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든의 신앙 선거 캠페인은 승리의 결정적 요소 중 하나
- 취임 후 바이든 정부의 반 기독교 정책은 지지율 하락의 결정적 요인 중 하나

김삼열 목사(고신대 신학과 B.A. 고려신학대학원 M.Div, 영국 아버딘 대학교M.Th, 벨기에 루뱅카톨릭 대학교Pre-Doctoral Program, 한울교회 부목사)
김삼열 목사(고신대 신학과 B.A. 고려신학대학원 M.Div, 영국 아버딘 대학교M.Th, 벨기에 루뱅카톨릭 대학교Pre-Doctoral Program, 한울교회 부목사)

 

서론

현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긴장 관계가 고조되면서, 정부에 대한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 결과 현직 대통령은 바이든의 직무 수행도 및 지지율이 일시적으로 상승했지만, 급격한 인플레이션, 국회 교착 상태, 코로나 19 바이러스 대응 미숙 등의 요인들로 인하여 취임 후 지속적으로 지지율이 하락하는 추세를 부인할 수 없다. 

바이든 지지율 하락을 분석하기 위해서 외교 및 정책, 국내 정치 지형만으로 분석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왜냐하면 유권자들의 지지율 이동은 더 다양한 요인으로 인하여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양한 시각으로 지지율 이동에 대해서 접근할 필요 있다. 특히 유권자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분류하고, 분류된 그룹에 따라서 지지율 이동을 분석하면 지금보다 더 입체적으로 현 상황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천편일률적으로 유권자를 정치 성향에 따라서 진보, 보수, 중도 세 그룹으로 나누어서 지지율 이동을 분석하면, 오직 정치적 측면에서만 현 상황을 이해하게 된다. 반면에 종교적으로 유권자들을 분류한 후에 지지율 이동을 분석한다면, 정치에서 작동하는 종교적 요인을 파악할 수 있다. 기존의 담론에서 잡아내지 못하는 새로운 측면을 잡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개신교 정신에 기반한 미국이라는 지형에서 종교는 정치 지형을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동할 것이다. 

 

 

2020년 대선 바이든의 승리 요인

1. 백인 복음주의 지지층 균열

백인 복음주의 신자들은 전통적인 공화당 지지층으로 분류된다. 2016년 대선에서 백인 복음주의 그룹은 84퍼센트가 트럼프에게 지지를 보냈다. 트럼프는 자신의 코어 지지층인 백인 복음주의 유권자들을 결집하기 위해서 임기 내내 백인 복음주의 친화적인 정책과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그러나 2020년 대선의 결과는 트럼프의 기대와 달랐다. 2016년에 비해서 7%가 하락한 77%의 지지를 백인 복음주의 유권자들에게서 얻는데 그친다.

그러한 원인은 조 바이든의 선거 캠페인 전략에서 찾을 수 있다. 그는 미국 역사상 주요 정당에서 불과 4번째 카톨릭 대선 후보였음을 강조하면서, 그의 카톨릭 신앙을 선거 캠페인의 중요한 부분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의 인생에서 신앙이 차지한 역할을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이는 트럼프의 핵심 지지층인 백인 복음주의 유권자들이 유의미한 정도로 이탈하도록 유도한 전략이었다. 최소한 미국의 기독교 정신을 강조하는 전통적인 보수층 유권자들 결집을 막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담긴 캠페인이었다.

바이든 캠프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백인 복음주의 유권자들을 공략하기 위해 엄청나게 노력했다. 특히 복음주의자인 조시 딕슨을 바이든 선거 캠프의 종교담당 감독으로 임명하면서, 백인 복음주의자들에게 우호적인 제스쳐를 취했다. 그 결과 바이든은 백인 복음주의자 유권자 중 24%를 득표하게 되는데, 이는 2016년 힐리러의 16%에 비해서 8% 높은 수치였다. 트럼프로 백인 복음주의 유권자에게서 7%를 잃을 동안, 바이든은 8%를 득표한 것이다. 이는 전체 유권자의 거의 4분의 1에 달하는 복음주의자들의 비율을 고려하면, 대선 승리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동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를 들면, 조지아 주는 인구의 3분의 1이 복음주의 개신교인으로 분류된다. 2016년에 트럼프는 백인 복음주의자들에게서 무려 92%를 득표한 반면, 힐러리는 5%를 득표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2020년 대선에 트럼프는 85%를 득표한 반면에, 바이든은 14%를 득표한다. 힐리러의 3배에 가까운 지지율을 얻은 것이다. 이는 격전지로 분류된 조지아 주를 빼앗아 오는 결정적인 계기였다. 2020년 대선 결과는 한 가지 사실을 증명한다. 바이든은 백인 복음주의자들이 이탈을 유도했고, 이는 결정적인 차이를 만들어 냈다. 

 

2. 백인 카톨릭 신자와 비복음주의 개신교인

2016년 카톨릭 신자들의 50%는 트럼프를 지지한 반면, 46%는 힐러리를 지지했다.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가 47%를 득표하는 동안, 바이든은 52%를 득표한다. 트럼프는 3%를 잃은 반면, 바이든은 5%를 얻었다. 약 8%의 역전 효과를 누린 것이다. 카톨릭 유권자들이 바이든으로 이동한 현상은 백인들에게서 더욱 두드러진다. 백인 카톨릭 유권자들은 2016년에 31%만 힐러리를 지지했으나, 2020년 대선에서는 42%가 바이든에게 지지를 보냈다.

이러한 카톨릭 유권자들의 이동 현상은 카톨릭 신자 인구 비율이 높은 중서부의 격전지에서 결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위스콘신과 펜실베니아는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가 접전 끝에 가져온 주들이었는데, 바이든은 카톨릭 유권자들의 이동 현상으로 인하여 지난 대선의 결과를 뒤접어 버린 것이다. 특히 백인 카톨릭 신자들에게서 바이든의 지지율 상승은 승리에 결정적이었다. 

뿐만 아니라 백인 중 비복음주의 개신교인들의 이동현상도 주목할만 하다. 2016년 대선에서 백인 비복음주의 개신교인 중 37%가 힐러리를 지지한 반면, 57%가 트럼프를 지지했다.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의 지지율 변동은 없었던 반면, 바이든은 43%의 지지를 얻어낸다. 이처럼 바이든은 트럼프를 지지했던 백인 카톨릭 유권자 그룹과 백인 비복음주의 개신교인들의 이탈을 기반으로 주요한 격전지를 승리할 수 있었다. 

 

(취임 이후 바이든 지지율 추세. 사진: news.gallup.com)
(취임 이후 바이든 지지율 추세. 사진: news.gallup.com)

 

바이든 지지율 하락 요인: 흑인 개신교 그룹과 백인 카톨릭 그룹의 이탈

도표에서 볼 수 있듯이 취임 한지 1년이 약간 지난 2022년 2월 현재 바이든 정부는 급격한 지지율 하락을 겪고 있다. 게다가 하락 추세를 막고 반등하지 못하고 지속적인 하락을 겪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백인 복음주의자들은 여전히 바이든에게 지지를 보내지 않는다. 취임 직후 백인 복음주의 유권자들은 22%가 바이든 정부를 지지했으나, 현재 14%로 하락했다. 그러나 이는 유의미한 변화로 간주할 수 없다. 왜냐하면, 바이든이 백인 복음주의 유권자들에게서 획득한 15%와 크게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바이든의 급격하고 지속적인 하락은 다른 유권자 그룹에게서 찾을 수 있다.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인 흑인 개신교인들과 특정 종교에 속하지 않은 유권자 그룹에게서 급격한 하락이 일어났다. 흑인 개신교인들은 바이든 취임 직후 92%에 달하는 절대적인 지지를 보냈으나, 2022년 2월 현재 65%까지 하락했다. 게다가 무교 또는 어느 종교에도 속하지 않은 유권자 그룹은 2020년 대선에서 71%에 달하는 지지를 바이든에게 보냈다. 특히 이 그룹 중 무신론자는 무려 87%에 달하는 이들이 바이든에게 지지를 보냈다. 그러나 이 그룹의 지지율은 현재 47%까지 하락했다. 이러한 현상은 가장 바이든 지지율 하락의 원인 중 가장 두드러진다. 

뿐만 아니라 트럼프에게서 바이든으로 이동한 백인 비복음주의 개신교인들과 백인 카톨릭 신자들의 지지율 하락 역시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백인 비복음주의 개신교인들은 취임 초기 40%의 지지를 보냈으나, 현재 31%까지 하락한 상황이다. 게다가 카톨릭 신자 전반에서 지지율 크게 꺾인 상태다. 취임 초기 56%에서 현재 46%까지 하락했다. 특히 백인 카톨릭 신자들은 35%만 바이든을 지지하다고 밝혔는데, 이는 취임 초기 46%에서 11%나 하락한 수치다. 반면에 히스패닉 카톨릭 신자들은 여전히 64%에 이르는 비율로 바이든을 지지하고 있다. 따라서 카톨릭 신자들에게서 이탈 현상은 백인 카톨릭 신자들의 이탈이 주요 원인이라고 결론내릴 수 있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트럼프에게서 이탈한 백인 복음주의자들은 원대 복귀 중이다. 그리고 트럼프에게서 이탈하며, 바이든에게 승리를 안겨준 결정적 캐스팅 보트였던 백인 카톨릭 신자들과 백인 비복음주의 개신교인들의 이탈이 바이든 지지율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작동하고 있다. 게다가 전통적인 친 민주당 성향의 종교 그룹들이 대거 이탈하는 현상 또한 주목해야 한다. 흑인 개신교인들과 어느 종교에도 속하지 않은 이들의 급격한 이반이 지지율 하락 현상을 주도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서 바이든의 반 기독교적 정책을 꼽을 수 있다. 바이든은 신앙을 중요한 부분으로 삼은 선거 캠페인으로 인하여 백인 카톨릭 유권자들을 끌어왔고, 트럼프 핵심 지지층인 백인 복음주의 유권자들의 충성도를 하락시켰다. 그러나 동성 결혼 및 낙태에 허용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카톨릭 내부에서 바이든 정부의 반 기독교적 정책을 두고 분열이 가속화 되고 있다. 그리고 카톨릭 지도자들 역시 다른 정책은 지지하나, 낙태와 동성애 문제 관련해서는 강력한 반대를 표명하면서, 바이든 정부에 대해서 유보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그 결과 백인 카톨릭 유권자들은 이탈하고, 백인 복음주의 유권자들은 다시 트럼프와 공화당으로 집결해버렸다. 게다가 바이든에게 절대적인 충성을 보였던 흑인 개신교인들의 결집이 와해 되어 버렸다. 요약하면, 신앙 중심의 캠페인으로 끌어온 캐스팅 보트들을 반 기독교 이슈로 인하여 잃어 버린 것이다. 동시에 상대방의 결집을 도운 결과까지 초래한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특정 종파에 속하지 않았거나 종교가 없는 유권자 그룹의 지지율을 끌어온 것도 아니다. 71%에 달하던 이 그룹의 유권자들이 47%까자 하락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결론

이러한 현상은 다음과 같은 결론에 이른다. 미국의 정치 지형에서 종교 관련 이슈에서 진보적 아젠다는 득표에 도움이 안된다는 것이다. 특히 민주당에게 전통적인 지지층의 이탈과 친 공화당 지지층의 결집만 초래할 뿐이다. 도리어 민주당과 조금은 어울리지 않는 친 기독교적 색채가  공화당의 지지층을 균열내고, 격전지에서 캐스팅 보트를 획득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여태 살펴본 것처럼 민주당에게 우호적인 종교적 유권자들은 낙태와 동성애 이슈에 부정적으로 예민하게 반응하나, 종교적 중립 지대는 무관심하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을 종교 카테고리로 분류했을 때, 민주당의 진보적 아젠다는 중도층을 공략할 수 없는 전략이라는 결론으로 귀결된다. 이러한 결론을 마주한 민주당과 바이든 정부가 추후에 어떤 전략을 선택할지 지켜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일 것이다. 

글을 마무리 하면서, 기독교 언론에게 한 가지 제안하고 싶다. 한국 교회도 미국처럼 유권자들을 종교별로 분류하고 심층적으로 분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종교 관련 이슈에 따라서 유권자들의 반응이 어떤지 명확하게 드러내는 지표가 없다. 따라서 종교 관련 이슈에서 한국 개신교회의 목소리가 정치권에 잘 전달이 되지 않는다. 대형교회 일부 목사들의 이야기를 청취하거나 기도회 또는 행사에 참석하는 정도로 그친다. 심층적인 분석을 통해서 이슈별로 요동치는 지표는 정치권이 한국 교회가 중요하게 여기는 이슈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할 것이다. 종교별 유권자를 구별하고 지지율 이동을 분석하는 모델의 개발은 한국 개신교회의 목소리가 정치권에 효과적으로 전달되도록 도울 것이다. 그래서 한국 교회가 대한민국의 문화와 정치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귀중한 통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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