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명 목사(브니엘 교회 담임목사)

 

12. 앞서 언급했던 비판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가 청소년 사역에 진력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간단합니다. 청소년이 한국교회의 미래니까요. 그래서 저는 다음세대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3. 한국교회 청소년 사역의 강점과 단점을 각각 진단해주실 수 있을까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한 가지 장점을 꼽자면 매년마다 하는 동계, 하계 수련회입니다. 전 세계 어느 교회에서도 이렇게까지 집중적으로 인력과 물력을 투자해서 수련회를 준비하지 않을 겁니다. 그 때 아이들이 은혜 받고 결단 받고 변화되는거죠.

동시에 단점이기도 합니다. 이걸로 사역이 끝난다는거죠. 하계수련회 잘하고 나면, 마음을 놓는 경향이 있다는거죠. 인력과 물력을 집중 투자하는만큼 1년 농사의 큰 부분이라고 생각하니까요. , 한국교회가 수련회에 힘을 쏟는만큼, 청소년 사역이 지나치게 이벤트 중심적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한국교회의 청소년 사역이 청소년을 돌보고 양육하면서 제자로 키워내는 사역, 나아가서 그 교회의 일꾼으로 세우는 사역이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봅니다. 수련회라는 강력한 은혜의 수단이 있지만, 수련회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긴 호흡의 사역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간과된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14, 인터뷰 내내 목사님께서는 청소년 사역을 긴 호흡으로 바라보고 양육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그리고 목회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한 마디로 오랜 시간 많은 에너지를 들여야 함을 강조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청소년 전담 사역자를 두어야 할 텐데요. 그러나 한국교회 현실상 그렇지 못합니다. 이는 청소년 사역에 있어서 한국교회의 또 다른 부족한 점으로 봐도 될까요?

그렇죠. 어른들 100명에 드는 목회적 에너지보다 청소년 100명에 드는 목회적 에너지가 훨씬 큽니다. 그러므로 교회가 여건이 허락되고 할 수만 있으면 청소년 전담 사역자를 두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청소년 사역자들이 주일에만 가르치는 주일학교 사역이 아니라, 목회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다음세대가 살아날 수 있습니다.

 

 

15. 청소년 사역자 1세대로서, 한국교회 청소년 사역이 나아가야 할 전반적인 방향에 대해서 의견을 주신다면?

간단합니다. 목회로 보자는 겁니다. 청소년들이 커서 교회의 일꾼이 될텐데, 평생 목회의 관점으로 접근하자는거죠. 어차피 인생이란게 각 시기마다 과정이 있지만, 전체로 놓고 보면 하나의 인생입니다. 시기별로 딱딱 잘라서 따로 떼어낼 수 없습니다. 다음 시기로 이어지는거죠.

그러므로 어린이 목회가 청소년 목회가 되고, 청소년 목회가 청년 목회가 되고, 청년 목회가 장년 목회가 되고, 장년 목회가 노인 목회가 되는 겁니다. 그러므로 평생 목회 관점으로 청소년 사역을 바라보자고 제안해 봅니다.

 

16. 청소년들을 위해서 개교회가 특별히 노력 해야 될 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현대교회의 가장 큰 위기가 다음세대인 것은 더 말할 것도 없죠. 그런데다가 코로나로 인하여 더 큰 위기에 봉착했습니다. 어른들은 상대적으로 크게 줄지 않았는데, 청소년들은 대부분의 엄청난 감소폭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약점이기 때문에 집중해야 한다는거죠.

올해 저희 교회가 공격적인 표어를 세웠습니다. “오직 다음세대입니다. 외부에서 보면, 저희 교회가 다음세대 사역을 잘해서 그런 표어를 세웠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게 아닙니다. 부족한 부분이기 때문에 그러는 겁니다. 절실해서 그렇게 하는 겁니다. 집중하자는 겁니다부산에서도 저희 교회가 위치한 곳은 노령 인구가 집중되어 있는 곳입니다. 젊은이들은 떠나는 지역이기도 하죠. 그러니까 아이들이 많아질 수 없는 지역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공격적으로 절실하게 나가는 겁니다.

 

17. 청소년들과 윗 세대들 간의 신앙 전수가 유기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함께 노력하는 겁니다. 공동체성을 회복하자는 겁니다. 같이 밥 먹는 시간, 같이 예배하는 시간, 같이 부르는 노래, 같은 공간에서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시간 등을 의도적으로 마련하는 겁니다. 시스템적으로 공동체로서 함께 하는 시간과 공간을 만들어야 합니다.

 

18. 윗 부분에서 나누어 주신 이상에 부합하는 청소년 사역의 모델이 되는 교회 또는 사역자를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그리고 콕 집어서 소개하시는 이유도 부탁 드립니다.

이 부분이 제일 힘듭니다. 잘하고 계신 사역자들이 많습니다. 후배 중에서는 울산신정교회 담임목사인 김보성 목사, 선배 중에서는 함께하는교회 담임목사로 시무하시는 황동한 목사님입니다. 그리고 사직동 교회가 다음세대와 장년들이 이질감 없이 잘 융화되는 좋은 예시입니다. 오후예배에 청년과 청소년들이 많은 수가 참여합니다. 이는 사직동교회의 오랜 전통입니다.

울산신정교회나 함께하는교회가 아니더라도 다음세대가 잘되는 교회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교회의 최우선 과제가 다음세대라는 겁니다. 다음세대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집중적으로 노력하니까 다음세대가 살아나는거죠.

 

(사진: 브니엘교회 다음세대 전도축제 전경)
(사진: 브니엘교회 다음세대 전도축제 전경)
(사진: 브니엘교회 다음세대 전도축제 전경)
(사진: 브니엘교회 다음세대 전도축제 전경)
(사진: 브니엘교회 다음세대 전도축제 전경)
(사진: 브니엘교회 다음세대 전도축제 전경)

 

19. 지금부터 청소년 사역의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출산율 저하와 신앙 전수가 잘 안되는 현실, 입시 경쟁 심화 등을 들어서, 대부분이 한국교회의 다음 세대에 대한 전망이 어둡다고 합니다. 언급한 현실 이외로 한국교회 다음 세대에 대한 전망이 비관적인 이유가 또 있을까요?

비관적인 전망은 모두가 아는 내용이죠. 출산률 저하, 청소년 문화 세속화 등. 그런데 저는 오히려 이게 교회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이미 세상과 학교는 청소년에 대한 답이 없습니다. 아이들을 제어할 수도 돌볼 수도 없습니다. 현실을 보면 공권력이나 법이 개입해야만 청소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지경이죠.

이런 절망적인 상황에서 교회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청소년들은 외롭고, 열등감이 많고, 미래가 두렵고, 고민이 많습니다. 이런 아이들을 교회 아니면, 어디에서 돌볼 수 있을까요? 교회가 이런 청소년들을 잘 돌보고 변화시키면 부모님들까지 감동을 받습니다. 자연스럽게 청소년 목회가 성인 목회로 이어지는 거죠.

한 편으로는 다음세대에 집중하는 것이 지역의 작은 교회들의 생존전략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대형교회 가보면 청소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비율로 따져보면, 2-3%에 지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면, 만 명 교회에 청소년이 천 명이 되는 경우는 찾기 힘듭니다. 그러나 백 명 교회가 청소년 열 명 만들기는 대형교회의 경우에 비해서는 쉽습니다. 만 명 교회에 청소년 천 명이 힘든 이유는 간단합니다. 어른들은 말씀이 좋으면 멀어도 그 교회 갑니다. 그런데 청소년들은 멀면 안 갑니다. 어른들은 유명한 목사 찾아가고, 좋은 설교 찾아가고, 양육 시스템과 건물이 잘 갖춰진 교회 찾아가지만 아이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반대로 작은 교회는 사역자 또는 교사들이 열심히 하면, 지역 청소년들을 전도하고 돌보면, 교회 전체 숫자에 비해서 높은 비율의 청소년들을 감당할 수 있습니다. 어른보다 아이들 전도하기가 더 쉽거든요. 실제로 그런 경우들을 많이 봤습니다. 장년 성도는 20명인데, 청소년들이 20명인 경우 말이죠. 오히려 지역의 작은 교회들이 지역에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성심껏 잘 돌볼 수 있다는 겁니다. 아이들은 교회의 건물이 크고, 시설이 좋고, 양육 시스템이 잘되어서 교회를 가는게 아닙니다. 작은 공동체라도 따뜻하게 맞이해주고, 사랑해주고 관심을 주는게 좋아서 가는 겁니다. 그리고 청소년들은 곧 어른이 됩니다. 얼마 안가서 그 교회의 일꾼이 되는 겁니다. 이런 측면에서 작은교회의 생존전략이라고 말씀 드리는 겁니다. 그래서 예전에 제가 작은교회 자립하기 운동을 하면서, 다음세대를 전도하자고 강조를 했었죠.

 

20. 전반적인 현실과 전망이 어둡다면, 개교회 및 사역자 개인기에 맡겨 놓아서는 안될 것으로 사료됩니다. 총회적인 차원 또는 그에 준하는 거시적인 접근이 필요할 듯 합니다. 10년 이상을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 및 비전 같은 구조적인 접근 및 대안 말이죠. 이에 대해 목사님께서 개인적으로 제안하실 부분이 있을까요?

교단이나 총회 차원 또는 교계 차원에서 해야 할 일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지역교회의 다음세대 살리기 운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아이들은 지역 중심이니까요. 그 지역에 있는 교회가 아이들을 잘 섬길 수 있도록 큰 교회와 총회가 물질적으로 지원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례로 제가 몇 년 전에 부산에 있는 작은 교회 100교회 정도를 대상으로 16주 동안 무료로 세미나를 제공한 적 있습니다. 식사도 제공했구요. 작은교회가 다음세대를 전도에 대한 내용이었죠. 그 세미나에 참석하신 분 중에 창원에서 오신 분이 있었습니다. 교회에서 혼자 오셨는데, 그 한 분이 30명을 전도하셨더라구요. 그리고 그 세미나 이후에 열 교회 가량이 주일학교가 없었다가 생겼습니다. 이런 사역들을 교단이나 총회, 교계가 한다면 파급력은 훨씬 크겠지요.

저희 교회 청소년들에게 와플, 슬러시, 소떡을 간식으로 제공했습니다. 아이들이 너무 행복해 했습니다. 그래서 저희 교회에서 몇 교회에게 와플 기계를 제공하면서 다음세대 전도 방법을 전수했습니다. 실제로 효과를 많이 봤습니다. 이건 제 개인적인 소망입니다. 푸드트럭을 하나 사서, 작은교회가 청소년 초청 행사를 할 때, 간식만 제가 만들어 주면 어떨까 상상해봅니다. 작은교회들은 아이들을 초청할만한 거리나 줄만한 것을 마련하기 쉽지 않습니다. 푸드트럭으로 제가 간식 문제를 해결해주면, 작은교회가 다음세대 행사를 할 계기를 마련해주지 않을까 기대하는거죠.

교회개척하고 20년이 지났는데, 장년 성도들은 조금 있는데 주일학교 학생이 한 명도 없는 교회였습니다. 그 교회가 마음을 먹고 두 달 간 아이들을 전도했습니다. 행사 당일 아이들이 50명이나 온 겁니다. 그 교회 목사님께서 눈물을 흘리시더라구요.  물론 다음 주에 그 아이들이 전부 교회 온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교회에 한 번이라도 발을 들여 놓았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 때 저희교회가 간식을 지원해 드렸습니다. 그런 부분이 해결되니 작은교회들도 다음세대 사역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겁니다.

이제 다음세대 사역은 대형교회에 답이 없습니다. 지역교회가 지역 청소년을 살려야 합니다. 제가 청바지 사역을 하면서 가졌던 비전이 있습니다. 지역의 각 교회에 청소년을 살리고 싶은 한 사람만 있으면, 청소년들을 살릴 수 있거든요. 그래서 청소년들을 사랑하는 사역자들을 천 명 정도 세우고 그 분들이 각 교회에 포진해서 열심히 사역하면 다음세대에 희망이 있다는 비전 말입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다음세대 사역의 대안은 지역의 작은 교회들에게 있습니다.

 

21. 작은 교회, 특히 청소년부서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교회에서는 앞서 언급한 모든 방법론이 의미 없을 수 있습니다. 맨바닥부터 시작해야 하는 현실에 있는 교회 및 청소년 사역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을까요?

한 영혼이 중요합니다. 한 영혼에 대한 집중력을 잃어버리면, 목회는 일이 됩니다. 그런 목회를 하나님께서 기뻐하실까요? 큰 사고를 치는 것만이 타락이나 변질이 아니라고 봅니다. 한 영혼에 대한 소중한 마음을 잃으면 그 또한 타락이나 변질이라고 봅니다.

 

22. 청소년 사역자의 비전을 가진 후배들에게 해주신다면?

강사가 되지 말고 목회자가 되십시오.

 

23. 성과가 안 나올 때 절망하는 다음세대 사역자들에게 하실 말씀이 있다면?

어떤 분이 그러시더라구요. 전도에 실패는 없다. 전도의 실패는 전도를 하지 않는 것이다. 올해 저희교회가 3년 만에 전도축제를 했습니다. 많은 투자를 했죠. 지역에 거주하는 아이들을 교회에 초청해서 먹이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하는데 4천만원 가까이 투자했습니다. 단 하루를 위해서 말이죠. 그 다음 주에 그 아이들이 교회 왔을까요? 아무도 안 왔습니다(웃음). 그래도 저희교회는 내년에 또 할 겁니다. 한 번 오면, 두 번 오는게 쉽고, 두 번 오면 세 번 오는게 쉽습니다. 장기적으로 보고 투자하고 애쓰는거죠. 당장 열매를 거두려고 하면 안됩니다. 아버지가 심고 아들이 거두는 겁니다. 정말 하나님 나라의 관점에서 길게 보고 하는거죠. 그게 다음세대 사역입니다.

 

24. 긴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터뷰 질문에 대한 대답 이외에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청소년 사역과 무관한 것이어도 괜찮습니다.)

저희교회는 올해로 65주년을 맞이한 오래된 교회입니다. 노인들이 많은 교회이기도 하고요. 이러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미래는 다음세대에 있기에, 다음세대 중점을 둔 목회를 했습니다. 제가 잘해서 다음세대에 집중하는게 아니고, 잘 안되기 때문에, 절실하기 때문에 그랬던 겁니다. 그렇게 애를 쓰면서 세월이 지났습니다. 하나님께서 축복을 주셔서 안될 것 같은 다음세대들이 늘어나고, 젊은세대들이 많이 오면서 교회의 평균연령도 낮아졌습니다. 그 때 깨달았습니다. 다음세대 사역은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이라는 사실을 말이죠. 잘해서가 아닙니다. 가야할 길이기 때문에, 해야할 일이기 때문에 다음세대를 세우기 위해 애써야 한다는 겁니다.

(사진: 브니엘교회 다음세대 전도축제 전경)
(사진: 브니엘교회 다음세대 전도축제 전경)
(사진: 브니엘교회 다음세대 전도축제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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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브니엘교회 다음세대 전도축제 전경)
(사진: 브니엘교회 다음세대 전도축제 전경)
(사진: 브니엘교회 다음세대 전도축제 전경)
(사진: 브니엘교회 다음세대 전도축제 전경)
(사진: 브니엘교회 다음세대 전도축제 전경)
(사진: 브니엘교회 다음세대 전도축제 전경)
(사진: 브니엘교회 다음세대 전도축제 전경)
(사진: 브니엘교회 다음세대 전도축제 전경)
(사진: 브니엘교회 다음세대 전도축제 전경)
(사진: 브니엘교회 다음세대 전도축제 전경)
(사진: 브니엘교회 다음세대 전도축제 전경)
(사진: 브니엘교회 다음세대 전도축제 전경)
(사진: 브니엘교회 다음세대 전도축제 전경)
(사진: 브니엘교회 다음세대 전도축제 전경)
(사진: 브니엘교회 다음세대 전도축제 전경)
(사진: 브니엘교회 다음세대 전도축제 전경)
(사진: 브니엘교회 다음세대 전도축제 전경)
(사진: 브니엘교회 다음세대 전도축제 전경)
​(사진: 브니엘교회 다음세대 전도축제 전경)(사진: 브니엘교회 다음세대 전도축제 전경) ​(사진: 브니엘교회 다음세대 전도축제 전경)(사진: 브니엘교회 다음세대 전도축제 전경)
​(사진: 브니엘교회 다음세대 전도축제 전경)(사진: 브니엘교회 다음세대 전도축제 전경) ​(사진: 브니엘교회 다음세대 전도축제 전경)(사진: 브니엘교회 다음세대 전도축제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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