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의적 차원에서 교리는 삶을 변화시키는 힘
- 하나님 앞에서 바르게 목회를 하면 상을 주실 것이라는 믿음이 교리적 목회의 중심

(사진: 도지원 목사 프로필. 예수비전교회 제공)
(사진: 도지원 목사 프로필. 예수비전교회 제공)

 

1. 자기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저는 서울대 치대에서 공부하고 종합병원에서 치과의사로 2년 정도 근무하다가 신학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의사가 되기 전에 이미 목회자로 소명을 받았기에 병원을 그만두고 신대원 입학에 주저함이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미국의 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1년 공부한 뒤에 어차피 한국에서 목회할거고 학자로서 생각이 크게 없어서 한국에서 신학 공부를 이어갔습니다. 제 신학적 성향과 영향을 받은 인물들의 신학과 부합하는 합동신학대학원을 택했습니다.

그리고 200049일 교회 개척을 시작했고, 그 뒤로 234개월간 목회를 해왔습니다. 교리와 부흥 컨퍼런스는 2012년부터 계속 해왔는데, 2015년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1년을 중간에 쉬었습니다.

 

2. 목회의 괴리가 있다는 선입견에 대해서 개인적인 생각을 밝혀 주십시오.

먼저 말씀 드리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교리가 어떤 의미로 쓰이느냐에 따라서 교리와 목회의 관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 입니다. 일반적으로 교리라 하면 교회사 속에서 체계화된 가르침으로 볼 수 있죠. 공회의를 통해서 확정된 권위있는 가르침이죠. 이는 도그마, 교의라고 합니다. 이는 협의적 차원에서 교리에 대한 정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목회와의 관계 속에서 논하려는 교리는 협의적인 교의적 차원이 아니라, 광의적인 차원에서 정의하는 교리입니다. 광의적으로 성경의 가르침을 교리라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성경이 가르치는 내용 자체가 교리적이기 때문이죠. 성경은 특정한 진리를 전해주려고 하는 것이므로 교리라고 할 수도 있죠. 이처럼 성경의 가르침 전체가 교리적이므로, 성경의 가르침이라는 의미에서 교리를 목회와 연결시켜 논하고 싶습니다.

많은 분들이 지나치게 교리를 강조하면, 교회 성장에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광의적인 차원에서 교리는 성경의 가르침이기에, 교리에 충실한 목회를 하면 성경적 목회가 됩니다. 성경의 가르침대로 목회한다면, 하나님게서 그 목회를 축복해주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또한 교리는 성경의 가르침이기 때문에 가장 목회적이라고 생각합니다.

 

3. 목회에 필요한 본질적 이유는 무엇입니까?

목회라는 자체가 성경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따라서 목회는 교리적이어야 합니다. 교리에 대한 광의적 정의에 의하면 말이죠. 결국 교리적 목회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목양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필수적 입니다.

 

4. 목회현장에서 잘 적용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교리가 목회에 있어서 구체적인 도움이나 원하는 결과를 내는데 있어서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하기 때문 아닐까요? 일반적으로 목회자들은 교리가 교회성장에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교회성장에 몰입하면, 교리를 강조하지 않게 됩니다. 교회를 성장시키는데는 얼마든지 다른 방법이 있거든요. 성도들 역시 교리가 자신들의 필요를 채워준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교리가 현실적인 필요를 채워줄 수 없다고 생각하는거죠. 그러한 이유로 성도들도 굳이 교리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겁니다.

 

5. 목회 현장에 잘 녹아들기 위해서 필요한 선작업들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이에 대한 실제 경험을 나누어 주십시오.

대학생들 집회를 인도하다가 질문한 적이 있습니다. 교리가 좋은거라고 생각하는지,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말이죠. 그런데 나쁜 것이라는 반응이 훨씬 많았습니다. 이게 교리에 대한 일반적인 경향입니다. 교리는 분열을 조장한다는 인식이 있거든요. 따라서 교리에 대한 오해를 먼저 정리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교리의 선함과 중요성, 필요성을 갖도록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특히 우리 시대에는 교리에 대해 무관심합니다. 현실적인 필요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생각들을 바꾸어 주는 작업이 지속적으로 있어야 합니다. 결코 하루아침에 되지 않을 겁니다. 목회하는 과정에서 설교하고 가르칠 때마다, 교리에 대한 오해나 무관심을 깨트려 주고, 관심을 가지는 작업은 지속적으로 해야 합니다. 저도 처음부터 교리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습니다. 설교하면서, 교리의 중요성 및 실제적인 의미를 은연 중에 계속 가르쳤습니다.

 

(사진: 예수비전교회 제공)
(사진: 예수비전교회 제공)

 

6. 목회현장에서 녹여내기 위해서 목회자 개인이 준비해야 할 역량 및 과정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교리는 성경에서 나오는 것이므로, 성경을 잘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목회자들이 성경 읽기를 꼭 해야 합니다. 성경의 내용들을 끊임없이 익히고 은혜를 경험해야 합니다. 그리고 교리를 성도들에게 가르치려면, 교리 내용을 잘 알아야 하겠지요.

제 경우에는 설교를 할 때마다 설교 본문과 연관되는 교리에 대해서 조직신학책이나 신앙고백서를 찾아서 반드시 다시 정리를 합니다. 교인들에게 논리정연하게 말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거죠. 최소한 설교를 준비할 때만큼은 조직신학 서적이나 신앙고백서를 찾아서 정립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7. 교리를 익히고 설명하기에는 지적 역량이 부족한 목회자들도 있다. 그러나 그들도 사명을 받았을진대, 그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

저는 교리를 가르치지 않는 이유가 교리를 익히는게 어려워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관심의 문제라고 봅니다. 하나님께서 성경을 통해서 가르치고자 하는 교리들이 어려워서 못 배울 내용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우리가 알 수 있도록 말씀하셨기 때문이죠. 꼭 필요하다면,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노력하면 됩니다. 특별한 전문적 과정을 이수해야 하는 것들이 아닙니다. 신학 과정을 거칠 때, 배웠던 조직신학 서적을 찾아보는 정도로 충분합니다.

 

8. 교리를 잘 가르치는 것은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교회가 성장하는데 도움이 안된다면 목회자의 에너지만 소비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교리와 교회 성장에 대한 의견 및 경험을 나누어 주십시오.

교리가 교회 성장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바른 길로 가도록 가이드해줄 뿐이지, 성장의 도구는 아닙니다. 하지만 목회자들이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하나님 앞에서 바르게 목회 한다면 그 목회를 축복하실 것을 믿고 기대해야 합니다. 교리를 가르치는 것은 결국 믿음의 문제인 겁니다. 내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목회할 때, 하나님께서 도와주시고 열매를 주실 것이라는 믿음 말이죠. 교리를 가르치는 목회는 하나님을 신뢰하는 목회라는거죠. 그런 점에서 교리가 교회 성장과 무관하다고 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교리가 교회 성장을 반드시 가져온다고 할 수는 없지만, 교회 성장과 관련이 있다고는 말할 수 있습니다.

제가 특별하게 기억나는 것은 개척 초기에 설교할 때, 2-3년 동안 교인들이 오지 않았습니다. 그 때마다 제 설교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설교해도 과연 성도들이 올까? 성경에 충실한 설교를 해서 가르쳐도 성도들은 오지 않으니 고민이 생겼던 겁니다. 이렇게 해서 교회가 될까 라는 갈등이 계속 생겼습니다. 그렇게 몇 년 지내다가, 3-4년차 쯤에 교인들이 오기 시작하더군요.

제 마음에 드는 생각이 뭐냐면, 성경에 충실하게 설교해도 교인들이 온다. 하나님께서 결국 사람들이 보내주신다는 확신, 축복해주신다는 확신이었습니다. 성도들을 보내어 주신 것은 교리와 성경내용을 깊이 전달하려고 애쓴 것에 대해서 축복해주신 결과가 아닌가 생각 해봅니다.

 

9. 교리적 목회는 신학생들에게는 매력적으로 다가오겠지만, 성도들에게 생소할 수 있습니다. 이를 설득하고 적응시키는 과정에 대한 경험을 나누어 주십시오.

반발이 전혀 없지는 않았습니다. 어떤 분은 정식으로 저에게 요구하셨습니. 성경만 이야기하지 말아달라. 목사님의 간증을 들려달라. 예화를 들어달라. 제가 너무 성경만 이야기 한다는거죠. 그러나 그 분은 제가 경험한 삶 속에서 하나님이 더 궁금했던 겁니다. 그리고 그 생각 속에 자리 잡고 있는 관점이 있었던거죠. 교리와 삶은 분리되어 있다는 관점 말이죠.

교리가 왜 중요합니까? 교리는 삶과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식으로 끝나고 신학적인 개념으로 전달되니까 의미가 없게 느껴지는 겁니다. 교리는 체계적 이론으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은 교리는 삶에 대한 것입니다. 예를 들면 바울서신을 보면, 교리적 설명을 하고 삶에 적용하는 순서를 밟는다. 이처럼 교리는 삶을 위한 것입니다.

마틴 로이드 존스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교리는 지식을 위한 것이 아니고, 결국에는 하나님을 알게 하는 것이라고. 하나님을 예배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라는거죠. 이와 같이 교리가 삶에 대해 갖는 실제적인 점을 일깨워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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