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홍 장로(이수성결교회)/ 법무법인 서호 대표 변호사
김양홍 장로(이수성결교회)/ 법무법인 서호 대표 변호사

저희 형제는 2남 2녀이고, 제가 장남입니다. 저희 아버지는 2019년 8월 8일 소천하셨는데, 그 이후 추석이나 설 명절 때마다 둘째 여동생이 내려올 수 없는 사정이 있어서 4형제 모두가 함께 아버지 산소에 간 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아버지 기일 전에 4형제가 함께 저의 고향(전남 장흥군 유치면 조양리 상촌)에 모신 아버지 산소에서 모여 추모예배를 드리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어머니를 모시고 4형제가 아버지 산소 앞에서 돗자리를 깔고 앉아 추모예배를 드렸습니다.

먼저 찬송가 559장 '사철에 봄바람 불어 잇고' 찬양을 하고, 남동생이 아래 내용으로 저희 형제들의 마음을 담은 기도를 했습니다.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아버지 기일을 맞이하여 우리 식구들 건강한 모습으로 한 자리에 모이게 하시고, 행복한 시간 갖게 해주심에 감사합니다. 또한 아버지를 통해 성실함, 가족에 대한 사랑을 배울 수 있게 해주심에 감사합니다. 매일 새벽에 일 나가시는 모습, 자식들을 위해 항상 과일을 사다주시는 모습, 항상 자식 걱정에 당신께서 먼저 전화하시며 "몸 건강해라. 공부도 중요하지만 몸이 아프면 죽도 밥도 안 된다."라며 걱정하시는 모습 등 가장으로서 모범이 되는 추억들만 기억하게 하심을 감사합니다. 남은 우리 가족은 아버지와의 기억 소중히 간직하며 세상에 사랑을 베풀며 살아가겠습니다. 이곳에 오지 않은 가족들도 은혜 주시길 바라며, 이 모든 말씀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제가 성경 66권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성경구절이 마태복음 6장 33~34절이기 때문에, 오늘 가족들과 나눌 하나님의 말씀을 마태복음 6장 19~34절로 정했습니다. 우리가 먼저 하나님의 나라를 구하면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책임져 주실 것이기 때문에 내일 일은 내일 염려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변호사 김양홍의 행복한 동행》1~3권을 출간해주신 도서출판 모리슨 대표 최순환 목사님께서 '노래로 외우는 중국어성경' 유튜브를 개설해서 오늘 오후에 저에게 보내주신 성경구절이 '마태복음 6장 33절'이었습니다.

사도신경으로 신앙고백을 드리는 것으로 추모예배를 마치고, 엄마와 첫째 여동생이 준비해온 찰밥과 복숭아를 먹으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내년에도 오늘과 같은 방법으로 추모예배를 드리기로 했습니다. 산소 주변에서 자생하고 있는 노란색이 예쁜 '루드베키아꽃'을 꺾어서 산소 옆 화병에 꽂아놓고 왔습니다.

이후 할머니 산소에 들렸다가 광주로 가는 길목에 저와 둘째 여동생, 남동생이 고향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보림사'에 가보질 않아 잠깐 보림사에 들렸습니다. 보림사는 신라 860년에 창건된 고찰인데, 국보 제44호인 3층 석탑과 석등은 보수중이었고, 사람들이 거의 찾지 않아 을씨년스러웠습니다.

광주에 들어서자마자 처가에 들려 장모님과 처남 얼굴을 잠깐 뵙고, 엄마 지인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맛있는 점심식사를 하고 상경하는 길입니다. 둘째 여동생의 둘째 딸이 컴포즈 블랙엣지(COMPOSE BLACK EDGE)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데, 기특하게도 큰삼촌을 위해 그곳에 판매하는 커피를 선물로 보내왔습니다. 둘째 여동생이 동화작가인데, 그 커피 선물 봉투에 다음과 같은 감동적인 엽서를 넣어놨습니다.

To. 양홍 오빠
오빠는 저에게 물을 아끼지 않고 부어주셨어요. 덕분에 목마르지 않고 조금씩 잘 자라고 있습니다. 올 여름 건강 잘 챙기시고 앞으로도 '행복한 동행' 계속 이어가시길 응원합니다.

본인 가족 돌보기에도 벅찰텐데 친정엄마처럼 엄마 곁에서 언제나 헌신적으로 엄마를 돌보고 있는 첫째 여동생, 평택에서 오늘 모임을 위해 한 걸음에 와준 둘째 여동생, 늘 유머로서 웃음을 짓게 하는 남동생 그리고 저희 4형제를 낳아주신 엄마와 함께 한 오늘 하루는 행복 그 자체였습니다. 우리 가족들 모두가 하나님 사랑 안에서 항상 강건하고, 날마다 행복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천국에 계시는 저희 아버지도 오늘 행복하셨을 것입니다. 아버지가 저의 아버지여서 감사합니다. 아버지 살아 생전에는 하지 못한 말을 오늘은 꼭 하고 싶습니다.

"아버지 사랑합니다. 아버지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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