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헌옥 목사
천헌옥 목사

이 논제의 본론을 다루기 전에 먼저 필자가 인지한 사례를 한두 가지 말하는 것으로 시작하겠다. 첫 번째 사례는 3, 40명 정도 모이는 교회에 가서 6개월 정도 설교를 했는데 이상하게 그 교회의 50대 이상의 모든 여 성도는 거의 권사일 정도로 권사가 많았다.

조금 지나서야 그 이유를 알게 되었는데 평생을 개척교회를 하시다가 은퇴하신 후임 목사가 부임하면서 직분자를 세우고 몇 개월 후에 사임하면서 다른 목사님이 후임으로 오셨는데, 그도 오자마자 직분자를 세웠고 역시 몇 개월 후에 사임하고 후임이 왔다는 것이다.

그러기를 몇 차례 반복하니 교인들이 이를 이상하게 여겨 살펴보니 후임으로 왔던 목사들이 소위 말하자면 교회 장사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인 수당 프리미엄을 붙여 교회를 후임에게 인계하고 그 후임은 투자한 돈을 빼려고 또 직분자를 세우고 프리미엄을 더 붙여 교회를 넘기고 넘겼다는 것이다. 얼마나 황당했겠는가?

그리하여 150여 명이 모이던 교회는 교인들이 뿔뿔이 흩어지고 결국 3, 40명만 남았다는 것이었다. 필자가 설교하면서 교인들을 살펴보니 그들의 눈초리가 너는 진짜냐하는 따가운 시선을 보내는 것이었다. 몇 달을 그러다가 점점 풀어져 목사님 이제 저희들과 함께 식사하시죠.” 하게 되었다. 그럴 때까지 나와 아내는 교인들과 함께 식사도 못 하고 따로 점심을 먹었었다.

두 번째 사례는 수지의 어느 교회에서 일어난 일이다. 담임목사와 여전도사가 차 안에서 은밀히 만나는 것이 교인들에게 발각되어 생긴 문제이다. 그런 일이 A 교회에서 일어난 후 수지의 B 교회에서 일어났으니 같은 마귀가 A 교회에서 문제를 일으킨 뒤 B 교회로 간 게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이다. 이는 A 교회와 B 교회의 사건이 판박이 같기 때문이다.

그런 일이 드러나자 목사가 취한 행동도 엇비슷하다. 처음에는 사임하겠다고 했다가 이내 거둬들이고 눌러앉으려는 바람에 교회는 큰 시험의 소용돌이에 빠져 많은 성도들이 낙심하였는데, 다행히 A 교회는 분립이라는 인간적인 방법으로 해결(?)되었지만 B 교회는 아직도 내분이 계속되고 있다. 흩어진 교인들이 다른 교회로 갔다면 하나님 나라에 손실은 없겠지만 만약 믿음이 약한 자들이 세상으로 돌아갔다면 그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 것일까?

마가복음 9:42에는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또 누구든지 나를 믿는 이 작은 자들 중 하나라도 실족하게 하면 차라리 연자 맷돌이 그 목에 매여 바다에 던져지는 것이 나으리라.”

이제 주제의 본론으로 돌아가 보겠다. 어느 날 아침 기도를 하려고 자리에 앉았는데 갑자기 사도신경이 나를 사로잡았다. 기도 끝에는 주기도문을 하지만 그날따라 기도 시작하기 전에 사도신경을 해야 하지 않는가 하는 문제가 떠올랐다. 그래서 차분히 사도신경을 고백하기 시작했다.

전능하사 천지를 만드신 하나님 아버지를 내가 믿사오며, 그 외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사오니, 이는 성령으로 잉태하사 동정녀 마리아에게 나시고 본디오 빌라도에게 고난을 받으사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 장사한 지 사흘 만에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시며, 하늘에 오르사, 전능하신 하나님 우편에 앉아 계시다가, 저리로서 산 자와 죽은 자를 심판하러 오시리라. 성령을 믿사오며, 거룩한 공회와, 성도가 서로 교통하는 것과, 죄를 사하여 주시는 것과, 몸이 다시 사는 것과 영원히 사는 것을 믿사옵나이다. 아멘.

그런데 성령님의 음성은 그런 것이 아니었다. 한 줄씩 떼어서 진정으로 아멘 할 수 있는가라고 말씀하신다. 그래서 그렇게 해 보기로 했다. 필자는 이전 사도신경을 한다는 것을 미리 말해 둔다.

전능하사 천지를 만드신 하나님 아버지를 내가 믿사오며,(당연 아멘이었다)

그 외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사오니,(이도 아멘이다)

이는 성령으로 잉태하사 동정녀 마리아에게 나시고(물론 아멘이다)

본디오 빌라도에게 고난을 받으사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역시 아멘이다)

장사한 지 사흘 만에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시며,(아멘 주여!)

하늘에 오르사, 전능하신 하나님 우편에 앉아 계시다가,(아멘 아멘)

저리로서 산 자와 죽은 자를 심판하러 오시리라.(아멘 마라나타)

성령을 믿사오며,(진실로 아멘)

거룩한 공회와,(?) 성도가 서로 교통하는 것과,(?)

죄를 사하여 주시는 것과,(아멘)

몸이 다시 사는 것과 영원히 사는 것을 믿사옵나이다. 아멘.

(?)로 한 것 외에는 진실로 아멘이었지만 거룩한 공회(공교회)와 성도가 서로 교통하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이 많아서 쉽게 아멘 할 수 없었다. 거룩한 공교회는 내가 다니는 개체교회만을 가리키지 않는다. 우주적으로 지역과 시대를 넘어 모든 교회가 거룩하다는 것, 그리고 그 교회를 내가 인정하고 믿는다는 고백이다.

물론 주께서 세운 교회는 모두 거룩하다. 그러나 지상의 교회는 그렇지 못해 보이기에 아멘이 되지 않는다. 얼마나 많은 사이비와 이단이 대한 기독교나 대한 예수교라는 간판을 버젓이 달고 있지 않은가? 같은 성경을 읽고 그 성경으로 설교를 하고 듣는다. 하나님, 예수님, 성령님을 부른다. 그런다고 거룩한 교회라고 할 수 있을까?

그렇지만 영적으로 깨어 있고 성경을 성경대로 풀고 십자가의 공로를 전적으로 의지하며 사도신경을 진실로 '아멘' 하면서 참으로 주님을 나의 왕으로 섬기는 교회는 거룩한 교회로 인정하는 선에서 '아멘' 하기로 했다. 그리고 영적인 면에서 주님의 교회는 거룩하다. 흰옷 입은 거룩한 자만이 들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출석하는 교회만 아니라 이 땅의 모든 교회들을 위해 기도하기로 했다. 교회당을 세울 수 없어 토굴에서 은밀히 예배하는 핍박받는 북한의 교회를 위해, 기독교 서적을 팔았다고 7년 징역형을 때리는 중국교회를 위해, 미얀마 교회를 위해, 아프간 지역이나 모든 회교권 교회를 위해, 점점 복음이 사라지고 있는 교회 간판만 달고 있는 교회들이 거룩한 교회가 되기 위해 기도하기로 한다.

하지만 성도가 서로 교통하는 것에 대해서는 쉽게 아멘이라는 고백을 할 수 없다. 나는 진실로 내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고 있는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진실로 용서하고 용납하고 있는지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미워하는 성도는 여전히 미워하고 있지 아니한가? 나의 계산에 따라 성도를 저울에 달아보고 있지는 않은가?

위에 예로든 교회들에서 본 사례와 같이 교회를 장사꾼들의 마당으로 전락시킨 자들을 보면 마음이 더욱 무겁다. 그들도 예배 시작하면서 사도신경으로 신앙고백을 외우지 않았을까? 저들은 참된 신앙고백을 하였을까? 성도가 서로 교통하는 것은 저들에게 무슨 의미였을까?

그냥 예배 순서이기에 아무 의미 없이 외우고 지나가는 신앙고백은 신앙고백이 아니다. 만약 그렇게 하는 교인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한 줄씩 떼어서 진실로 아멘 할 수 있는지 자신을 점검해 보아야 할 것이다. 거짓이 아니라 진실로 하는 신앙고백이기를 위해 찬찬히 한 줄씩 뜯어 아멘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아침 빛 / 대한기독사진가협회 김종심 작가 작품
아침 빛 / 대한기독사진가협회 김종심 작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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