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홍 장로(이수성결교회)/ 법무법인 서호 대표 변호사
김양홍 장로(이수성결교회)/ 법무법인 서호 대표 변호사

 

2021. 9. 17. 오픈 되어 Netflix가 서비스되는 90개 나라에서 모두 1위를 기록하고 있는 Netflix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Squid Game)’을 2021. 10. 10. 주일 저녁부터 새벽 2시 20분까지 봤습니다.

감당하기 어려운 큰 빚에 쫓기는 사람들과 돈이 필요한 외국인 근로자 등 456명의 사람들이 스스로 자신의 목숨을 걸고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6가지 게임을 하는 이야기입니다. 그 곳 밖은 더 지옥이라고 생각하면서 ... 너무나도 잔인해서 가족이 함께 볼 드라마가 아님에도 저희 가족들은 함께 제1화부터 마지막 제9화까지 쭉 시청했습니다(저의 딸은 너무 잔인해서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이 드라마는 제1화를 시청하면 자연스레 제9화까지 시청하게 만드는 ‘K-드라마’입니다.

올해 대학교 1학년인 저의 아들은 두 번째로 봤는데도 재미있었다고 합니다. 아들은 이런 감상평을 했습니다.

➀ 사람을 잘 표현했다. 인간의 양면적인 모습을 잘 드러냈다. 

➁ 가족애, 동지애, 보은(報恩), 배신 등 감정을 자극하는 요소들이 많다. 

➂ 장기적출(臟器摘出),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 등 사회적 이슈를 잘 담았다. 

➃ 클리셰(cliché, 진부하거나 틀에 박힌 생각 따위를 이르는 말)를 잘 비틀었다. 

➄ 신선했다

90개 나라의 사람들도 아들과 비슷한 감상평을 갖고 있어서 이 드라마에 그렇게 열광하는 것 같습니다. 저의 아내는 “그냥 잔인하다. 너무 잔인하다. 인간의 내면의 세계를 적나라하게 표현했다.”는 짧은 감상평을 했습니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이 드라마가 ‘믿기 어려울 만큼 폭력적’이라면서 폭력성을 지적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게임을 관람하는 VIP라는 사람들은 게임에 참가한 사람들을 ‘경마장의 말’로 취급하고, 사람들이 죽어가는 데도 귀에 익은 재즈음악이 흘러나오고, 그 장면을 보면서 와인을 마시고, 농담을 주고 받습니다. 사람이 죽어 가는데도 말입니다. 심지어 이 게임의 주최자는 “보는 것이 하는 것보다 더 재미있을 수가 없지”라는 말을 하면서, 실제로 네 번째 게임까지 참여합니다.

마지막 여섯 번째 게임인 오징어 게임에는 동네 선후배 사이인 성기훈과 조상우 단 2명이 남게 됩니다. 기훈은 오징어 게임에서 승자가 되었지만, 동네 후배 상우를 죽일 수 없어 상금 456억 원을 포기하고 게임 중단을 선언합니다. 게임의 원칙상 다수가 원하면 게임을 중단할 수 있기에 ... 그런데, 상우는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자신의 엄마를 부탁합니다. 결국 상금을 혼자 받게 된 기훈은 홀로 쓸쓸히 돌아가신 엄마의 시신 앞에서 “나 돈 벌어 왔어”라고 외칩니다. 그러나 죽음 앞에서 돈은 아무 쓸모가 없었습니다. 기훈은 그 후 1년 동안 10,000원만 사용하고 나머지는 사용하지 못합니다. 영화 도입 부분과 끝 부분에서 10,000원의 가치가 얼마나 큰 지를 잘 묘사해주고 있습니다. 이후 기훈은 사람을 죽였던 돈을 사람을 살리는 돈으로 사용합니다.

이 드라마는 하나님을 믿는다는 사람들을 매우 부정적으로 그리고 있어서 마음이 많이 불편했습니다. 믿음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통해 들어나게 해야 합니다. 예수님은 “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태복음 5장 16절)”고 하셨는데, 극중 기독교인으로 등장하는 사람들은 모두 착한 행실을 하지 않았습니다. 세상이 우리 기독교인들을 바라보는 시각인 것 같아서 한편으로는 참 씁쓸했고, 한 편으로는 저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여러분은 사람을 믿습니까? 사람은 믿음의 대상이 아니라 사랑의 대상일 뿐입니다.

 

저작권자 © 코람데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