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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의 정통, 생활의 순결, 그러면서 설교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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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하늘
등록일
2014-01-25 02:28:02
조회수
8063
논문이든, 글이든 무엇이든지 요즘 윤리학의 화두는 표절입니다. 저도 대학교수로 재직 중이라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항상 조심하며 잘못하지 않으려고 부단이 노력을 합니다.

그런데 저는 교회에서 최근 이것과 관련해 엄청난 충격을 받았습니다. 설교표절입니다. 조금 참조하는 정도가 아닌, 거의 대부분(굳이 %로 치자면 심한 경우 약 90% 이상) 표절입니다. 말씀하고자 하는 요지를 위해 할 수 없이 인용하는 것은-물론 출처를 밝혀야 겠지만-당연히 통용되는 거라는 것을 압니다. 지금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그게 아닙니다. 저는 특히 고신측 교회에서 신앙생활하는 것을 그 누구보다도 자긍심을 가지고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고신측 교회목사님이 이렇게 표절한다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가 없는 일이지 않겠습니까! 한 두 사람의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신사참배 반대로 순교 당했던 믿음의 대선배를 자랑으로 여겼던 고신마저 이렇게 무너지는 건가요? 비난이 아니라, 너무 가슴이 아파 그런 겁니다.

성도를 향해 어떤 말씀을 전할꼬 하면서, 가슴을 치며 통곡을 하며 하나님께 여쭙고 그렇게 해서 주신 말씀을 토대로 성도들과 함께 나누는 게 그리 어려운 것인가요? 말씀을 사모하고 하나님의 사랑을 맛보아 알 길 원하는 우리 성도들을 그렇게 외면해도 되는 것인가요!!! 정녕 이러한 예배를 향해 주님이 뭐라고 하실지.. "우리를 반대하지 않는 자는 우리를 위하는 자니라"라고 그냥 두어야 하는 건가요. 성도들은 영적으로 죽어가는 데...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웹사이트를 만들어 설교를 모아서 나누는 분도 있다는 것입니다. 일주일 동안 주님 앞에 무릎 꿇고 맡은 교회를 향한 주님의 음성(레마)을 듣기 위해 묵상하고 기도하는 데 전념하기 보다는 이곳 저곳 인터넷 뒤지며 다른 목사님 설교만 찾아다니니 어찌 성령께서 감동을 주는 설교를 할 수가 있겠습니까?

너무 답답해 고려신학대학원 게시판에 글을 올린 적이 있는데, 저의 글을 읽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이메일로 회신한 신대원 학생의 얘기로는 교수님들이 표절하지 말라고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강조를 한다고 들었습니다. 심한 정도에 따라 퇴학조치를 한다는 것도.. 그렇다면 이미 졸업하고 목회를 시작한 동문이 표절한다면, 그것도 수년씩 표절한다면.. 그건 졸업했으니 나몰라라 할 건가요????

이전에 자주 불렀던 죽으면 죽으리라 안이숙 사모님의 내일 일은 난 몰라요. 하루하루 살아요 란 곡을 잘 아실겁니다. 지난 날 선한 목회자들은 이런 자세로 신앙생활할 것을 가르쳤고, 저 역시 그렇게 배웠습니다. 그 말씀이 나 자신을 치는 말씀이던, 축복의 말씀이던 오직 한분 그리스도에 관해 더 알아가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었습니다. 저는 매번의 예배가 내 생애 마지막 예배일 수 있다는 자세와 각오로 드려야 한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저는 이렇게 묻고 싶습니다. 목회자라면 내 생애 마지막 설교를 표절설교로 장식하고 싶은지? 성도라면 내 생애 마지막 예배에 표절설교를 듣고 싶은 건지?

바로 이 때문에 단 한번의 설교표절도 용납되지 않으며 용납되어서도 안됩니다. 두 가지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1) 목회자 입장: 최근에 해외봉사 때 방문한 미얀마 밍글라돈지역 현지인 교회인 샬롬교회 목회자(미얀마인)는 혼자서 수, 금요기도회. 주일예배. 1년 365일 새벽기도회를 인도합니다. 컴퓨터도 없는 듯 이메일주소도 없이 말입니다. 대화를 나누는 가운데, 사모님과 3명의 자녀들, 이분들은 물질은 없는 지 모르나, 그리스도로 충만해 보였습니다. 그런데 우린 설교에 대한 부담감으로 할수 없이 베끼게 되었고, 주변에 많은 목사가 그런다고 하니. 참으로 통탄할 일이며, 심히 부끄럽습니다. 특히 고신은 신앙의 대선배들이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날 위해 목숨 버리신 그 주님을 배반할 수 없어, 제1, 제2십계명을 지키고자 신사참배 거부를 목숨 걸고 사수하였으나, 오늘날 일부 후손들은 제8십계명에 해당하는 도적질(설교표절은 도적질에 해당)하지말라는 말씀을 아무런 양심의 가책없이 거스리고 있습니다. 이건 지켜야 하고, 저건 지키지 않아도 됩니까? 이건 율법이냐, 믿음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주님 사랑, 이웃(성도) 사랑의 문제입니다. 그게 핵심입니다. 주님을 뜨겁게 사랑했기에 신사참배를 거부한 것이지, 그저 계명지키려는 게 아니었던 것처럼, 성도를 사랑하기 때문에 설교를 표절해서는 안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단 한번도 용납할 수 없으나, 수년동안... 이건 보통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2) 성도 입장: 설교를 듣는 성도들도 무감각해져 베끼면 어떠냐고,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라고 생각한다면, 과연 내가 크리스찬이 맞는 지부터 점검해봐야 할 것입니다. 성도들은 진리를 분별해야 하고, 만약 진리가 아니라면 그건 아니라고 해야 합니다. 성도들도 정신 바짝차려야 합니다.

주님이 개체교회마다 하시려는 말씀이 있으실텐데, 그걸 목회자를 통해 전달하고 싶으실텐데, 주님이 얼마나 답답하실까 생각해봅니다. 광야에 외치는 자의 소리가 그립습니다.

저는 이제 이를 계기로 전국적으로 "설교표절 반대운동"을 펼쳐야 한다고 봅니다. 이건 한두 교회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단 한번의 설교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목회자들이 리더쉽을 발휘해주면 참 좋겠습니다. 소극적이든. 적극적이든간에 이건 너희 문제라고 방관한다면 - 적어도 저는 이게 용납이 되질 않지만 - 이건 정말 아닙니다. 교회란 건물이 아니고 믿는 사람들의 모임이라고 한다면 네 문제. 내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로 인해 다행히 자의사임서를 제출하였고 이후 교회 앞에 드리는 글을 통해 사임한 것이 맞다고 하면서 교회의 화합을 위해 행정적인 절차를 밟아달라고 하였으나 이후 번복을 하고 있어 교회가 매우 혼란에 빠져있고 분란이 생겨 큰 시험에 빠져 있습니다. 당회도 이 사안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어, 아무래도 이것은 상회로 넘기고자 시찰을 통해 노회로 서류를 보냈으니 그 결과를 기다려보겠습니다. 과거 상호간에 마치 신앙인으로서는 해서는 안되는 행위들로 본말이 전도된 사례를 간접적으로 들었습니다. 본 교회는 노회가 개체교회를 위한다면 어서 속히 바른 판단을 해주길 기대합니다. 아무리 목회자는 목회자를 최대한 존중하려고 하겠지만, 사실파악 후에는 아닌 건 아니라고 바른 판단을 해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다른 교회에서 새로운 각오로 목회를 시작하는 것은 모르겠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사실을 모두 알고 있는 우리 교인들을 대상으로는 아닌 것 같습니다. saylee@pnu.edu
작성일:2014-01-25 02:28:02 164.125.2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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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08 15:44:57
모든 공동체가 말씀으로 살아나고
모든 성도들이 행복하고 신나는 신앙생활하면 참 좋겠습니다.
코닷에 더 행복한 성도들의 글들이 많이 올라오면 좋겠습니다.
내일 주일이네요..
모두 영육간에 건승하시길 지금 잠시 기도하겠습니다.
평생 샬롬~
fish153 2014-02-04 18:16:59
우리교회를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너무나 가슴이 아프고 먹먹하여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제발 목사님께서 올바른 선택을 하시어 교회가 어서속히 제자리를 찾길 기대하고 또 기대합니다.
2014-02-04 16:57:51
초보님 그문제의교회일을 비교적 정확하게 아시는 분같은데 상세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그교회에 어떤일이일어났고 어떻게 진행되고있는지 요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내용을보니 마음의고통과상심을 다는 안다고 못하겠지만 웬만큼은 알겠습니다. 분명 주님의 크신 위로가 귀교회의깨어있는 성도들에게 임하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 그런데 교회가 그지경이되도록 장로님들은 뭘하셨는지??????
도저히 이해가 않되네요~~~~~~~
2014-02-04 14:13:39
늘그자리님 좋은 질문인것같네요~ 일은 일어난것이지만 그일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지켜보면 그사람의 본질을 알게되지요 먼저 하나님을 두려워하는지,교회를 생각하는지 ,성도들을 진정으로 사랑하는지, 만약 그런마음이 없이 본인의 안위에만 급급한 목사님이라면 표절문제와말씀판매의 죄를 떠나서 문제의교회에 그대로 계시는것은 정말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그일은 서로에게 고통이고 지옥일게 뻔하기 때문입니다
그 목사님은 초심으로 돌아가서 목회자로서의 본질을 회복하여 주님이예비하여 주신 다른 임지에 가서 열심히 사역하시고 남은 성도들은 또한 그상처를 회복하기 위해 그어느때보다도 충성된 마음으로 교회를
섬기며 봉사하는것이 주님을 진정기쁘게 하는일이 아닌가 싶네요~
2014-02-04 13:35:26
궁금해서 그러는데요~ 혹시 표절과말씀판매로 문제가 된 목사님은 사건이후 어떤 행보를 보이고 있는지요? 누구 아시는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