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블루를 넘어 코로나 레드로 나아가는 상황
- 2020년 상반기 우울증으로 진료받은 수..약 60만명, 작년 연인원에 근접
- 교회 안에서도 가정 불화의 다양한 사례 보고 돼
- 교회는 성도들을 더욱 세심하게 돌보는데에 집중해야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가 발생한지 만 1년이 넘어가고 있는 시점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코로나 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 된 이후로 지금까지 많은 확진자를 발생 시키고 있으며, 우리의 일상을 제한하고 있다. 지난 기획기사는 코로나 1년이 지난 대구의 모습을 조명해보았다면, 이번 기획기사에서는 코로나 1년 동안 국민들이 경험하고 있는 코로나 블루를 가정과 연계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해 8월 전국 만 20~65세의 성인남녀 103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코로나19 건강 상태 조사’ 결과에 다르면 전체 응답자의 40.7%가 코로나 우울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코로나 우울을 경험하게 된 원인으로는 외출 및 모임 자제로 인한 사회적 고립감이 32.1%로 가장 높았고, 감염  확산에 따른 건강 염려가 30.7%, 취업 및 일자리 유지의 어려움이 14%, 신체활동 부족에 의한 체중 증가가 13.3%로 뒤를 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한 감정상태 변화 (사진=한국언론진흥재단)
코로나19로 인한 감정상태 변화 (사진=한국언론진흥재단)

비슷한 시기에 이루어진 한국 언론 진흥재단 인식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전과 비교해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은 어떻게 변화했는지에 대해 응답자 78.0%가 ‘걱정 또는 스트레스’를 더 많이 느낀다고 답했고, ‘불안 또는 두려움’을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많이 느낀다는 응답자는 65.4%에 달했다. ‘짜증 또는 화’, ‘분노 또는 혐오’가 늘었다는 응답고 각가 60.8%, 59.5%로 집계되어 코로나 블루를 넘어 코로나 레드로 나아가는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현상은 의료기관과 관련된 각종 통계지표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국민의 힘 백종헌 의원이 지난달 30일 밝힌 보건복지부 제출 자료에 따르면, 정신건강복지센터의 불안 장애 상담건수가 작년 상반기 1만8931건으로 재작년 대비 44.8%가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작년은 한달 평균 1089명이 상담을 했지만, 작년에는 3155명으로 사실상 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국민의 힘 조명희 의원이 지난달 2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연도별·성별·연령별 우울증 현황자료(2016년~2020년 상반기)’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1-6월)에 우울증 수신자 수(의사로부터 진료를 받은 사람 수)는 총 59만 5043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해 상반기에만 60만 명 정도가 우울증 때문에 치료를 받은 것이다. 이는 전년도인 2019년 연간 수신자 수(79만 8495명) 대비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유행 이후 가정폭력 피해 증가(사진=국민소통포럼)
코로나 유행 이후 가정폭력 피해 증가(사진=국민소통포럼)

위와 같은 통계 자료들은 국민들이 코로나19를 보내는 시간동안 급격하게 변화되는 상황과 더불어 개인의 일상이 통제됨으로 인해 정신적으로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은 가정폭력·자녀학대·부부간의 갈등·가정의 균열로 이어지고 있다. 

한 예로, 인천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인천지역 가정폭력 신고 건수가 지난 해 2월 1천281건에서 3월에는 1천518건, 7월에는 1천 488건이나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통계청의 인구동향에 다르면 지난 해 4월 이혼 건수는 9259건으로 3월(7298건)보다 1961건으로 늘어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 이혼 전문변호사는 “코로나 19사태 장기화로 많은 가정에서 부부들이 갈등을 겪는 일이 늘고 있다”며 “실직 또는 재택근무 등으로 가족이 집에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갈등이 커지다보니 이혼까지 이어지는 사례 또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모습은 교회 안에서도 발견된다. A교회의 중고등부에 출석하고 있는 B양은 부모님이 이혼한 상태에서 외할머니와 함께 지내고 있는데, 코로나로 인해 부모님의 경제적인 수입이 줄어들게 되자 부모님 각각으로부터 그나마 지원받던 금액도 받지 못하게 되었다. 또한, 본인도 고3을 보내면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 부모님들에게 전화를 할 때마다 지지와 격려를 받지 못하고 오히려 부모님 각각의 어려운 상황을 들어주는 일이 잦아들게 되면서 정서적 고립감에 빠지게 되었다. 결국 B양은 우울증과 공황장애 초기 증상을 겪게 되고, 정신과 진료를 보면서 작년 한 해를 보내게 되었다.

C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D집사는 최근 오랫동안 가지고 있는 고민을 구역장에게 털어 놓았다. 코로나로 인해 남편과 함께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가정폭력을 당한다는 것. 심지어 아들 조차도 자신에게 소리를 지르는 등 무시하는 행동을 멈추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혼을 하고 싶으나 본인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추어지지 않고 있고, 코로나 시기에 직장을 새롭게 구하는 것이 너무나 어려운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참고 있다고 알렸다. 이 소식을 들은 구역장은 당장에라도 경찰에 가정폭력으로 신고하고 싶었으나, D집사의 간곡한 만류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교회도 코로나의 영향으로 인해 대면 예배가 제한되고 비대면으로 예배를 드리다 보니 성도들간의 교제도 줄어들게 되고, 다른 가정에 대한 건강한 관심도 줄어들게 되었다. 예전에는 가정 내에 문제가 있을 때마다 비슷한 또래의 교인들에게 전화하며 상담도 하고, 정기적인 만남을 통해 어려움을 이겨나갈 수 있도록 격려를 받기도 했지만, 코로나로 인해 교회 내 사적 모임이 제한 되면서 이 또한 할 수 없게 되었다. 특히, 일부 젊은 성도들은 비대면 플랫폼(zoom, meet 등)을 통해 교제를 하고 나눔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대다수의 성도들에게는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 교회 내에서도 디지털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고, 성도들의 가정을 전적으로 돌보아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물론 이런 부정적인 현상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많은 교회들이 코로나로 인해 위기를 겪고 있는 가정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있고, 가정예배, 우리가족 행복 사진 콘테스트, 비대면 부모교육, 긴급구호뱅크 등을 운영함으로 교회 내 사각지대를 최소화 하려는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라는 거대한 쓰나미를 맞은 상황에서 교회 별로 대책을 마련하고 적응기를 거치는 시기였다면, 2021년은 각 교회별로 주어진 상황 속에서도 비대면의 방법을 최대한 활용하여 다시 사역을 재개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노력 가운데, 교회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성도들을 도전하고 양육할 뿐 아니라 감정적인 돌봄을 제공해야 하고, 성도들의 가정의 회복을 위해서도 온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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