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철 교수(코닷 사설위원, 죠지뮬러 바이블 칼리지 교수, 칼빈대학 대우교수)
홍성철 교수(코닷 사설위원, 죠지뮬러 바이블 칼리지 교수, 칼빈대학 대우교수)

작금의 S.F.C. 폐지론을 놓고 찬반 토론이 치열하고, 더 나아가 가을 총회에 폐지론 안건이 상정되어 있다. 필자는 양쪽 생각과 견해를 존중하고 서로 듣고 교단 전체도 근원적 문제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나님이 일으킨 운동을 사람이 폐지한다?

하나님이 일으킨 운동을 변질되었다는 주관적 판단에 따라 사람이 폐지한다? 학생신앙운동은 고신교단 설립 5년 전, 1947년에 일제 신사참배와 회개운동, 그리고 시대 정황을 안고 하나님이 일으킨 학생자발운동이다. 이 운동은 한국 기독교 역사 초기에 회개운동으로 역사의 아픔을 안고 교회공동체의 거룩성 회복운동이었다. 그 후 S.F.C.는 부흥과 선교의 못자리판이 되어 왔다. 그러므로 현재 폐지론보다는 학생신앙운동의 자기반성이 필요하다. 과연 S.F.C.는 유일하게 하나님 주권을 외쳐온 선교단체로서 한국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 주권 신앙을 실현해왔는가? S.F.C.는 그 정체성이 회개 운동인데, 각 시대의 위기 때마다 거기에 맞는 적절한 회개 운동의 외침을 한국 사회와 교회에 전개해 왔는가?

 

고신 70주년을 맞으면서 고신정신을 제대로 구현했는가?

고신은 S.F.C.만 문제로 삼을 것이 아니라, 70년 주년을 맞아 고신정신과 그 영성을 제대로 구현하고 있는지 반성해야 한다. 전통적으로 고신영성은 말씀과 기도를 통한 성령님의 체험적 성격이 강했다. 고신영성 운동을 주도한 인물들은 하나같이 말씀과 기도를 통해 하나님 부재의 상황 속에서 역설적으로 성령 하나님의 깊은 임재를 체험했다. 고신은 정통적으로 부흥사경회의 형식으로 말씀을 통해 성령의 은혜를 사모하는 열정이 고신영성 운동에 지속되었다. 자신과 죄고백과 성령충만을 위한 기도회 역시 부흥사경회의 중요한 요소였다. 그런데 오늘날 S.F.C. 문제뿐만 아니라 목회자들이 기도와 말씀에 생명을 걸고 있고 성령 하나님의 개인적 체험이 있는지 문제 삼아보아야 한다.

 

고신은 그 옛날 일제 신도와 싸웠으나 지금은?

초창기 고신의 지도자들은 일제 신사참배와 싸웠다. 고신초기에 지도자들은 세상적 명예나 자리를 결코 탐하지 않았고, 삶의 최고의 가치와 영광을 오직 그리스도에게서 찾았다. 고신영성의 또 다른 특징은 자기부정이다. 죄로 부패한 자기중심성을 십자가에 못 받는 영성이며, 그리스도를 얻기 위해 자기 목숨까지도 부정하고 포기한 영성이다. 바울 당시 로마는 영예를 존중하고 심히 추구하는 시스템이었다. 이에 반해 바울 사도는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예수님의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는 복음 핵심을 전달한다. 그런데 현재 교단은 S.F.C. 문제로 인해 보수와 개혁이 나누어진 채로 지금도 긴장 관계가 계속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오늘날 고신은 총회장과 임원이 되려고 서로 경쟁하고 있지는 않은가? 신대원 기수에 따라 돌아가며 총회장을 하는 정신은 사라지고 서로 총회장이 되려 한다. 이런 정신은 로마 시대가 추구하던 명예와 영예를 추구 시대정신과 무엇이 다른가?

 

정체성인 회개운동과 시대 저항정신이 이어지고 있는가?

초창기 고신영성의 중요한 특징은 회개와 신앙부흥을 통한 성화이었다. 고신영성을 추구했던 교회들은 회개에 열심인 교회였다. 회개는 해방 후부터 6.25 전후까지 교회 생활에서 가장 중시된 가치였다. 또한 고신영성에서 강조된 회개와 부흥의 초점은 개인이 아니라, 교회중심의 공동체를 이끌어 가던 영적 회복이었다. 그런데 오늘날 한국 기독교는 회개를 잃고 있다. 회개를 상실하니 성령 하나님의 임재도 약해진 채, 형식적 기계적 예배로 이어지지 않는지 반성해야 한다. 이 일에 누가 선두로 나서서 영성을 회복해야 하는가?

고신 정신의 시발점이 일제의 군국주의 이데올로기에 대한 저항과 투쟁이었다는 것은 신앙적 투쟁의 일차 대상이 세속 국가와 시대정신이었음을 보여준다. 그런데 현재 고신이 동성애, 세속주의 정신에 대항하여 교단 전체가 기도와 금식으로 전체 교단 교인들이 영적으로 저항하고 싸우고 있는가?

 

S.F.C만 문제인가?

본질적으로 개교회주의 흘러간 교단 교회들이 공동체성을 회복하고 함께 회개와 성령체험, 기도 말씀으로 세상 속에서 저항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고신의 존재 이유다. 그런데 현재 70주년을 맞는 고신은 S.F.C.만 갖고 문제 삼고 있지 않은가! 그러나 70주년을 맞는 고신교단은 고신정신의 본질적 회복이 필요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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