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재부 목사, 흘려보내는 교회가 아름답다

옥재부 목사(북울산교회 담임)

우리 인생은 싹쓸이 인생과 흘리는 인생이 있다. 전자는 결코 손해 보지 않으려 밥 모퉁이까지 싹싹 긁어서 자기 곳간에 쌓아두는 형이라면, 후자는 금이 간 항아리처럼 길가에 물을 흘려보내서 주변을 풍성하게 하는 삶이다.

흘려보내는 교회가 아름답다

자기회사의 물건을 팔아준 시민들에게 결코 아무것도 되돌려 주지 않는 대기업이 비난받는 이유는 싹쓸이 인생이라서 그렇다. 남보다 많이 가진 것을 자기 혼자만의 기술과 노력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만큼 어리석은 사람이 또 있을까?

교회도 마찬가지다. 도시교회는 농어촌교회 덕분에, 대형교회는 도시의 작은 교회 덕분에 성장하게 되었다는 것을 아무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이 가진 교회가 자기들의 성장에 자양분이 된 미자립교회와 농어촌교회에 대해서 무관심하다면 비난받아 마땅할 것이다. 흘려보내는 교회가 아름답다.

금이 간 항아리와 어리석은 다람쥐

금이 간 항아리가 주인에게 미안해하면서 말을 했다고 한다. “주인님, 저를 혼내주세요. 저는 금이 가서 주인님이 힘들게 길러온 물을 오는 중에 다 흘리고 조금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그랬더니 모든 것의 주인 되신 우리 하나님 아버지가 “아니다. 네가 오면서 흘린 물 덕분에 주변에 꽃이 피고 새들이 날아들게 되었구나.” 라고 하시면서 칭찬하셨다는 이야기이다.

“어리석은 다람쥐가 친구를 살린다.”라는 말이 있다. 다람쥐는 도토리를 따서 먹고 남은 것을 겨울에 먹기 위해 땅속에 감춘다고 한다. 그럴 때 자기가 숨겨놓은 땅의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고개를 들고 구름을 쳐다본다. 그런데 나중에 숨겨둔 도토리를 찾으려고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고 보면 없어져 버린 구름 때문에 당황한다. 그런데 도토리를 따지 못하는 다람쥐들이 우연히 숨겨진 도토리를 발견하고 살아가게 된다. 어떤 도토리들은 그 자리에 뿌리를 내리고 새로운 도토리나무로 자라 숲의 생태계를 풍성하게 한다.

농어촌 교회와 도시 미자립 교회 그리고 도시의 큰 교회들이 함께 사는 구도를 만들기 위해 모인 컴 워킹 소속 목회자들

함께 사는 구도를 만들자!

‘빙점’ 작가 미우라 아야꼬가 조그마한 잡화점을 할 때의 이야기다. 자기 집은 너무나도 장사가 잘되는데 길 건너편 잡화점은 손님이 없어서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고 자기 집에 파는 물품 종류를 줄였다고 하였다. 자기 집에 없는 물품을 사러오는 손님을 자연스럽게 길 건너편 가게로 유도하여 다 함께 잘 사는 구도를 만든 것이다.

누가 미우라 아야꼬를 어리석다고 말하겠는가? 흘려보내기 위해서 아웃리치 플랫폼을 만들었다. 이런 일에 아픔을 가진 목회자들이 모여서 기도하기 시작하였다. 우리도 다 함께 살 수 있는 구도가 없을까? 그래서 [사단법인]컴 워킹을 만들었다. 컴 워킹은 Com+Walking의 합성어로 ‘같이 걸어요!’ 라는 뜻이다. 초교파로 5개의 교회가 연대하여 아름다운 흘림을 위해 몇 가지 일을 실천하기 시작하였다.

첫째, 같은 지역에 있는 미자립교회에 매주 오후예배 시간에 교인들을 파송하는 것

둘째, 농어촌교회에는 일 년에 2-3번씩 아웃리치를 실시하는 것

이 외에도 청년전도를 위해 ‘젊은이 예배’와 여성 전도를 위해 ‘수다클럽’을 만들어 영혼 구원에도 힘을 쏟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이런 사역에 참여하기를 원하는 교회들이 점차로 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미자립교회가 승리하는 법

지금은 소유하는 시대가 지나가고 있다. 모든 것을 다 빌려서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빌려서 사용하는 물품에 대한 소유권은 어디에 있는가 하는 것이다. 자동차를 렌트해서 사용하면 원소유권은 자동차 렌털 회사에 있다. 그러면서 동시에 일정금액을 주고 사용하는 사용자에게도 소유권이 있다. 이중소유 구조인 셈이다.

파송되어진 교우들은 파송한 교회의 소속이기도 하지만, 아웃리치 하는 동안에는 빌려서 사용하는 교회(?) 소속이기도 한 것이다. 그러므로 미자립교회는 파송된 성도들과 잘 준비하면 많은 역사가 일어날 수 있다. 주보제작, 준비찬양, 주일학교, 성가대, 차량봉사 등등 그 교우들과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 그러므로 파송하는 교회는 년 중 행사로 파송할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파송해야 한다.

문경지역 10개 교회 여름 아웃리치 준비를 위한 모임을 갖는 목회자들

지역교회 10여개 교회와 문경 10개 교회를 품으며

혼자서 했다면 할 수 없었던 사역을 연합하여 도전 했을 때 벌써 올해만 주변 지역교회 10여개 교회와 문경 10개 교회를 품으며 섬길 수 있게 되었다. 지역교회 사역은 벌써 10주차를 넘어서고 있다. 한국 교회와 우리 모두가 매우 어려운 시대를 지나가고 있다. 함께 하는 교회는 모두가 한결같은 마음이다. 하나님 앞에 무엇이든지 심은 대로 거둔다고 하셨기에 다음세대를 위해 부지런히 심는 것이다.

모두가 교회가 어렵다고 하고, 안된다고 외칠 때 다시 믿음으로 심는 교회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도시마다 이런 사역이 꽃을 피우기를 소망한다.

 

(문의:옥재부 목사 010 5286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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