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자들은 중세로마교회가 공적으로 사용한 본문 그대로 수용

종교개혁, 새로운 종교 만들고자 한 것 아니라 공교회 됨을 끝까지 고수

이런 정신에 따라서 Textus Receptus를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 합당

 

2020년 제70회 고신총회는 ‘사도신경의 재번역(수정)과 해설서 발행’ 을 신학위원회와 고려신학대학원교수회에 맡겨 1년간 연구하게 하여 제71회 총회(2021년 9월 28일~30일)에서  아래와 같이 받았다.

사도신경 재번역(수정) 목차

1. Textus Receptus (T)

2. 사도신경 본문의 역사

  2.1 고대로마신경(R)와 
  2.2 사도신경(T)의 역사
  2.3 사도신경 본문인 고대로마신경(R)과 사도신경(T)

4. 사도신경 재번역 (시안): 추후 예정

미주

 

I. 사도신경 번역

 

1. Textus Receptus (이하 T)

사도신경의 최종 텍스트라고 알려진 T(Textus Receptus)16세기 로마천주교회 문헌들에서 공적으로 받아들여진 문서로 언급된다. 1564년 트렌트 공의회 기록에 그리고 이어서 결정적으로 1568년 쾰른의 수사신부 멜키오르 히톨프 (Melchior Hittorp)의 고대로마법에 등장하였다.1) 이 문헌이 사도신경을 로마천주교회가 공적으로 사용했다는 가장 최종적인 증거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미 12세기부터 로마천주교회는 공적으로 이 텍스트를 세례 때에 사용하도록 하였다.2) 이 텍스트는 종교개혁자들이 공적인 사도신경 텍스트로 받아들였다. 루터, 쯔빙글리, 칼빈은 이 본문을 사용하셨다. 종교개혁 시기 영국국교회도 이를 받아들여 아침, 저녁으로 암송하도록 정하기도 하였다.

Credo in Deum Patrem omnipotentem, Creatorem coeli et terrae;

Et in Iesum Christum, Filium eius unicum, Dominum nostrum,

qui conceptus est de Spiritu Sancto, natus ex Maria Virgine,

passus sub Pontio Pilato, crucifixus, mortuus, et sepultus,

descendit ad inferna, tertia die resurrexit a mortuis,

ascendit ad coelos, sedet ad dexteram dei Patris Omnipotentis,

inde venturis est iudicare vivos et mortuos;

Credo in Spiritum Sanctum,

sanctam ecclesiam catholicam, sanctorum communionem,

remissionem peccatorum,

carnis resurrectionem,

et vitam aeternam.

Amen

 

나는 전능하신 하나님 아버지를 믿습니다. 그 분은 하늘과 땅의 창조주이십니다.

나는 예수 그리스도 그 분의 독생자 우리 주님을 믿습니다.

그 분은 성령으로 잉태되시고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나셨습니다.

본디오 빌라도 치하에서 고난받으시고 십자가에 달리시고 죽으시고 장사되시며 음부에 내려가셨습니다.

사흘 만에 죽은 자들로부터 부활하셨고 하늘에 오르셨고 전능하신 아버지 하나님 오른편에 앉아 계시며 거기로부터 살아있는 자들과 죽은 자들을 심판하러 오실 것입니다.

나는 성령을 믿습니다.

거룩한 공교회와 성도의 교제와 죄 사함과 몸의 부활과 영생을 믿습니다. 아멘

**이 번역은 최종번역이 아님을 미리 공지합니다사도신경 번역(시안): 최종본에서 제출 예정.

 

현재 일반적으로 고신교회가 사용하고 있는 새번역 성경에 수록된 사도신경 본문은 사실상 이를 따르고 있다. 한편으로 고신총회가 결정해서 헌법 후반부에 수록된 사도신경 또한 이를 따르고 있지만 약간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1) 새번역 성경 수록 사도신경 본문은 유일하신 아들이라고 번역된 한 것을 헌법 수록된 사도신경에서는 독생자로 번역하고 있다. 2) 총회가 채택한 헌법 수록 사도신경에는 음부에 내려가셨다” (descendit ad inferna)를 담고 있다. 따라서 현재 헌법에 채택된 사도신경 본문이 실제 예배에서는 사용되지 않는 상황이다.

종교개혁자들이 그대로 수용한 본문에서 일부를 임의적으로 제외한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 그러나 사실 이 조항을 넣고 빼는 것의 문제는 사도신경 본문의 전체적인 역사를 고찰할 필요성을 반증하고 있다. 사도신경 본문의 긴 형성과정과 교회에서 사용된 역사에 비추어 보자면 사도신경은 사실상 다양한 수정, 추가, 삽입의 역사 속에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우리 고신교회는 단지 이 조항의 추가 여부에만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사도신경 텍스트가 어떻게 발전해오고 정착되었는지를 포괄적으로 고찰하면서 사도신경의 의미를 다시 숙고해 보아야 한다.

 

2. 사도신경 본문의 역사

원래 신조(혹은 신경)symbolum이라는 단어에서 기원하였다. 증표 혹은 표식이라고 번역될 수 있는 이 단어는 공적인 문서로는 314년 아를(Arles) 총회록에서 가장 먼저 발견된다. 이 기록에 따르자면 어떤 사람이 이방적인 공동체에 속해 있다가 그리스도의 교회에 들어오게 되었을 때 그는 자신의 신조(symbolum)를 밝히고 세례의 의미를 알아야 했다.3) 따라서 신조는 단지 명목상의 문구가 아니라 세례와 함께 완전히 그리스도의 소유가 되었다는 물리적 표식이었다.

사도신경(symbolum apostolicum)이 열두 사도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한 구절씩을 나누어 말한 것에서 유래했다는 주장은 4세기의 루피누스(Tyrannius Rufinus, 344~411)에서 기원한다. 그러나 루피누스가 사도신경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것은 아니다. 사도신경(symbolum apostolorum)이라는 명칭 자체는 390년 밀란 총회에서 로마 교회 대주교 시리키우스(Siricius)에게 보내진 편지에 처음 등장한다. 동일한 용어는 아니지만, 로마의 장로였던 히폴리투스(170~235)215년경 사도 전승 (Traditio apostolica)이라는 이름을 붙인 압축된 고백문을 남겼다.

이 문헌이 처음으로 사도신경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헬라어로 된 이 고백문은 그 자체로 소실되었고 라틴어 본문만 전해진다. 내용적으로도 이 본문이 사도신경의 가장 초기적인 구조를 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Credis in Deum Patrem omnipotentem?

Credis in Christum Iesum, Filium Dei,

qui natus est de Spiritu Sancto ex Maria virgine,

et crucifixus sub Pontio Pilato et mortuus est et sepultus,

et resurrexit die tertia vivus a mortuis,

et ascendit in caelis et sedit ad dexteram Patris,

verturus iudicare vivos et mortuos?

Credis in Spiritu Sancto,

et sanctam Eccelsiam et Carnis resurrectionem?4)

 

(번역)

당신은 전능하신 하나님 아버지를 믿습니까?

당신은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 예수를 믿습니까?

그는 성령으로 마리아로부터 나셨고

본디오 빌라도 치하에서 십자가에 못 박히셔 죽으시고 장사되셨습니다.

그리고 사흘째 날에 죽은 자들로부터 살아서 부활하셨습니다.

하늘에 오르셔서 아버지 우편에 앉으셨습니다.

당신은 성경을 믿습니까?

그리고 거룩한 교회와 몸의 부활을

(Hypollytus, Tradio apstolica)

히폴리투스의 사도신경 본문은 이후 주 후 300년경으로 추정되는 앙키라의 주교인 마르켈루스의 헬라어 본문이 있다. 이 본문은 주 후 900년경 어떤 한 왕족의 예전예식서에 기록되어 있으며, 공인된 헬라어 본문으로 유일한 것이다. 밀란의 주교였던 암브로시우스의 설교를 기록했다는 신조해설(Explanatio Symboli) 본문은 397년으로 추정된다.

이외에도 주 후 400년 말로 추정되는 아우구스티누스 설교, 600~700년경으로 추정되는 라우디아누스 사본(Codex Laudianus), 라베나의 주교 베트루스 크리솔로구스 설교(450년경), 튜린의 주교 막시무스 (450년경) 등 유사한 사도신경 본문의 기록들이 발견된다. 고대교회에서 나타난 이런 일련의 사도신경 본문들의 표준으로 여겨지는 것은 4세기 말의 티라니우스 루피누스의 사도신경 본문이다.

히폴리투스로부터 루피누스에 이르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련의 본문들을 연구자들은 묶어서 16세기에 로마교회에 의해서 공인화된 사도신경(T)과 구별하기 위해서 고대교회신경(R)이라고 부른다.

 

2.1 고대로마신경(R)

고대로마신경은 다양한 변형된 텍스트를 가지고 있다. 다음은 4세기 말에 티라니우스 루피누스 (Tyrannius Rufinus)가 남긴 텍스트이다. 루피누스는 사도신경이 열두 사도들이 한 장소에 모여서 성령 충만을 받아서 돌아가면서 한 항목씩 말한 것이라는 이야기를 공식화한 첫 인물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사도신경은 크게 RT 계열로 나누어져 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는 R 계통에 속하는 루피누스의 라틴어 텍스트와 이와 밀접한 연관을 가진다는 거의 동시대 마르켈루스의 헬라어 텍스트만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1) 루피누스의 사도신경 (R)

Credo in deum patrem omnipotentem;

et in Christum Iesum filium eius unicum, dominum nostrum,

qui natus est de Spiritu sancto ex Maria virgine,

qui sub Pontio Pilato crucifixus est et sepultus,

tertia die resurrexit a mortuis,

ascendit in caelos,

sedet ad dexteram patris, unde venturus est iudicare vivos et mortuos;

et in Spiritum sanctum,

sanctam ecclesiam,

remissionem peccatorum,

carnis resurrectionem.

 (번역)

나는 전능하신 하나님 아버지를 믿습니다.

그리고 그 분의 유일하신 아들 그리스도 예수를 믿습니다.

그는 성령으로 동정녀 마리아로부터 나셨습니다.

본디오 빌라도 치하에서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장사되셨습니다.

사흘째 되는 날 죽은 자들로부터 부활하셨습니다.

하늘 안에 오르셨고

아버지의 우편에 앉으셨습니다. 거기로부터 산 자와 죽은 자를 심판하러 오십니다.

그리고 성령을 믿습니다. 거룩한 교회와 죄를 사해주시는 것과 몸의 부활을

루피누스의 사도신경(R의 한 유형)에는 현재 고신교회가 T에서 제외한 음부에 내려가셨다는 부분이 제외되어 있다. 그러나 천지를 지으신을 비롯한 여러 부분에서 T와는 다른 변형이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2) 마르켈루스의 헬라어 텍스트

루피누스의 라틴어 버전의 R보다 60년 이전에 갑바도기아 앙킬라의 주교 마르켈루스가 340년 로마 공의회에서 교황 유니우스 1세에게 제출한 헬라어 버전은 루피누스 텍스트와의 유사성을 보여준다. 이 헬라어 텍스트는 17세기 아일랜드의 제임스 엇셔5)에 의해서 발굴되고 인정되었다.6) 엇셔 이후에는 이 헬라어 텍스트를 마르켈루스의 것으로 인정하고 고대로마신경(R)의 헬라어 텍스트로서 받아들이고 있다.

Πιστεύω ον ες θεòν πατέρα παντοκράτορα·

καες Χριστν ησον, τν υἱὸν ατοτν μονογενῆ, τν κύριον μν,

τν γεννηθέντα κ πνεύματος γίου καΜαρίας τς παρθένου,

τν πΠοντίου Πιλάτου σταυρωθέντα καταφέντα

καττρίτῃ ἡμέρα ναστάντα κ τν νεκρν,

ναβάντα ες τος ορανούς

κακαθήμενον ν δεξιτοπατρός, ὅθεν ρχεται κρίνειν ζντας κανεκρούς·

καες τò ἅγιον πνεμα,

γίαν κκλησίαν,

φεσιν μαρτιν,

σαρκς νάστασιν,

ζων αώνιον.

루피누스의 라틴어 텍스트 R과 마르켈루스의 헬라어 텍스트 사이에는 미묘한 차별성이 발견된다. 라틴어 텍스트에는 하나님 있고 아버지가 생략되었고 대신에 영원한 생명이 추가되었다. 그리고 삼일 만에 죽은 자들로부터 부활했다 항목 앞에 그리고가 추가되었다. R의 대표적인 라틴어와 헬라어 버전 사이에서도 이런 차이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R은 지역에 따라서 매우 다양한 변형된 텍스트들이 존재한다. R은 다양한 지방(이탈리아 반도, 발칸, 북부 아프리카, 스페인 등)에서 변형된 형태로 분포되어서 계속해서 나타났다. 이후 신조들은 니케아-콘스탄티노플 신조를 따라서 발전하기 시작하고 따라서 고대로마신조는 그 영향력에서 상당히 약화한다.

 

2.2 사도신경(Textus Receptus)의 역사

이후 R(고대로마신경)에서 T로의 중간적 형태들이 나타난다. 그리고 T의 가장 초기 형태는 8세기에 라인강 유역을 따라 많은 수도원을 설립했던 선교사 성 프리미니우스(St. Priminius)가 쓴 문헌에서 발견된다. 이 책은 기독교 교리의 핸드북 형태로 724년에 기록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외에도 800년대 초 남부 갈리아 지방의 사제들이 사용하던 예전예식서(Sacramentarium Gallicanum)에서도 T의 원형이 발견된다.

이렇게 주변부에 있었던 사도신경이 로마천주교회에 의해서 공적으로 사용된 것은 프랑크 왕국의 샤를마뉴 대제의 역할을 간과할 수 없다. 이런 계기로 11세기와 12세기에 로마천주교의 공적인 사용이 정착하게 된다. 예를 들어 성 이보 (St. Ivo)는 사도신경에 관한 설교문을 작성하였다. 교황 인노센트 3세는 복된 성찬의 장면을 묘사하는 기록을 남겼는데 미사 중에 사도신경을 인용하였다. 잘 알려진 것처럼 아퀴나스의 토마스도 사도신경에 대한 해설서를 작성할 때 T를 사용하였다. 이런 증거들을 통해서 12세기 이후 T는 중세 로마천주교회에 공적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3 사도신경 본문인 고대로마신경(R)과 사도신경(T)

이제까지 사도신경의 본문의 역사적 흐름을 간략하게 살펴보았다. 사도신경 본문은 크게 고대교회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었던 고대로마신경(R)의 본문과 T의 두 계열로 형성되어 왔다. 전자는 4~5세기까지 다양한 지역에서 다양한 형태로 사용되다가 니케아 신경 등 동방교회의 신조들이 주류로 자리 잡으면서 주변부로 밀려났다가 중세 로마천주교회에서 완전히 공적인 교회의 신조로 자리 잡게 되었다. 사도신경 본문은 상당히 다양하게 나타났고 앞서 살펴본 고대로마신경과 T 사이에도 다음과 같은 차이점이 나타난다.

1) ‘하늘과 땅의 창조주가 추가됨

2) ‘그리스도 예수에서 예수 그리스도로 순서 정열

3) ‘성령과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나셨다’(R)성령으로 잉태되고 동정녀 마리아로부터 나셨다’(T)

4) 본디오 빌라도 앞에 고난받으셨다를 추가

5) ‘죽으셨다’(mortuus)를 추가

6) ‘음부에 내려가셨다를 추가

7) 승천에서 전능하신을 추가

8) 교회에서 (Catholic)’을 추가

9) ‘성도들의 교제를 추가

10) ‘영원한 생명을 추가

 이런 차이점을 고려한다면 현재 우리가 T를 받아들이면서 음부에 내려가셨다.’를 제외한 배경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어떤 조항은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고 보여진다. 다만 사도신경 본문의 형성과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종교개혁자들의 입장을 따를 필요가 있다. 그들은 중세로마천주교를 명확하게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Textus Receptus를 그대로 수용하였다. 이는 어떤 면에서 종교개혁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종교개혁은 새로운 종교를 만들고자 한 것이 아니며 공교회 됨을 끝까지 고수하고자 하였다. 보편교회를 이탈하는 것이 아니라 보편교회를 다시 세우고자 한 것이다. 이런 고심의 흔적이 중세로마천주교회가 공적으로 사용한 바로 그 본문을 그대로 수용한 것이다. 우리도 이런 정신에 따라서 종교개혁자들이 받아들인 본문을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 합당한 것으로 판단된다.


미주

1) J. N. D. Kelly, Early Christian Creeds 3th, (NY: Longman, 1972), 370. 히톨프의 고대교회법은 그가 출판한 카롤릭교회의 신적인 직분자들과 사역자들에 관하여” (De divinis catholicae Ecclesiae officiis ac ministeriis)의 서두에 나온다.

2) L. Doekes, Credo, Handboek voor de Gereformeerde Symboliek (Amsterdam: Ton Bolland, 1979), 16.

3) Doekes, Credo, 1.

4) Denzinger, Enchiridion Symbolorum Definitionum et Declarationum de rebus Fidei et Morum (Basel: Herder, 1999), 24

5) 제임스 엇셔는 아일랜드 교회의 종교개혁자로서 아일랜드 신앙고백(1615)의 주 작성자로 알려져 있다. 아일랜드 신앙고백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에 깊은 영향을 남겼다. 그는 웨스트민스터 총회에 초대를 받았으나 이를 거절하였지만, 총회에 미친 신학적 영향력은 결코 적지 않았다.

6) Kelly, Early Christian Creeds,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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