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 년에 두세 차례 집회 차 한국을 방문한다. 한국을 가게 되면 항상 분당에 머무른다. 우리 집 옆에는 율동공원이 있어 시간이 날 때마다 산책을 하곤 했다. 율동공원을 돌다보면 늘 공원 끝자락에 나이가 드신 할머니들이 대 여섯 분이 모여 집에서 재배한 채소들을 늘어놓고 팔았다. 특히 한 겨울에 맨땅에 앉아 채소를 파는 모습을 보면 안쓰럽기 그지없었다. 하루 종일 팔아도 얼마 되지 않아 보였다. 할머니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도록 채소를 모든 분들에게 조금씩 구입을 했다. 돈을 그냥 드리고 싶어도 혹시 마음을 상하게 할까 봐 염려되어 채소 일이천 원씩 구입하고 만원을 건넸다.

처음에는 이 상황을 의아해하시고 어려워했으나 시간이 흐름으로 이제는 할머니들도 내가 오기를 기다리고 반가워하셨다. 율동공원을 돌고 나면 항상 내 손에는 여러 채소가 가득했다. 채소를 처리할 방법이 없어 이웃에 있는 처제 집에 늘 갖다주었다. 처음에는 반갑게 받아 가던 처제가 어느 날부터는 난색을 하고 더 이상 가져오지 말라고 했다. 이유는 너무 많아 처리가 어렵다는 것이다. 앞으로 더 가져오면 다 버려야 하니 제발 그만 가져오라고 애원을 했다. 그래서 다음부터는 채소를 아파트 경비하시는 분들에게 골고루 나누어 드렸다.

율동공원을 일 년에 몇 차례 찾다 보니 할머니들이 오랜만에 보게 되면 반가워하며 왜 그동안 안 보였냐고 묻곤 했다. 나는 뉴질랜드에 살고 있는 목사라고 일 년에 몇 차례 방문한다고 자초지종을 이야기했다. 그 이후로는 멀리서 내가 보이면 목사님이라고 소리치곤 했다. 여느 때처럼 어느 날 채소를 구입하는데 할머니들이 이구동성 이렇게 이야기를 했다. '이곳에 교회 하나 세우시오. 우리가 다 갈 겁니다’ 아무튼 반가운 소리였다.

나는 한국을 방문하게 되면 제일 먼저 은행을 방문하여 만 원권 지폐를 수백 개 준비한다. 언제 어디서나 도움을 청하는 어려운 분들에게 주기 위함이다. 그리고 매일 저녁 1시간 정도 걸어서 길에서 노점상을 하는 분들의 물건을 구입한다. 동일하게 몇천 원어치 물건을 사고 늘 만 원을 주고 온다. 한결같이 모두들 기뻐하신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이것이 나에게 큰 기쁨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어려운 분들을 돕는 것은 세상에서 얻을 수 없는 신령한 기쁨이 있다. 나는 항상 구제의 주머니를 따로 준비한다. 특별히 외국을 방문할 때도 출국 전에 그 나라의 돈을 환전한다. 그곳에서 구걸하는 분들에게 주기 위함이다.

구제는 일회성의 행사가 아니라 삶이 되어야 한다.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할 의무이며 또한 하나님의 축복을 받는 지름길이다.

(신 15:10) 너는 반드시 그에게 구제할 것이요, 구제할 때에는 아끼는 마음을 품지 말 것이니라 이로 인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 범사와 네 손으로 하는바에 네게 복을 주시리라

(눅 12:33) 너희 소유를 팔아 구제하여 낡아지지 아니하는 주머니를 만들라 곧 하늘에 둔바 다함이 없는 보물이니 거기는 도적도 가까이 하는 일이 없고 좀도 먹는 일이 없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