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우 목사[스페인 마드리드 사랑의교회 담임]
김학우 목사[스페인 마드리드 사랑의교회 담임]

 

짐이 곧 국가이다.”라고 말하며, 절대군주로 불린, 프랑스 루이 14세는 자신의 권력은 신으로부터 부여받는 것이라고 말하며, “태양왕이라 칭했습니다. 그는 절대 권력의 상징으로 베르사유 궁전을 50년 동안 모든 것을 총동원하여 화려하게 지었습니다.

 

그러나 프랑스 대혁명 때 절대 권력의 상징물인 베르사유 궁전이 가장 먼저 제거되어야 하는 대상물이 되었습니다. 궁전은 1682년부터 1789, 루이 16세까지 약 107년 정도 사용되었습니다. 베르사유의 절대 권력이 무너지게 된 것은 루이 16세와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 때였습니다.

 

앙투아네트는 오스트리아와 오랜 숙적이었던 프랑스와의 동맹을 위해 루이 16세와 정략결혼을 하여 왕비가 됐었지만, 궁전에서 사치와 쾌락을 추구하며, 욕망으로 치장한 삶을 살다가 38살 생일을 두 주 앞두고 단두대에서 처형되었습니다. 훗날 영국 역사학자 액튼 경이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라고 말했을 때, 루이 14세 가문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 아니냐고 묻고 싶습니다.

 

오스트리아 슈테판 츠바이크가 비운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전기를 출판하면서 베르사유의 장미란 말을 처음 사용하였습니다. 이후 그녀와 관련된 소설, 영화, 만화, 뮤지컬 등에서 베르사유의 장미라고 기술했습니다. 그토록 화려하고 웅장한 궁전에서 영화를 누렸던 베르사유 궁전의 장미, 마리 앙투아네트였지만, 그녀도 결국 잠깐 피었다가 시들어 땅에 떨어진 한 송이 장미에 불과했습니다.

 

오래전부터 장미는 사랑과 암투, 순결과 생명 등 다양한 의미로 상징됐습니다. 지금도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을 전달하고 청혼을 위해, 다소 심하게 말해서 사랑하는 연인에게 사랑을 구걸하기 위해 장미가 동원되기도 합니다.

 

이집트 절세미인 클레오파트라가 로마의 권력자 안토니우스를 붙잡기 위해 무지막지하게 뿌린 꽃이 장미였으며, 안토니우스가 죽으면서 클레오파트라에게 자신의 무덤에 뿌려달라고 부탁한 것도 장미였습니다. 정열의 무희 카르멘이 자신의 요염함을 보이기 위해 선택한 꽃도 바로 진홍빛 장미였습니다.

그림-김학우 목사[스페인 마드리드 사랑의교회 담임] 편집
그림-김학우 목사[스페인 마드리드 사랑의교회 담임] 편집

색의 마술사 마르크 샤갈은 장미와 여인(1929)” 작품에서 여인이 아름다움을 뽐내려 장미 위에 올라갔는데, 오히려 장미에 가려 여인이 질투하는 장면을 연출함으로 장미와 여인은 질투심마저 쏙 빼닮은 것으로 묘사했습니다.

 

그런 가운데, 일찍이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는 나는 환자의 비밀을 지키고 누설하지 않겠다.” 선서했으며 환자에게 비밀을 지키는 상징으로 장미를 선물했다고 전해집니다. 이후 로마시대 회의실 천정과 참회실에는 말조심하라.”는 뜻으로 장미를 조각하거나 걸어 놓았다는 기록을 볼 수 있습니다.

 

마르틴 루터는 일찍이 장미가 전달하는 순결한 메시지를 발견하고 자신의 모든 것을 장미에 새겼습니다. 루터는 하늘색 바탕 위에 흰 장미의 중심에 붉은 심장과 그 안에 검은 십자가를 두었습니다. 흰 장미 둘레에는 그가 사신다.”라는 글귀를 새긴 문장을 만들어 내 신학의 상징이라 말하며, 자신의 모든 저서에 루터의 장미를 새겼습니다.

 

장미는 우리에서 다양한 의미를 전달해 주는 꽃으로, 장미는 결혼식에 없어선 안 될 꽃이었지만, 장례식에도 중요하게 취급되는 꽃입니다. 장미는 인생의 기쁨과 슬픔을 동시에 전달해 주는 의미 있는 꽃 중의 꽃입니다. 누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사랑의 꽃이 되기도, 이별의 꽃이 되기도 합니다.

 

일찍이 사도 베드로는 꽃이 떨어지듯, 우리 인생 또한 순식간에 떨어진다는 사실을 잊지 말 것을 주문하였습니다. “모든 육체는 풀과 같고 그 모든 영광은 풀의 꽃과 같으니 풀은 마르고 꽃은 떨어지되 오직 주의 말씀을 세세토록 있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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