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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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신대나 복음병원이나 위기라는 말들은 많다. 고신대는 학생 수의 감소로 재정적인 위기를 당하고 있고 직원들의 월급도 이리저리 빌려 그때그때 겨우 메꾸고 있다는 현실 상황이 알려진 지 벌써 오래되었다. 또 복음병원에 대한 위기의식은 이미 상존해왔다. 지금은 일천 수백억 원의 부채에다 수입은 감소하고 있으며 인사 문제 등의 비리(?)로 설왕설래하고 있다. 심지어 올해 안에 관선이사가 파견될 가능성이 있다고 걱정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런 상황인데 막상 법인이사회나 총회 지도부에서는 얼마나 고민을 하며, 어떤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 혹 아무 고민도 안 하고 있는 건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다.

우리는 벌써 오래전부터 닥쳐오는 위기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해왔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교단적인 아무런 대책도 논의도 없다. 물론 수년 전에는, 신대원을 부산으로 옮겨 영도캠퍼스로 통합하고 재정문제를 해결하자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된 적이 있다. 그러나 여기에 반대가 만만찮았다. 반대하는 이유들을 요약하며 두 가지다. 첫째는 본래 고려신학교(신대원)이 모태가 되어 대학이 생겼는데 부산으로 통합되면 교단 교육의 우선순위가 완전히 역전 돼 버릴 수 있다는 것이고, 둘째는 고신총회가 수십 년의 논의와 노력을 통해 신대원을 수도권으로 옮겼는데 다시 부산으로 간다는 것은 역시 역사의 역주행이 아니냐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대학의 영도 통합논의가 무산되었고 그 후로는 고신대의 미래에 대한 아무런 공적인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제는 위기가 현실적으로 다가와 있는 절박한 상황이다. 학교 본부나 이사회가 벌써 범교단적인 비상대책위원회를 조직하고 근원적인 반성과 논의를 시작했어야 했다. 그러나 다들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나마 일선에서 은퇴한 20여 명의 목사 장로들이 고신감시단이란 이름으로 모임을 만들어 교단의 교육 기관들이 맞고 있는 위기에 대해 많은 염려와 함께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 때로 당국자들에게 건의도 하고 지적도 하지만 오히려 냉소적인 반응만 얻고 있는 상황이다. 하여간 도무지 경각심이 없다. 보기는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듣기는 들어도 듣지 못한다. 바깥에서의 지적과 경고가 저들의 눈과 귀를 더 막히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이들을 보면서 하나님께서 이사야와 예레미야와 같은 선지자들을 보내시면서 너는 가서 이 백성의 마음을 둔하게 하며 그들의 귀가 막히고 그들의 눈이 감기게 하라고 하셨던 하나님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도 아직은 교단에 대한 애정과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있으니 다행이다. 이들이 말하는 미래대책에 대한 의견들을 종합해보면 대략 다음과 같다. 첫째는 복음병원을 경영을 잘 할 수 있는 대학이나 법인을 찾아서 저들에게 양도하자는 것이다. 고신총회는 처음부터 복음병원 설립이념과 목적을 따라 제대로 경영해오지 못했다. 그러면서 복음병원이 오히려 교회 지도자들의 비리와 분열과 갈등의 진원지가 돼왔고, 자체 안에서도 비리가 많았다. 따라서 제대로 경영도 못 하면서 붙들고 있을 이유가 없다. 둘째는 고신대학을 과격할 정도로 구조조정해서 천안 캠퍼스로 합하자는 것이다. 그래서 장로교신학대학교처럼 신대원이 리더십을 갖는 학교로 개편해야 한다는 것이다. 고신의 마지막 보류는 고려신학대학원이기 때문이다. 이런 구조적인 큰 개편에는 많은 재정이 필요하다. 이 재정은 복음병원을 다른 데 양도하는 것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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