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조윤희
사진@조윤희
사진@조윤희
사진@조윤희

악양 둑방에서 / 조윤희(김해중앙교회 집사)

 

잠시라도 노닥거리자며

발끝을 붙잡는

꽃 천지 함안 둑방에는

간밤에 내린 비에 질척거리는 흙밭에서

여름 같은 봄볕을 긁어모았나 보다

이 끝에서 저 끝까지

걸어가며 뛰어가며

한들대는 안개꽃 양귀비 큰금계국

게다가 사람 꽃

한바탕 게걸스레 놀았어도

사그라지지 않는 여흥은

여인의 치맛자락에 매달린 채

넓은 둑방 내 안방처럼

저리도 발라당 드러누워

하늘과 꽃 바람을 일으킨다

기분 좋은 일탈에

안개꽃이 되었다가

양귀비도 되었다가

큰금계국도 되었다가

나도 너도

모두가 꽃 난리에 파묻혔다

 

저작권자 © 코람데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