계에 대한 책임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그리스도인들은 대단히 많다. 하지만 창조세계 돌보기를 성경적 신앙의 개념에 포함시키는 사람들의 숫자는 너무나 적다. 창조의 세계를 적극적으로 돌보는 특정한 선교적 소명으로써 임하는 크리스천은 더더욱 적다. 다행히도 최근 들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할 때면 큰 기쁨이 된다. 기독교 환경보호 기관이 국제적으로 전혀 설립되어 있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기독교 선교의 합법적이고도 필수적인 차원임을 보수신학의 입장에서 간과해서는 아니 될 영역이다. 대략 30여 년 전, 필자가 남미로 파송되기 전 아니 그보다 훨씬 이전에, 1983년 필자가 목사고시를 치를 때 노회로부터 주어진 소논문 제목이 <개혁주의 입장에서 본 해방신학의 방법론 비판>이었다. 1년 걸려 연구 제출했던 논문이 지금도 인터넷에 소개되고 있으니 탐구심의 미련이나마 남아있다(고신대학신학보10개혁주의학술원 1985 참고).

이것을 지면에 굳이 밝히는 까닭은 해방신학자들의 담론이 진일보됨에 따라 과거의 해방신학이 그 주제의 전환점을 기후 환경론과 생태사상으로 연결연계하고 있기에, 얼핏 기후 위협의 문제나 생태계를 신학적으로 언급하는 장에서는 이 부분이 그들의 전유물인 양 취급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바티칸을 비롯한 프란시스코 교황이나 브라질의 보프 신부(사제직 사임), 아르헨티나의 고/미구에스 보니노 그리고 일찍이 생태계를 신학에 도입했던 고/토마스 베리 신부 등 환경신학으로 치닫는 경우가 허다하다. 정작 해방신학의 아버지라고 일컬어지는 구스타보 구티에레스는 반성의 신학을 강조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해방신학의 연계학문이나 W.C.C(세계교회협의회)에서는 기후 분야를 활발하게 다루고 있으니 그쪽으로 편향된 의식을 가질 수 있음에 누구도 아니다 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환경신학이나 생태사상의 신학이 강조하는 것만큼 콘텍스트에서보다 성경적 텍스트를 내세우는 일에는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다. 기독교 조직신학에서 강조하는 종말사상에는 오늘의 생태붕괴와 최악의 죄악상이 나타나고 있기에 정통신학이 종말론적인 해답으로 곧바로 해답을 제시하며, 동시에 선진국의 인간적인 자본주의에 대한 욕망과 죄의 문제로 부각시킨다면 누군들 동의하지 않겠는가?

2015년 체결된 '파리협정'((Paris Agreement)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협약되었다. 산업화 이전의 수준 대비와 지구 평균기온의 상승을 2°C보다 현저히 낮게 유지하며 1.5°C로 제한하기 위해 장기목표를 두고 책정하는 것을 골자로 삼았다. 기후 회복력과 적응력 배양과 온실가스 저배출 발전이다. 지금까지 온실가스를 오랫동안 배출해 온 선진국이 한층 많은 책임을 지고 개도국의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곳에 배상 내지 지원해야 한다. 자연 빙하의 상실, 기후변화와 붕괴로 인한 홍수와 가뭄, 대기 가스와 온실화 현상은 '마크 라이너스'를 빌려오지 않더라도 그의 저서 최종 경고: 섭씨 6도의 멸종에서 강조한 대로 기온 1도씩 오를 때의 인류 빙산과 섭취할 식량이 사라지는 재앙에 자극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기후 변화로 말미암아 장래 기후붕괴로 치닫기 전, 기후위기를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의지가 집결되고 명문화된 실천 강령의 중요성이 시대적 요청이라 사료된다. 2020년부터 선진국은 개도국 기후변화 대처사업에 매년 최소 10억 달러(118조 원)를 지원할 것. 그리고 2023년부터는 5년마다 해당되는 국가가 감축 약속을 지키는지 검토할 것이라는 명문협약을 말한다. 나아가 불공평으로 인해 주변의 자원을 상실해가는 원주민들에게도 코스모공동체의 도의적 책임을 그들 자신에게도 물어야 할 것이다. "기껏해야 환경교육이냐?"라는 저항은 서로에게 유익하지 못하다.

윤춘식 교수 연례 학술대회 발제 세션
윤춘식 교수 연례 학술대회 발제 세션

그리스도인 자신이 땅을 지키며 양질로 보존해야 하는 과업이야말로 그리스도인이 땅을 정복해야 할 제사장적인 사명에서 볼 때, 문화적인 사명을 넘어 하나님의 가장 원초적인 명령이었던 것이다. 피조 세계를 다스리며 땅을 경작하며 지키는 일 또한 최초의 인간을 에덴동산에 배치하셨던 하나님의 구원 계획이었다.

본론에 들어가자. 현재 알프스산맥과 안데스의 빙하가 용해되어 녹아내리며 매일 폭포를 이루는 것이 사실이다. 한편 지구에서 가장 높은 곳의 호수(담수)인 티티카카 호수(남미 페루와 볼리비아의 국경선이 지나는데, 우리에게 익숙한 갈릴리호수 면적의 약 50배 큼)가 광산·채굴업체들의 독성 폐수와 13개 강 유역으로 유입되는 각종 쓰레기들로 인해 심각하게 오염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결국엔 기온상승이 빙하의 눈물로 이어지며 겨울 오아시스의 상실을 부추긴다.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있을 것이며, 장차 폭염난민이 생겨날 것을 우려하는 과제에는 아무도 피해 갈 수 없다. 페루인들이 안데스 중부권 블랑카산맥의 얼음이 녹는 것을 늦추기 위해 톱밥으로 얼음을 단열하려고 노력하며, 햇빛을 흡수하지 않고 반사시키기 위해 이미 노출된 바위를 흰색으로 칠했다. 스위스의 푸르카패스 인근 글레처에 있는 몽블랑에는, 가장 오래된 빙하 일부가 녹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특수 흰색 천을 덮었다고 전한다. 겨울의 오아시스를 지키려는 눈물겨운 수고들이다.

 

빙하가 여기 있었다?

"파스토루리(pastoruri) 빙하가 여기 있었다." (2015년 표지판) 주위에는 바위뿐 멀어져가는 얼음 덩어리의 맨 앞부분은 수 백 미터 떨어져 있다. 페루의 우아스카란(Huascarán) 국립공원 코르디예라 블랑카에 위치한 눈이 빠르게 녹아드는 기후 변화의 현장, 여기에 온 것을 환영한다. 한때 얼음 동굴로 유명했던 곳이 둘로 갈라져 대부분 호수로 변했다. 현재는 얼음 조각을 떼어내지 말라고 요청받는다. 지금은 더 큰 손상을 막기 위해 빙하의 몇 부분을 밧줄로 묶어놓았다. 마크 라이너(Mark Lynas)가 책을 쓴 그의 부친 시대인 1980년대 지질 탐사대의 발자취를 살펴보면서, 우아리(Huari) 라는 작은 도시 위쪽 동부의 외딴 빙하로 가는 여정에 2002년 그 빙하는 사라지고 없었다.

페루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가 솟아있는 주요 도시인 와라스(Huaraz) 주민들은 가뭄을 맞게 된다. 물의 90%를 빙하속의 물(담수)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담수가 없다면 농지에 공급할 관개 시설도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 수도 '라파스' 주변의 생활은 산악 빙하로부터 흘러오는 물 공급량에 있어 연간 평균 15퍼센트를 얻는다. 건조한 시기에는 의존량이 많아져 무려 공급의 85%까지 증가한다. 최근 블랑카 산맥에서 빙하 1/3을 잃었다.

케추아어와 아이마라어 분포지역 남미의 미션 창/출처: el Tiempo Latino de Argentina. año 1.No4.2002
케추아어와 아이마라어 분포지역 남미의 미션 창/출처: el Tiempo Latino de Argentina. año 1.No4.2002

폭염 난민의 우려와 온실가스와 세계 기후 상승

2000년대 초반 극도로 더웠던 여름은 1세기에 두 번 정도 찾아올 예상이었던 것이 이제는 10년에 두 번 꼴로 닥치게 된다. 예를 들어 지상 온도 3상승하면 페루의 우아스카란 국립공원의 경우 빙하 82%를 잃게 될 것 이라는 연구보고가 그것이다. 즉 대규모의 빙하가 용해되어 안데스 산맥 빙하의 92%가 상실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따라서 페루의 우아스카란 국립공원의 빙하 82%가 상실될 전망이다. 결과는 바위산 돌덩어리만 남아 벌거숭이 더위 산맥이 형성되며 검은 바위로 덮인 사막 산맥이 펼쳐진다. 담수의 공급, 수력자원, 생수의 기갈, 관개시설, 농경지 상실과 생명의 고갈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폭염으로 인한 기후 난민과 야생동물의 난파극, 기후 부채꼴 형성이 우려된다(아마존의 파괴 역시 건기가 길어지고 비가 줄어들 것이다. 벌채와 화전, 벌목꾼, 목장주, 금광업자들의 음모론 대두, 점점 아마존 밀림의 중심부로 찾아들고 있다). 우주에서 보는 지구는 빛의 개성을 잃고서 얼음 덮개를 가졌을 때보다 조금 덜 밝게 비치게 된다(얼음은 단지 물을 얼린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얼음은 지구 전체의 온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기에 얼음이 사라지면 우리 행성을 시원하게 유지할 수 있는 장치는 아무 것도 없다. 엘니뇨 현상도 큰 몫을 가한다. 태평양 동부 열대 지역이 한랭기로 전환될 때 발생하는 엘니뇨의 반대 현상인 라니냐 역시 발생 빈도가 75%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극단적인 라니냐는 극단적인 엘니뇨 뒤에 따라오는 경우, 그에 따라 안정적인 기후 조건은 줄어든다. (1988~99년 사이 미국 최악의 가뭄 사태, 베네수엘라의 홍수와 산사태로 약 5만 명이 사망했던 예 등) 얼음이 없는 남극을 상상할 수 없다. 남극에 아포칼립스가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2001년 이후 해마다 그가 직접 관찰 촬영한 페루의 파스토루리 지역의 빙하 사진은 빙하가 얼마나 빠르게 녹고 있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안데스산맥에서 가장 높은 곳인 해발 6,768m의 우아스카란 빙하가 녹고 있는 모습을 본다.

(다음 기후변화와 생태학 2부에는 안데스 중부권 티티카카 호수의 오염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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