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례선교사님은 우리학교 도서관의 원서 수집에는 절대적인 공로자이시다. 미국에 가시든, 구라파에 가시든 어디로 가시든지 늘 우리 도서관에 필요한 책들을 수집하는 일에 많은 정성를 쏟았다. 또 정통 장로교 선교 사역의 일부로 당시 우리 신학생들이 신학 원서들을 쉽게 구입하도록 비영리 '책방'을 운영하기도 하였다. 나도 양길수 [Rev. English] 선교사 밑에서 이 일을 거들며 공부한 일이 있다. 하도례 선교사님은 은퇴하신 후에도 필립핀이나 인도의 신학생들의 도서 구입을 위하여 같은 사역을 펼치시었다.
지금부터 삼 십 수년 전의 이야기이다. 신대원 졸업 후 미국 웨스트민스터 신대원에 진학 차 필라델피아에 처음 갔을 때의 일이다. 어느 날 안식년으로 미국에 돌아와 계시던 하도례 [Prof.Theodore Hard] 선교사님이 찾아오셨다.
1975년 4월쯤으로 기억된다. 어느 토요일 낮에 갑자기 오셔서 필라델피아에서 차로 1 시간 남짓 가야하는 출판사에 가자고 하셨다. 거기서 책을 얻어 부산의 우리 도서관에 보내자고 하셨다. 그 때 선교사님은 그 출판사 주차장에 도착해서 차를 세우자 나는 얼른 내렸는데 그는 무엇을 한참 적느라 내리지 않았다. "무엇하십니까?" 하고 묻는 나에게 차랑 일지를 쓰신다고 하였다. 그리고 자기가 안식년 동안 선교부 차량을 쓰는데 "자기 개인 용무로 차를 쓰는 것"과 "공적인 용무로 차를 쓰는 것"을 구별한다고 하였다. 또 자기 개인을 위한 차량 '연료비'는 자기가 부담한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이어지는 말씀이 내게는 충격적이었다. "한국에서는 이러지 않지요!"
그 날 오후 내내 책들을 분류하고 포장하는 일에 분주하였다. 평소에 그의 가르침은 물론 그의 사고방식과 생활 태도에서 많이 배운 것처럼 그 날의 경험도 내 기억에 각인되어 있다.
작성일:2008-01-20 09:38:34 24.11.100.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