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퓨리서치(Pew Research Center)가 2020년 상반기에 14개 경제 선진국 국민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가 종교와 가족 관계 등에 미친 영향을 조사하였다. 그 결과 코로나19로 인해 14개국 모두 종교적 신앙이 ‘강해졌다'는 응답이 ‘약해졌다’는 응답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재난이 세계인들로 하여금 종교성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로 인해 ‘자신의 종교적 믿음이 더 강해졌다’는 응답에 ‘미국’이 28%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스페인’ 16%, ‘이탈리아’ 15% 등의 순이었다. 14개국 평균(중앙값)은 10%였다.
한국은 종교적 믿음이 ‘강해졌다’ 10%, ‘약해졌다’ 9%로 14개국 중 ‘약해졌다’는 비율이 가장 높은 특징을 보였지만, 강해졌다는 응답이 1% 앞섰다.
특히 작년 상반기 코로나19 확산 시 다른 나라 특히 한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피해를 본 미국, 스페인, 이탈리아 국민의 종교성이 강해진 점은 주목할 지표이다.
미국 기독교 그룹 중 ‘복음주의 백인 개신교인’의 49%가 ‘코로나19 이후 믿음이 성장했다’고 응답해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가톨릭교인’ 35%, ‘복음주의권 외 백인 개신교인’ 21%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독교인이 아닌 종교인’ 경우 5%만이 ‘코로나19로 인해 자신의 믿음이 성장했다’고 응답해 다른 그룹과 큰 차이를 보였다. 이는 기독교인(개신교+가톨릭)이 재난 등의 큰 위기 경험을 통해서 신앙적 의미성을 찾으려 하고, 그 과정에서 신앙 성장을 도모하려는 의향이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인 역시 종교 필요성에 대해 코로나19 기간 중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는데, 무종교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를 보면, 2017년 종교의 필요성을 느낀다는 응답이 40%였는데, 2020년 코로나19가 한창인 8월 조사 결과 49%로 나타나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종교의 필요성을 더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위의 통계를 바탕으로 “1년 넘게 전 세계를 고통 속으로 밀어 넣은 코로나19가 인류에게 삶과 고난의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며, “많은 사람이 종교를 떠나거나 형식적인 종교인으로 남는 세속화 시대에 코로나19는 사람들로 하여금 종교를 더 찾게 하였다.”고 분석했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본문의 퓨리서치 조사 결과, 우리나라는 코로나19로 인해 종교성이 강해진 서양 다른 나라와 다르게 14개국 전체 중 종교적 신앙이 ‘약해졌다’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라며, “서양은 재난의 고통이 종교적 성찰로 이어지는데 왜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한지 고민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미국, 스페인, 이탈리아 정부의 코로나 방역 정책과 한국 정부의 방역 정책 사이의 차이를 살펴보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종교의 자유가 없는 중국과 동남아시아 몇 나라들을 조사에 포함시켰다면 결과가 어떻게 나왔을까? 미국, 스페인, 이탈리아 등 종교의 자유를 적극적으로 보장하는 정부의 방역 정책과 종교의 자유가 없거나 종교의 자유를 적극적으로 보장하지 않는 나라와의 차이를 무시할 수 없다는 견해이다.
코로나 사태 초기 감염의 근원지로 정부와 언론이 신천지 집단을 지목하고 때려잡는 순간 ‘종교의 자유’라는 가치가 무너지기 시작한 것은 아닌지? 우리가 알고 있듯이 신천지 이후 한국교회가 그 대상이 되는 듯이 보였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IM 선교회(청소년대안학교)를 때려잡으려 한다. 그다음 순서는 한국교회가 운영하는 기독대안학교가 아닐까? 라는 우려를 아니 할 수 없다.
목회데이터연구소의 지적대로 “고통이 종교적 성찰”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영적으로 깨어 있어야겠다. 또한 성도들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종교의 자유, 신앙의 자유, 양심의 자유라는 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뱀처럼 지혜롭게 행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