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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의 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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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홍종
등록일
2011-09-23 07:58:12
조회수
6205
목사님의 반말

20대에 처음 교직에 발을 들였을 1970년대의 일이다.
고향의 사립고등학교에서 처음 교직을 시작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하는 처음으로 숙직당번이 되었다. 저녁 8시쯤에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를 받자마자 대뜸
“ 누고? 학교 별 일 없지 ? ” 한다.
나는 누군지 도저히 감(感)이 잡히지 않아 초년병이 겁도 없이 따져 본다. 누구신데 대뜸 반말을 하세요? 그 때에야 학교장이라고 말씀하신다.
이 얘길 다음날 다른 동료교사들에게 하였더니 , 처음이라서 잘 몰라서 그랬구먼, 하고 모두들 한바탕 웃었다. 그런데 그 때 어느 선배 선생님이 교장의 말버릇을 자기가 한번 고쳐 주어야 하겠다고 벼른다.
그런데 이 일이 사실로 되고야 말았다. 이 선생님의 숙직근무를 하던 날에 그는 딱 벼르고 있었다. 전화가 걸려왔다. 역시 항상 그대로 “ 누고, 별 일 없나? ” 한다.
그런데 이 선생님은 진즉 교장선생님이라는 걸 알면서 이렇게 대꾸를 한다.
“ 언놈이 학교에 전화를 걸어 장난을 쳐, 누군데 반말로 함부로 하고 있어!. ”
“ 아니, 정00선생인가 본데 나 학교장이야 이러신다. 그때에야 이 선생님이 하는 말 좀 보소,
“아이구! 교장선생님 이셨네요, 참 죄송합니다. 몰라 뵈어서 정말 죄송합니다.”
그런 일이 있은 이후에야 그 교장선생님의 어투가 많이 바뀌었다는 후문이다.

요즘 조금 유명하시다는 목사님들 말씀을 들어보면 곧잘 반말을 사용한다.
시종일관은 아니고 반말로 설교 말씀을 끌고 나가다, 나중에 끝에 가서야 겨우 말을 살짝 올려하신다. 그렇게 많은 성도들에게 말을 반말로 해야 더욱 권위적인지는 모르겠지만,
물론 목사님이야 우리들의 영적 아버지시니 우리성도들에게 무슨 반말 정도를 한다고 해서 그것이 무슨 큰 흠이 되겠느냐 마는,, 그러나 그 정도가 심하고 항상 꾸짖고 훈계조의 어투는 조금 거북하다. 하나님의 말씀인 설교라기보다는 무슨 의도가 내재(內在)되어 있는 마치 요즘
속되게 사회에서 회자(膾炙)하는 말로 “ 짜고 치는 고스톱” 같은 ..
그것도 설교 말씀 중에 우리들 성도들에게 좋은 교훈을 주기 위함으로 ,그리고 조금 권위적으로 하시려는 의도로 호통도 치고 반말도 하시는 것으로 이해하기는 합니다만 , 사석에서도 자기보다 나이가 적든지 비슷하거나 조금 어중간한 성도에게는 곧잘 반말로 하신다. 그리고 담임 목사님이 부목사님들에게 아주 군대식으로 명령하고 하대(下待)를 하는 것을 보면 옆에서 송구스럽다. 물로 성도들이 보지 않는 사석에서 이런 어투는 용납이 될지 모르지만 말이다.
이건 더 거북하다. 그리고 이런 목사님들을 가만히 보면 목사님 부부간에도 반말이다. 성도가 보기에 전혀 덕스럽지 못하다.

일전에 국정 감사에서 정00의원이 장관에게 처음부터 반말을 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한 적이 있다. 나중에 후문으로는 장관이 학교 후배여서 그랬다는 둥 , 아니면 요즘 조금 의식적으로 매스콤의 중심에 한번 서 보려는 의도였다는 둥,,
유명 탈랜트였던 최 00의원은, 가수협회장을 대신해 국감에 배석한 가수 유열씨에게 "지금 누가 박수 쳤어? 박수 친 사람 누구야?" 손가락질하며 호통쳤다. "
아마도 이 분이 유열씨의 입장이 되었다면, 만일 최 의원이 전직인 연극배우였을 때 국회의원에게 이런 꼴을 당했다면, 험한 말 분야에서는 결코 초선(初選)답지 않은 그가 유씨처럼 "죄송하다. 처음이라 그랬다" 했을 것 같지는 않다. "의원이 그렇게 잘났냐, 딴따라라고 이런 대접해도 되나, 예술인의 이름으로 용서하지 않겠다" 정도는 나오지 않았을까.

교직에 오래 있으면 제자와 함께 교편생활을 하게 되는 경우를 여러 번 겪는다.제자교사라도 학생들 보는 앞에선 반말을 하지 않는다.
자식 놈이 이제 모든 과정을 다 마치고 목사가 되었다. 목사가 된 후부터 나나 집사람이나 말을 옛날 보다 엄청 조심하고 사용하는 단어도 유의하여 구사하려고 노력한다.
작성일:2011-09-23 07:58:12 116.93.238.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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