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는 1122일 하원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다. 하원의원은 입법 기능을 담당하고 있기에, 우리의 국회와 비등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네덜란드는 정당들이 연정을 통해 정부를 형성하는 내각제이다. 네덜란드는 대통령이 없는 대신, 국가 총리가 정부를 관장한다. 총리는 연정의 지도자가 담당한다.

다양한 정당의 하원의회선거 포스터 ⓒ네덜란드 하원의회
다양한 정당의 하원의회선거 포스터 ⓒ네덜란드 하원의회

지난 정권의 연정

의회의 구성은 총 150석으로, 네덜란드의 어떤 정당도 연정 없이 자력으로 정부를 구성할 수 없다. 지난 2021년 하원의회 선거에서 가장 많은 득표를 한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한 국민정당(VVD)’34석만을 차지해서 민주주의자들66(Democraten 66)’기독 민주당(CDA)’, ‘기독인 연합(CU)’와 연정을 해 정부를 구성했다.

네덜란드의 기독 정당인 기독민주당과 기독 연합은 각각 의석을 14, 5석밖에 확보하지 못했어도 연정을 통해 집권여당이 되고 정부구성에 참여했다. 이들을 소수 의석을 가지고도 기독교적 가치관을 통해 국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

네덜란드 하원의원 선거는 4년 단위로 실시되지만, 77네덜란드 정부 위기(Nederlandse kabinetcrisis)’로 인해 2021년 하원의원 선거를 통해 구성된 기존 내각정부는 해체되고 약 4개월 이후인 오늘 선거가 실시된다.

 

연정의 해체

정부위기는 난민수용에 대한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한 국민정당과 기독인 연합당과의 갈등으로 인해 초래되었다. 기독인 연합당은 연정을 파괴함으로 모든 정부를 마비시켰다.

이들이 정부 연정을 깬 이유는 난민 정책에 대한 차이에 있었다. 마르크 뤼터 총리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한 국민정당은 네덜란드의 난민수용과 관련해서 난민의 숫자를 통제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난민의 유입은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었다.

이런 시점에서 기독인 연합당은 난민이 고국이 두고 온 가족들을 네덜란드로 이주시켜 살 수 있는 것을 막는 법안에 아주 강하게 반대했다. 연정에 소속된 정당들은 여러 차례 합의를 시도했으나 끝내 합의에는 실패했다. 기독인 연합은 연정 내 가장 적은 의석을 가졌지만, 연정의 구성원으로 끝내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농민시민운동당 당수 캐롤린 판 더 플라스 ⓒTweede Kamer
농민시민운동당 당수 캐롤린 판 더 플라스 ⓒTweede Kamer

이번 선거의 이슈

네덜란드는 이번 선거에 있어 몇 가지 이례적인 일들을 맞이하고 있다. 첫 번째는 농민시민운동당(BBB)’의 약진이다. 농민시민운동당은 올해 5월 있었던 상원의원 선거에서 75석의 의석 중 16석을 차지해 상원 내 가장 큰 정당이 되었다.

네덜란드의 농민들은 유럽정부의 질소저감정책에 의해 네덜란드로부터 농업활동의 제약에 직면해있다. 네덜란드 정부는 농장을 구입하여 폐쇄하는 방식으로 농지 및 축산농가에서 사용하고 배출되는 질소를 통제하려 하고 있다.

이에 농민들은 네덜란드가 유럽정부의 정책으로 인해 자국민의 전통적인 산업인 농업을 보호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통해 유럽정부네덜란드 고유의 정체성과 전통이라는 대립구도를 만들어냈다. 농민들은 고속도로와 농경지에 국기를 거꾸로 세워 놓으며 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며 선거 캠페인을 치뤄 냈다.

농민시민운동당이 하원의회 선거에서도 좋은 결과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사회계약당 대표 피터 옴지흐트 ⓒRoel Wijnants
신사회계약당 대표 피터 옴지흐트 ⓒRoel Wijnants

다른 하나의 이슈는 피터 옴지흐트(Pieter Omtzigt)의 돌풍이다. 옴지흐트는 본래 기독민주당 소속이었으나, 당내에서 네덜란드 정부에 대한 견해와 유럽정부에 대한 견해차이, 기독민주당 의원들과의 갈등 등을 이유로 자신만의 독자적인 정당인 신사회계약당(Nieuw Sociaal Contract)’을 설립했다.

그는 신생정당을 창당하였으나, 이 신생정당은 현재 19석의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1] 의석을 차지할 가능성이 있는 16개의 정당 가운데 4대 정당이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네덜란드의 많은 국민들은 그를 주목하고 있다.

움지흐트는 네덜란드 정부와 유럽정부에 대한 아주 날카로운 비판으로 국민들의 지지를 얻고 있는 중이다. 그는 특히 공직자들의 도덕적인 문제에 대해 집요하게 비판하며 개혁적인 이미지를 심고 있고, 헌법의 정신에 부합한 정부 운영이 필요하다는 많은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농민시민운동당, 신사회계약당의 부상 외에도 다른 이슈들도 선거의 향방을 가르는 토론의 주제가 되어왔다. 난민수용 통제문제, 외국인 유학생의 숫자 제한 문제, 주거용 주택 부족문제, 가용한 물 문제 등 여러 이슈들을 둘러싼 치열한 토론들이 있었다. 이번 선거에서 과연 어떤 정부가 구성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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