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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근
사순절에 새긴 心碑/ 바나바 김경근
창문너머 시 관사 정원에 목련 부부가 마주 웃고 철 덜든 벚꽃이 벗하자고 윙크하는데 무슨 연유로 하늘은 찌푸리고 울고 섰는지
전처럼 머리가 팽팽 돌지 않으니 무지한 가슴이 소리친다 온 인류의 죄악을 건지시려 오신 손님을 사악한 무리들이 무죄한 올가미 둘러씌워 십자가 못 박았다네
갈보리 그 산이 증인되어 수시로 울어 울어 지금 제자 된 우리도 울고 있는 게 아닌가 그 십자가 나도 지고 이 생명 다하도록 주님을 따르리라 호언장담 하면서도..
얼마나 산이 앉을 듯한 고통이 컸으면 얼마나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이었으면 그 목마름 덜어줄 깨진 쪽배기도 없었던가 좋을 땐 간이라도 빼어줄 듯 설치다가 골고다 길엔 벗은 몸으로 도망을 했네
아버지여~ 찾으실 때 난 그때에 어딜 숨어 무얼 했던가 날 위해 오셨는데도 숨통 막힌 간신배 무리들 중에 한 사람이라
마음은 원이로되 육신이 약하도다 늘 핑계 삼는 부끄러운 내 모습이 지금도 한이 맺혀 이 새벽에도 말없는 눈물만 떨구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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