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에 대한 긍정생각, 10년 전보다 20% 감소!

결혼하지 않는 이유, 자금 부족 남성 40% 응답

동거 가능하다 응답 80.9%

결혼 후에도 자녀 가질 필요없어 53.5%

현재 대한민국은 미래 국가 존립 위기 상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 유례가 없는 저출산율을 보이고 있으며, 작년 출산율 0.78명에 이어 2023년 출산율추세를 종합해 보면 0.73명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견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상황에서 이 사회가 주목하는 세대는 출산 가능한 세대인 MZ세대들이다. 저출산 문제로 한국사회가 이들에게 주목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먼저 MZ세대는 현재 대한민국의 인구 구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세대다.

[그래픽] 결혼 긍정 반응 청년 비중/ 코닷-연합 제휴 재사용 금지
[그래픽] 결혼 긍정 반응 청년 비중/ 코닷-연합 제휴 재사용 금지

그러나 이들은 이전 세대와는 달리 결혼과 출산에 대한 가치관이 변화하고 있어, 저출산 문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통계를 살펴볼 때 어떻게 보면 이 사회가 이들의 가치관 변화에 큰 영향을 준 것이 아닌가 한다. MZ세대는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에서 살아가고 있어,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러한 양상은 과거에도 있었다고 하나 달라진 시대에 따라 그 결과 확실히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은 이번 사회조사를 통해 저출산 개선 정책대상인 청년층의 결혼, 출산, 노동 등에 대한 가치관 변화를 분석하였다.

 

먼저 결혼에 대한 사회조사 결과이다. 결혼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청년의 비중은 10년 전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2년 결혼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청년의 비중은 10년 전(56.5%)보다 20.1%p 감소한 36.4%이며, 전체 인구(50.0%)보다는 13.6%p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결혼을 '긍정'하는 전체 인구와 청년인구 비교 그래프. (출처=통계청)
결혼을 '긍정'하는 전체 인구와 청년인구 비교 그래프. (출처=통계청)

 

대체적으로 3명 중 1명만 긍정하는 것으로 결혼에 대한 적신호이다. 그렇다면 청년들이 결혼에 대해 긍정하는 비율이 왜 이렇게 낮아진 것일까? ○ ’22년 청년들이 생각하는 ‘결혼하지 않는 사람들이 결혼을 하지 않는 주된 이유’는 결혼자금 부족(33.7%), 결혼의 필요성을 못 느낌(17.3%)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나 전통적으로 신혼 집 마련에 대한 부담을 안고 있는 편은 남성들이다. 시대가 바뀌었다고 하나, 남성이 신혼 집을 마련 부담이 여전히 큰 것으로 보인다. 30-40년 전에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곧바로 취업 전선에 뛰어들어 돈을 벌기 시작한 것에 반해, 오늘날에는 경제적 독립을 위한 출발도 매우 늦어진 상황이다. 남성의 경우 대학 졸업과 군대를 다녀오는 시간을 놓고 보았을 때, 빠르면 27살부터 구직을 시작하게 된다. 그에 더해 현재 일자리를 구하는데 상당 기간 시간을 필요로 한다.

 

한국고용정보원의 2021년 자료에 따르면, 남성 청년이 취업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21개월로 조사되었다. 대학교를 졸업할 때를 27살로 가정했을 때, 21개월을 더하게 되면 29살부터 결혼을 위한 재정 마련을 할 수 있다. 그것도 결혼자금을 모으는데 모두 사용되는 것이 아니다.  29살이 되기 전까지 학자금대출을 비롯한 학업과 생활비용 관련 대출 서비스를 이용하였다면, 결혼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시간을 더욱 뒤로 밀려나게 된다.

 

다음은 동거와 결혼생활 관련된 조사 결과이다. ○결혼을 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청년의 비중은 꾸준히 증가하여 ’22년에는 80.9%의 청년이 비혼 동거에 동의하였다. 전체 인구의 65.2%가 비혼 동거에 동의하였고, 성별로 보면 남자가, 연령계층별로 보면 19~24세가 동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으로 인한 많은 준비와 실제적 책임에 대한 부담이 비교적 적다는 인식이다.
결혼으로 인한 많은 준비와 실제적 책임에 대한 부담이 비교적 적다는 인식이다.

한편으로 아이러니하다고 생각되는 지점은 동거하기 위해서도 주거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처음에 살펴보았던 결혼이 늦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가 첫 사회진출 나이가 많이 늦어졌다는 것이고, 그에 따라 경제적인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동거는 80%가 가능하나 결혼은 못하겠다는 것은 또 다른 내적 갈등이 있음도 고려해 볼 수 있다. 가령 일본에서 저출산 문제 원인 중 주요 원인으로 MZ세대의 '리스크 회피 성향'이 지목된 것처럼, 결혼을 하나의 큰 리스크로 생각하는 경향도 없지 않아 본다. 결혼하기 위해서, 결혼을 하면 삶에 다가오는 많은 일들이 리스크으로 인식하는 듯하다.

 

’22년 결혼생활에서 가족 간의 관계보다 부부가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청년의 비중은 60.7%로, 10년 전(54.7%)보다 6.0%p 증가하였다. 성별로 보면 가족 간의 관계보다 부부가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중은 여자(65.8%)가 남자(56.1%)보다 9.7%p 높게 나왔다. 연령계층별로 보면 19~24세 55.2%, 25~29세 61.9%, 30~34세 65.6%로 연령계층이 높을수록 부부가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중이 높았다.

 

다음으로는 자녀계획에 대한 청년들의 인식조사 결과이다. ’22년 결혼을 하더라도 자녀를 가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청년 비중은 53.5%이며 ’18년 이후부터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다. 전체 인구 중 34.7%가 결혼을 하더라도 자녀를 가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며, 이는 ’18년(30.5%)보다 4.2%p 증가한 것이다. 여자(65.0%)가 남자(43.3%)보다 결혼을 하더라도 자녀를 가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비중이 높았고, 연령계층이 낮을수록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결혼을 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청년의 비중은 10년 동안 꾸준히 증가하여 ’22년에는 39.6%의 청년이 비혼 출산에 동의했다. 전체 인구 중에서는 34.7%가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였고, 전체 인구의 비혼 출산 동의 비중은 꾸준히 증가하였다. 남자(40.2%)가 여자(38.8%)보다 비혼 출산에 대한 동의 비중이 높았고, 19~24세(38.8%)의 동의 비중은 10년 전(26.9%)보다 11.9%p 증가했다. 

 

다음으로는 청년들의 가족관계 만족도 조사 결과이다. ’22년 전반적인 가족관계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비중은 73.5%로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연령계층에서 ’22년 전반적인 가족관계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비중은 10년 전보다 증가하였다. 

’22년 가족관계에 만족한다고 답한 청년 중 ‘결혼 후 자녀를 가져야 한다’고 응답한 비중은 ‘자녀를 가질 필요가 없다’는 비중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부모와의 관계에 만족한다고 답한 청년 중 ‘결혼 후 자녀를 가져야 한다’고 응답한 비중(57.6%)은 필요 없다고 응답한 비중(42.4%)보다 높았다. 가족관계 만족이 향후 자녀의 출산의지와의 관계에 있어서 크게 유의미하다고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 안에는 여러 변수들 특히 부모의 의향과 자녀의 가치관 등 여러 변수들이 개입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22년 전반적인 가족관계에 만족한다고 답한 청년 중 ‘자녀를 가질 필요가 없다’고 응답한 비중은 42.9%로 4년 전(35.4%)보다 7.5%p 증가했다. 이러한 추세가 앞으로도 계속될지, 그리고 이것을 '자녀를 가질 필요가 없다'는 응답을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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