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대원 3학년 때, 졸업하면 개척 요청 연락 받아!

졸업 후 4년간 개척 준비 아닌, 목사 되기 위한 준비.

전도할 때, 한 영혼에 대한 마음이 분명해지더라..!

더 열악한 전쟁 이후에도 한국교회는 일어났다.

개척부터 구제하는 교회 세우고 싶었다...!

목회데이터연구소의 ‘2023 국민 종교 분포 및 현황’ 조사에 따르면 10년 전인 2012년 개신교 23%, 불교 22%, 가톨릭 10%, 기타 0.4%, 무종교 45%에서 2023년 개신교 17%, 불교 12%, 가톨릭 8%, 기타 0.3%, 무종교 63%로 전체적인 종교인구 숫자는 줄고, 무종교의 비율은 1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감소율을 보았을 때 개신교는 –6% 가량 줄었으며, 불교는 –10%, 가톨릭은 –2%, 기타 –0.1%로 불교에 이어 2번째로 큰 감소율을 보였다. 특히 지난 10년 새 가나안 성도 비율은 2.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0-40대 개신교인이라 말하는 사람 중 3명 중 1명은 가나안 성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교회 출석자 비율은, 최근 6년 사이에 3배 이상 감소한 것도 주목해 볼만하다. 이것이 오늘날 우리 한국사회와 교회의 현 주소이다. 불신자 전도 제외하고서도 가나안 성도들만 교회로 돌아온다면, 다시 교회의 부흥을 생각할 수 있을 정도다.

여린 교회 단체사진. 우측 제일 뒤, 정태형 목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여린 교회 단체사진. 우측 제일 뒤, 정태형 목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번 [미래교회생존기#3]에서는 이러한 자들을 생각하며 목회 현장에 있는 서울남부노회 ‘여린 교회’ 정태형 목사(만 43세)를 신도림에 있는 한 카페에서 만났다.

Q. 여린 교회, 이름의 뜻이 무엇인가?

마음이 여린 사람들과 함께 하는 교회, 사회적으로 여리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교회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Q. 언제, 개척하셨는지 궁금하다.

2021년 1월 첫째 주에 개척을 했다.

 

Q. 어떻게 개척하셨는가?

고려신학대학원 다닐 때 ‘개혁교회 목사의 청빙’에 대해 듣게 되었다. 하나님께서 목사를 부르시는데, 교회를 통해서 부르신다는 내용이었다. 목사는 교회를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청빙을 받는 것이라는 내용을 들었고, 그 수업을 들으면서 목사로서의 부르심을 확인하고 싶었다. ‘누구든지 2-3명이 나를 필요로 한다면 그들을 위한 목회를 하겠다’는 기도를 드렸다. 그런데 신대원 3학년 때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청년 때 알던 분이었는데, 다짜고짜 신학교를 졸업하고 무엇을 할 것인지 물어왔다. 졸업하고 개척에 대한 마음을 이야기 하니, 갑자기 ‘우린 이야기가 끝났다. 개척을 하면 교회 성도가 되겠다’는 것이었다. 이것이 기도응답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졸업하고 개척하려고 했다. 하지만 좀 더 경험이 있은 후 개척했으면 해서 기다려 달라고 했다. 그렇게 4년 후인 2021년에 개척했다.

 

Q. 그렇다면 그 4년간은 부교역자로 있었는가?

빛소금교회에서 전도사 사역을 했으며, 졸업 후에도 4년간 더 있었다.

개척 당시 여린 교회 사진!
개척 당시 여린 교회 사진!

Q. 4년간 부교역자로 있으면서 어떻게 개척 준비를 했나?

엄밀히 말하면 4년 동안 개척 준비를 한 것이 아니다. 목사로서 준비를 했다. 나는 정말 자격이 있는가를 늘 고민했다. 하나님 앞에 신실하지 못한 상태인데, 한 교회를 이끌 목사가 될 수 있겠는가?라는 고민이 있었다. 그런데 함께 있던 동역자가 이 교회를 위한 헌신을 제안하고 ‘청소년 선교’를 해보자고 했다. 그래서 그때 청소년을 전도하고 선교하는데 더욱 매진했다.

 

Q. ‘청소년 선교’라고 하셨는데,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알려 달라.

빛소금교회는 학교 강당을 빌려 예배를 드렸다. 배재고등학교였다. 배재고 학생은 1350명 정도 된다. 교회가 학교 강당을 빌려 사용하지만 늘 그 친구들을 전도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웠다. 그래서 ‘청소년 선교’를 제안한 동역자와 함께 배재고등학교 교목을 찾아가서 도움이 필요하지 않은지 물었다. 그런데 너무나 준비된 것처럼, 교목이 ‘마침 학생들을 전도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다. 학교 측에서는 한 학년을 주겠다고 했다. 13개 반이다. 이들을 전도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교회에 광고를 했다. 우리가 학교 강당을 빌려서 예배하는 것에는 다 뜻이 있지 않겠느냐 말하며 뜻이 있는 분들은 모여 달라고 요청하니 몇 십 명이 모였다. 이것이 참 놀라운 것이 이 중에는 직장인들도 있었다. 이들은 월차를 내서라도 오겠다고 했다. 평균 연령대가 ‘50세’가 넘었다.

성도들은 자신들의 오랜 신앙 연수에도 ‘복음을 전하지 못했다는 부담감’이 있었던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학교에서 허락한 40-50분의 수업 시간 동안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도하는 것은 쉬운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이분들에게 40-50분 동안 복음을 전할 수 있는 훈련을 시켰다. 한 분은 20분 정도 아이스브레이크를 진행하고 이어 한 분은 전도 형식의 간증을 할 수 있도록 직접 한 명씩 코칭해 주었다. 그렇게 해서 전도를 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했던 청소년 선교다.

 

Q. 4년을 그렇게 보내고, 어떻게 되었나?

4년을 보내면서 하나님과 한 영혼을 향한 마음이 더욱 분명해졌다. 그 후에 목회에 대한 부르심이 더욱 분명해졌다. 왠지 더 늦으면 개척을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도사 2년, 목사 2년을 하고 개척을 하기 위해 나왔다.

여린교회 어린 성도들이 말씀을 듣고 있다. 여린교회 어린이 신앙교육 사진.
여린교회 어린 성도들이 말씀을 듣고 있다. 여린교회 어린이 신앙교육 사진.

Q. 개척을 위한 여정은 좀 어땠는가?

우선 한 가정이 확보된 상황이었다. 그래서 먼저 집에서 시작했다. 신대원 채플 때 목사님들이 ‘지금은 어렵다. 힘들다’ 이런 이야기들을 하셨다. 그런데 오히려 ‘왜 안 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쟁 이후에도 한국교회가 일어났는데 말이다. ‘집에서 시작하다가 사람이 늘면 밖으로 나가야지’ 하는 생각을 했다. 시간이 흘러 두 번째 가정이 들어왔다. 이들은 용인에 살았다. 아는 지인이었기에 집들이를 갔는데 갑자기 우리 교회에 출석하겠다고 했다. 당시는 코로나 시국이었고 줌으로 예배드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실상 이들은 가나안 교인이었다. 비록 거리가 멀지만 근처 교회 출석할 것을 권유하면 집 근처 교회를 등록하여 신앙생활 할 가능성이 없어보였다. 그래서 파격적이지만, 온라인으로 모일 테니 함께 하자고 했다.

또 한 가정이 등록했다. 이들은 교회에 열심 있었던 분들이었다. 이들은 사역자였다. 그런데 있던 교회에서 너무나 큰 부조리를 경험하고 공황장애까지 겪었다. 이것이 하나님께 대한 의심까지 확대되어 잠시 교회를 떠났다. 그런데 이들이 우리 교회를 보고 다시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이 교회는 다른 것 같다고 하면서 다시 교회를 다니고 싶었다고 했다. 우리 교회의 목적은 분명하다. 수평 이동이 아니라 믿지 않는 자들을 전도하고, 또 상처 받고 예수님을 떠난 사람들을 회복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Q. 목사님은 밖에 나가서 무엇인가 가르치면서 불신자들을 만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목회를 위해서 말이다. 어떤 내용인지 알려 달라.

학교에 가서 진로 교육도 하고 있다. 구청에 가서 부모교육도 하고, 청년 일자리 센터에 가서 자존감 교육도 하고 했다. 이런 것을 하는 이유는 교회를 개척할 때 정한 방향성 때문이다. 우리 교회는 아낌없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내어주는 교회라는 방향성을 잡았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사람들이 찾아 들어오는 것이 아닌 찾아나서기 위해 세상으로 들어갔다. 개척 초기부터 그렇게 하고 싶었다. 처음부터 구제하고 돕고자 했다. 그렇게 되려면 본인은 사례를 받기 어려웠다. 그래서 내가 재정을 충당할 테니, 헌금으로 모두 구제하자고 했다. 이번 연도에 3년차 정산을 했는데, 지금까지 3천만 원을 구제로 섬겼다.

여린교회에서 성탄절을 맞이하여 다문화 가정 아이들 크리스마스 선물을 나누어주고 있다.
여린교회에서 성탄절을 맞이하여 다문화 가정 아이들 크리스마스 선물을 나누어주고 있다.

Q. 여기서 2가지 질문 있다. 목사님들도 소위 ‘세상’에 나가서 무엇인가 교육으로 봉사하고자 하는 생각하는 분들도 있다. 예를 들어 학교로 강의를 나가고 싶다든지, 아니면 구청이나, 기타 사회 기관에 나가서 전도를 접촉점을 만들고 싶은 열망 있는 분들도 있다. 어떻게 하면 되는가?

이런 방향성에서 고민하시는 목사님들 계시면, 연락 주시면 좋겠다. (팔레트프렌즈 카카오톡 채팅링크)http://pf.kakao.com/_lxclYxj/chat). 이것을 미리 염두에 두어서 만든 단체가 있다. 단체 이름은 ‘팔레트프렌즈’라는 단체이다. 교단과 상관없이 20명 정도 되는 사역자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 사역자들이 하는 활동은 다양한 교육을 하고 있다. 서로 강의를 나갈 수 있도록 길도 열어주고 고민도 같이하고 하는 단체이다.

 

Q. 또 한 가지는 처음부터 엄밀히 말해서 이중직을 선택한 것인데, 주변의 만류나 개인적 갈등 뭐 이런 것은 없었는지?

주변의 만류는 당연히 있었다. 엄밀히 말하면 개척에 대한 만류였다. 가족들 생계 걱정이었다. 이중직에 대한 고민은 제가 많이 했다. 그러나 저는 분명했다. 맨땅에서 개척을 하고 싶었고, 개척하면서부터 구제하는 교회를 세우고 싶었다. 제가 따로 수입이 없었으면 시작이 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왜 이런 교회를 시작하게 되었는지 묻는다면, 교회에 대해 상처받고 떠난 사람들이 ‘다시 교회로 돌아 가볼까?’라는 생각이 드는 교회를 세우고 싶었다. 저렇게까지 하는 걸 보면서 ‘예수님이 살아 계신가 보다’ 라는 생각이 떠오르게 하는 그런 교회를 만들고 싶었다. 불신자들이 볼 때 지극히 그들의 관점에서는 목사가 교회 세워서 돈 버는 거 아닌가? 라고 막연히 생각한다. 그들에게 교회가 그렇지 않음을 보여주고 싶었다.

 

Q. 교회의 올해 표어가 있는가?

표어는 없다. 방향성은 늘 똑같다. 예수님을 보여주는 교회! 이것이 우리의 변하지 않는 표어다.

여린교회 식사교제하는 모습이다. 가정에서 모여 예배를 드린 뒤에 함께 식사교제를 한다. 
여린교회 식사교제하는 모습이다. 가정에서 모여 예배를 드린 뒤에 함께 식사교제를 한다. 

Q. 지금은 어디서 모이고 있는가?

지금은 3주는 줌으로 모이고, 한 달에 한 번은 서로 가정을 방문하면서 그곳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 지금은 12명 정도 모이고 있다. 이제는 성도들이 먼저 주일에 비어 있는 사무실과 공간들을 사용하자는 이야기도 한다. 예배 장소로 내어놓겠다고 한다. 그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목사의 사례비에 대해서도 성도들이 생각하고 있다. 사람들이 조금 더 모이면 예배 장소를 얻자고 성도들과 대화를 나눴다. 단, 지역사회를 위한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그런 장소를 얻는 것을 희망한다. 지역 사회에 도서관이 필요하면 도서관을 만들고, 문화공간이 필요하면, 그 공간을 만들어 주고, 다른 공간이 필요로 하면 그 공간을 만들어주고, 우리가 마치 빌려서 예배 때 예배드리는 모양새를 취하고자 한다. 3년간 느리지만 계속 성도들이 늘고 있다. 우리 12명은 교회로서 계속 성장하고 있다.

 

-기자후기

정태형 목사는 기자와 대화를 나누면서도 본인 교회의 특수성에 대해서 이야기 했다. 이전에도 몇 번 만나 교회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불신자와 가나안 성도들에 대해 관심이 많은 그는 교회 밖에서 불신자들과 다양한 접촉 지점들을 만들어 감을 나눴다. 현재는 교회가 세워졌고, 세워져 가는 중이라고 본다. 먼저 성도들의 입에서 모여 예배할 장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는 점도 감사한 일이다. 결국 사람들의 모임은 오프라인으로 향해 간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구원 받은 성도들을 교회 공동체로 부르시고, 교회 안에 두신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는 교회를 떠난 성도들이 견디고 인내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택자’가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나 잠시 멈춰서 왜 그렇게 되었는지도 한 번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한편으로 교회를 떠난 가나안 성도들에 대해서도 ‘남의 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닌, 앞으로 그들을 다시 어떻게 찾아 나설까? 혹은 어떻게 돌아오게 할까 깊이 고민해야 할 시기가 된 것 같다.

 

“너희 중에 어느 사람이 양 일백 마리가 있는데 그 중에 하나를 잃으면 아흔 아홉 마리를 들에 두고 그 잃은 것을 찾도록 찾아다니지 아니하느냐 또 찾은즉 즐거워 어깨에 메고 집에 와서 그 벗과 이웃을 불러 모으고 말하되 나와 함께 즐기자 나의 잃은 양을 찾았노라 하리라”(누가복음 15:4-6)

 

가나안 성도를 찾아오기 위해, 다시 돌아오게 하는 일은 누군가만의 특별한 사역이 아니라, 모든 교회가 고민해야 할 주제가 아닐까 한다. 특히 20-40대 가나안 성도들이 많다. 젊은 세대 목사들이 함께 짊어지고 가야 할 세대들 중에 이들이 많이 있다. 앞으로 정태형 목사 교회가 좋은 열매를 거두어 많은 교회들에게 보편적으로 제시 할 수 있는 하나의 좋은 사례들을 제공해 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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