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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3/4(사분의 삼) 미국사람"이라서?

닉네임
황 창 기
등록일
2012-08-27 02:22:50
조회수
7600
“3/4 미국사람”이라서?

한 대학원생이 내 강의를 듣는 중 불쑥 한 말이다. 교수님은 “3/4[사분의 삼] 미국사람이라서, 그렇게 하지요!” 내가 많이 미국 화되어 원칙을 지키는데 무리가 없지만 한국에서는 곤란하다는 말이었다. 정말 그럴까? 미국에서 겪은 이야기로 그 일면이라도 보여드리고자 한다.

미국적인 삶, 한국적인 삶, 천국적인 삶

이 번 여름에도 아들이 비행기 표를 마련해 주어 미시간 주 그랜드 래피츠[Grand Rapids]에 와 있다. 칼빈대학 구내 길[Knollcrest circle]을 운동 삼아 가끔 돈다. 50여분 걸리니 태종대 한 바퀴 도는 시간과 비슷하다. 방학이라 조용한 캠퍼스는 석양빛에 더 아름답다.

나는 한 작은 집을 가지고 있다. 랜치 하우스 [Ranch house]라고 하던데, 지붕이 가파르지 않은 단층집을 말한단다. 이층 구조 주택보다는 규모가 뚜렷이 작다. 또 근처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집이다. 목장 한쪽에 있는 ‘목장지기 집’처럼 작은데서 나온 이름인듯하다.

여기는 한국과 달리, 많은 돈이 없어도 집을 살 수 있다. 아파트 월세 정도로 달마다 조금씩 집값을 오래 갚아 나갈 수 있는 제도 때문이다. 집이 있어도 사실은 빚쟁이란 말이 맞다. 이 빚도 자녀들의 도움으로 거의 십년 동안 갚아왔지만 20년은 더 갚아야 하니까....

말할 수 없는 하나님의 큰 은혜로 살아왔다. 쌍둥이 막내딸도 6년간, 그리고 3 째 아들이 나간 다음에는, 4째 아들 가족이 이 집에서 5년이나 살면서, 칼빈대 신학대학원을 마치고 이제 박사학위 공부하러 떠났다. 이 학교 연구교수[2번] 기회로 이지역과 이집에 친숙하게 된 셈!

그만큼 이 집으로 생활비가 많이 절약된 셈이다. 가족들이 침대 및 가재도구를 새로 장만할 필요가 없었으니까..... 자식이 6남매나 된다고 주께서 주신 돌보심이라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 * * * *
이제 이 집을 팔던지 세를 주든지 정리하여야 한다. 따라서 아들들이 협조하여 이 집을 손질하였다. 이 번 여름 2 달은 정말 바쁘게 지나며 많은 것을 배웠다.

집 안을 페인트칠하고, 블라인드를 갈아 끼우고 부엌 캐비넷 문을 떼어 새로 도색하여 달고, 여러 닳아진 곳을 손질하였다. 어느 한 가지라도 예사 일이 아니었다.

여기는 모든 것이 규격화 되어 있어 편리하다. 문고리 하나도 고유번호를 찾아가면 구입할 수 있다. 잔디 깎는 기계를 손질하는 등 웬만한 일은 공구[工具]로 해결해 왔다. 지하실 비상 탈출 창문[egress window] 기초공사도 해보았다.

당면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기 일쑤다. 물가와 인건비가 비싸기 때문이리라. 손재주가 없어도 지침[指針]대로 따라하면 된다. 그래서 그 묘미[妙味]도 맛볼 수 있다. 지침서를 이해하는 영어가 되어야 한다.

이 사회는 대부분 생활인[生活人]이 될 수밖에 없다. 주말마다 집집마다 고치고, 청소한다고 부지런히 사는 미국사람들이 많다. 반면에 한국은 밥도 지을 수 없는 신부(新婦)가 있을 정도로 모든 것을 돈으로 해결하고 전문인에게 맡기는 사회라고나 할까?

입시 공부 위주의 교육, 그리고 대부분 아파트 생활로 집을 손질하고 정원을 가꾸는 기회가 부족한 사회 여건이 아쉽다. 생활인이 못되고, 돈의 가치에 어두우니까 사치와 허영심에 들뜨지 않을까?

* * * * *
성도는 이 세상에서 주님의 뜻을 이룰 사명자이다.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기를[마6:10] 힘써야 한다. 이를 위하여 일차적으로 성령님께 이끌려야 한다.

이 원리가 금년 여름 집을 손질하는 일에도 잘 드러났다. 자녀들이 그 비용을 감당하고, 일은 넷째 아들의 노력 봉사로 거의 진행되었다. 우리 부부는 옆에서 일을 거들 뿐이었다.

각 자 가정 형편을 따라 일을 진행하였다. 셋째 아들네가 북쪽 휴양지로 우리를 초청하여 여행 갔다 왔고, 또 둘째가 자기 집에 함께 지내자고 8시간이나 달려왔기에 한 주간 방문도 하였다. 효도한다고 열심을 내기에 거절할 수도 없었다.

특정한 날을 중심으로 각 자 직장 휴가를 얻는 불가피한 사정이었지만, 나로서는 숨이 가팠다. 미리 세밀한 계획을 짰더라면... 하고 아쉬워하였다. 바쁜 작중에도 4째 아들네는 선약[先約]이 있다고 하루 종일 출타하는 날도 있었다.

그렇다고 호통을 치고 꾸중을 못한다. 그래봐야 서로 마음만 상할 뿐이다. 자식도 결혼하여 애들을 키우니, 내 권위 아래 있지 않다[엡 5:31]. 자식들의 삶을 존중해 줄 수밖에 없지 않은가!

무엇보다도 화목한 성령님의 가정이 되게 조심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부모자식관계가 이럴진대 어떻게 형제자매 가정의 일에 얽매일 수 있겠는가? 이것이 재래식 관습이나 전통에 얽매일 수 없는 이유이다.

미국 교포 사회는 교회나 가정이 세대 차이, 문화 차이에서 오는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다. 이민[移民] 1 세대는 유교적 권위주의로 젊은 사람을 무시하고, 1.5 세대, 2세들은 권위를 부정한다. 소통[疏通]이 잘 안 되어 함께 하기가 어렵다.

교회도 한국어 사역[KM]과 영어 사역[EM]사이에 이런 문제로 위기를 맞고 있다. 이 경우에 당회장 목사라고 한국식 권위주의를 휘두르면 교회가 나누어지는 수도 있다. 속이 상해도 젊은 사람들을 용납[容納]하고 지원하는 수밖에 없다. 화목의 길이 성령님께 순종하는 첫 단추일 것이다.

인간의 삶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구별이 없다. 성령님 인도로 각 성도는 왕으로서 가장노릇[headship]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성도의 표준은 하나님 나라 가치이다. 권위는 있어야 하지만 권위주의는 안 된다는 말이다. 하나님의 지혜요 하나님 나라 삶이다. 이 땅에서부터!

내가 3/4 미국사람으로 변했기에? 아니다! 하나님 나라 백성이기에! 화목한 가정이 무엇보다 귀중하기에!


한국동남성경연구원[www.kosebi.org]장

010-7588-1397
작성일:2012-08-27 02:22:50 58.231.13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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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tpanta 2012-09-12 19:28:44
첨부파일을 없애고, 그 내용을 여기 그대로 올렷습니다.[9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