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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놈 목소리(주연: 설경구)

닉네임
조창우
등록일
2007-08-13 00:51:59
조회수
14434
그놈 목소리는 어린 상호를 유괴해서 살인하고 돈을 갈취한 공소시효가 지난 미재사건이다.
사건 전개는 상호가 유괴되고 돈을 요구하는 유괴범이 상호의 부모를 협박해서 돈을 요구한다. 그 과정에서 40여 일 동안 몇 십번이나 전화를 걸어 부모를 피 말리게 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사건에서 또한 경찰들의 무능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지금 이 시점에서 그 영화의 장면이 떠오르는 것은 탈레반에 납치되어 있는 부모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자식이 이국땅에 납치되어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황에 처해 있는데 그 부모들의 마음은 어떨까? 시시각각 전해지는 탈래반 대변인의 목소리가 ‘그놈 목소리’처럼 들리지는 않을까? 현 상황에 대처하는 정부는????????????????????
그리고 그 영화를 보는 관객처럼 바라보는 이 나라의 국민은 과연 자유 할 수 있는가?????

필자는 어릴 적 바닷가에서 자랐다. 그래서인지 친구들과 자주 방파제에 나가 수영을 즐겼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 한명이 함께 수영을 하다 썰물에 밀려서 바다 저편으로 떠내려갔다. 우린 발을 동동 구르며 주위의 어른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지나가는 배들도 기계소리에 우리들의 외침을 듣지 못했다. 친구 한명을 시켜서 집에 알리라고 했다. 곧 어머니와 아버지 삼촌이 시퍼렇게 질려서 뛰어왔다. 물속을 걸어 다니며 아이의 이름을 목 놓아 불렀다. 그때 그 상황에 반응하는 부모의 모습들이 필자의 성장과정에서 때때로 기억되었다. 그 부모의 마음은 참으로 참담한 그 자체였다. 어떤 말로 형용할 수 있겠는가?

지금 어린 아이가 썰물에 휩쓸려 떠내려가고 있다. 그런데 방파제에서 바라보는 우리의 자세는 어떠한가? 떠내려가는 아이를 보고 호통을 치고 있다. “야! 어쩌자고 그렇게 깊은 곳에 들어갔니?”, “너희들도 이제 수영하면 죽는다.” 그 부모들을 향해서도 “당신들 자식들 단속 좀 잘하지 어쩌자고 수영하게 했냐”,“이제 부턴 수영 금지야! 금지!”

지금 온 사방에서 그놈 목소리가 들려온다.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너도 나도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 이해한다. 다 들어줄 수 있다. 그러나 죽어가는 아이를 건져놓고 해야 할 말들이다. 조금만 인내하자, 조금만 참자, 대한민국의 정서는 이웃집에 큰일 당하면 손을 잡고 함께 걱정하며 울어주는 것이 우리의 마음이다. 언제부터 우리가 이렇게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인간이 되었는가? 오늘도 들려오는 그놈 목소리에 밤잠을 설친다.


산골마을 전도자 조창우 드림.
작성일:2007-08-13 00:51:59 211.224.15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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