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막시즘』 –미국의 타락

서평 ㅣ오세라비 『그 페미니즘은 틀렸다』 『그 페미니즘이 당신을 불행하게 하는 이유』 (저자/칼럼니스트)

 

최근 어느 야당 지도자가 국민은 더이상 이념에 반응하지 않는다라며 보수이념을 빼버리고 당 이름까지 바꾸었다. 그는 탈이념을 주장하며 야당을 개혁하고 있다고 한다. 그가 말하는 탈이념 전략은 한편으로 일리가 있다. 현재의 이슈는 정치이념이 아니라 문화이념이기 때문이다.

국민은 더는 색깔론 이념에 반응하지 않는다. 그래서 저들은 문화 속으로 들어가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바꾸어 놓는 문화 침투 전략을 사용한다. 그 대표적인 예가 급진 페미니즘에 근거한 정체성 정치, 정치적 올바름(PC), 동성애운동, 남녀갈등 조장, 다양성의 존중, 인권 감수성, 다수 배제한 소수를 위한 극단적 정책, 차별금지를 주장하며 종교의 자유, 표현의 자유, 사상의 자유를 억압,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등이다.

급진 페미니즘의 실체를 알리고 있는 오세라비 작가는 문화 막시즘이라는 책을 서평 하며 문화 막시즘은 기독교 문화를 파괴한다고 요약한다. 이념에 반응하지 않는 탈이념의 시대, “문화 막시즘이라는 벌레가 우리의 영혼을 갉아먹고 있다. 이제 기독교 문화를 더욱 건강하게 세워가야 할 때이다. - 편집장 주

 

『문화 막시즘』 미국의 타락

지은이: 론 폴. 테드 베어. 패트릭J 뷰캐넌. 에드윈 비에이라. G 에드워드 그리핀

공동역자: 김승규. 오태용 / 도서출판 이든북스. 한국기독문화연구소

 

문화 막시즘은 기독교 문화를 파괴한다

오세라비(『그 페미니즘은 틀렸다』 『그 페미니즘이 당신을 불행하게 하는 이유』(공저) 저자, 칼럼니스트)
오세라비(『그 페미니즘은 틀렸다』 『그 페미니즘이 당신을 불행하게 하는 이유』(공저) 저자, 칼럼니스트)

문화 막시즘(CULTURAL MARXISM). 한국에서는 생소한 용어이지만 미국과 유럽에서는 대략 1980년부터 시작된 오래된 사상 논쟁이다.

필자가 문화 막시즘이라는 담론에 주목하게 된 계기는 페미니즘 현상을 비평하면서부터다. 페미니즘이 일으킨 현상 가운데 문화 페미니즘이란 기류가 사회 전반에 흐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문화란 간단히 말해 인간이 살아가는 거대한 사회 시스템을 일컫는다. 68혁명 신좌파운동과 함께 출몰한 급진 페미니즘은 70년대 후반 무렵 문화 시스템 속으로 파고 들기 시작했다.

문화 페미니즘에 대한 설명은 페미니즘 이론가 주디스 로버의 설명을 들어보겠다. 문화 페미니즘은 급진 페미니즘과 레즈비언 페미니즘 내의 한 지류로, 별개의 페미니즘은 아니다. 문화 페미니즘은 여성지향적인 문화, 윤리, 종교 등을 재창조한다.”

60년대 말 등장한 급진 페미니즘의 이론적 뿌리는 마르크스주의의 영향을 받았으며 마르크스주의와 가깝다. 부르주아 대 프롤레타리아 구도를 남성 대 여성으로 바꾸어 계급투쟁, 역사적 유물론을 적용한 것이 급진 페미니즘이다. 60년대 말 급진 페미니스트 슐라미스 파이어스톤은 페미니즘을 확산시키기 위해 의식화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의식화는 마르크스가 처음 사용한 말이다. 급진 페미니즘은 문화 페미니즘 현상으로 문화 전반에 걸쳐 여성을 억압하는 것과 투쟁한다. 그런 면에서 급진 페미니즘은 문화 페미니즘으로 파고드는 데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문화 막시즘이란 무엇일까. 문화 막시즘에서 말하듯 미국에서 상당히 오래된 정치적 논쟁이다. 1980년대 들어 회자되기 시작한 문화 막시즘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갈린다. “불분명하고 의미가 없는 용어다.” “이론과 설명이 가능하며 문화적으로 확산되는 위험한 현상이다.”

그런가하면 좌익 진영은 우익이 퍼트리는 음모와 공격으로 무시한다. 반면 우익 진영은 문화 막시즘은 실제로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68혁명은 신좌파를 탄생시켰고 네오-마르크스주의로 발전하였다. 2차 세계대전 후 사회주의 세력은 실패했고 소련식 사회주의를 비판하면서 출발한 것이 신좌파 운동, 즉 네오-마르크스주의이다.

문화 막시즘의 기원은 사회연구소 프랑크푸르트학파로부터 출발한다. 1923년에 설립된 이 연구소는 1930년에 호르크하이머, 아도르노, 마르쿠제 그리고 그람시 등이 주축이 된 마르크스주의 연구소다. 정통 공산주의 이론과 부르주아 자유주의 사이에서 새로운 마르크스주의의 길을 추구하였으며 68혁명 신좌파운동의 사상적 배경이 됐다. 특히 마르쿠제는 나치 정권을 피해 미국으로 이주하였으며 마르크스주의를 재해석한 이론으로 미국 학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68혁명, 즉 신좌파운동은 문화혁명이기도 했다. 이때 등장한 급진 페미니즘, 성 혁명, 동성애권리운동, 인종차별 철폐 등 기존 문화의 대거 전복이었다. 이어 페미니즘에서 발전한 젠더 이데올로기, 포스트모더니즘, 정체성정치, 정치적올바름, 차별금지법, 다문화주의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문화 막시즘은 이러한 역사적 맥락의 중심 개념이라는 것이다.

문화 막시즘은 미국의 다큐멘터리를 번역한 책이다. 문화 막시즘을 비판하는 보수진영의 정치인, 언론 비평가, 헌법 변호사, 작가 겸 다큐영화 제작자 다섯 명이 참여하였다. 이들은 문화 막시즘이 미국의 문화 구조에 침투하여 건국의 정신이자 중심 가치인 개인의 자유, 기독교 정신을 파괴한다고 강조한다.

미국의 건국은 타 국가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건설된 나라다. 이민자들이 아메리카로 이주하며 세워진 나라다. 이들은 신앙의 자유를 찾아서, 또는 신대륙에서 부를 얻기 위해서 찾아왔다. 따라서 민족주의, 인종, 공통된 언어가 중심이 돼 건설된 국가들과는 다르다. 그래서 이른바 미국 예외주의로 불린다. ‘미국 예외주의는 알렉시 드 토크빌이 붙인 말이다. 미국의 근본정신은 자유(freedom)’, 기독교 정신으로 이것을 전통으로 삼는다.

그런데 문화 막시즘은 미국의 전통을 뿌리 채 흔들어 부패하게 만들었고 미국 사회는 거의 점령당했다 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보수 정치인 패트릭 뷰캐넌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 보수주의자들이 공산주의와의 냉전에서 정치적, 경제적으로는 이겼지만, 문화 막시즘과의 문화 전쟁에서는 졌다는 것이 나의 판단입니다. 문화 막시즘이 미국에 팽배해 있고 현재 문화를 지배하고 있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반면 우리 전통주의자들은 그 문화 막시즘을 저지하려 하고 있습니다.” (P.29)

미국의 현상은 한국의 상황과도 겹쳐진다. 6년 전 등장한 급진 페미니즘은 정체성정치, 정치적 올바름, 동성애운동으로 급속도로 달려가고 있다. 페미니즘이 야기한 남녀갈등은 건국 이래 최고조에 달했고,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 PC)’이란 이름으로 사사건건 잣대를 들이댄다. ‘PC주의는 소수자, 사회적 약자들을 차별하거나 배제하는 표현을 쓰지 말자는 것을 중심으로 삼는다. ‘종교, 인종, 민족, 성별, 성 정체성 등에 대해 어느 한편으로 치우치지 않는 것이 정치적으로 올바른 방향이라는 것이다. 오늘날 PC주의는 언어나 용어 순화를 넘어 영화, 소설, 드라마, 게임물 등 문화 산업에 대해 평등한 역할 배분에 중점을 두라며 더욱 확장되고 있다. 영화와 미디어는 정치적 올바름 전파의 첨병 노릇을 하고 있다. PC주의는 새로운 문화 프로파간다이다.

문화 막시즘의 공동역자 두 사람은 문화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속수무책인 한국 교회를 우려하는 기독교인이다. 목회자들이나 기독교인들이 문화 막시즘의 파괴적 현상에 대해 인지하는 이들이 거의 없다고 개탄한다.

서구에서 마르크스 사상은 실패하였다. 하지만 마르크스주의자들은 새로운 방법을 고안해 냈는데 그게 바로 안토니오 그람시로 대표되는 문화 침투 전략이다. 문화 속에 들어가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바꾸어 놓는다. 막시즘 실현의 장애물은 신학교, 교회, 문화 기관 등이므로 반기독교 문화를 조성하여 기독교적 신념을 파괴한다. 다시 말해 기독교 문화와 서양문명의 토대를 파괴하는 것이 문화 막시즘의 목표라는 것이다.

문화 막시즘의 저자들은 한결 같이 미국의 전통적인 문화가 파괴하는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 전통적인 문화의 해체와 파괴는 미국 뿐 아니라 한국도 다를 바 없다. 다양성의 존중, 인권 감수성, 소수자 배려를 앞세워 다수자를 위한 정책이 아니라 소수를 위한 극단적인 정책을 우선시한다.

차별금지를 주장하며 종교의 자유, 표현의 자유, 사상의 자유를 오히려 억압한다. 그것도 모자라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려 든다. 차별금지법이란 비판금지법과 동일한 의미다.

저자들은 문화 막시즘 프로파간다와 편향된 언론과 미디어에 맞서 헌법의 가치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것이 공화국을 지키는 일이라고.

헌법의 가치회복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최근 우리 사회는 법치가 무너지고 전 분야에 걸쳐 해체와 파괴가 일어나고 있다. 우리나라도 훌륭한 헌법을 가진 민주공화국이다. 한국 교회와 목회자들은 전대미문의 위기 앞에 얼마나 준비가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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