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 미국 중간선거는 문화이슈가 정책, 경제를 이긴 선거
- 인물중심의 선거의 패착
- 기독교인의 선거: 기독교적 가치 중심의 선거, 인물 중심의 우상숭배 선거에서 탈피

레드웨이브 저지

    2022년 미국 중간선거의 개표가 완료되지 않았지만 선거의 윤곽은 이미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남은 곳의 결과와 상관없이 민주당은 상원에서 100석 중 50석을 확보하면서, 최소한 무승부를 확보했다. 반면에 하원에서는 현재 공화당 217석, 민주당 205석으로 공화당이 앞서고 있다. 마지막 개표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근소한 차이로 하원에서는 공화당의 승리가 확실시 되고 있다. 비록 하원에서 공화당이 승리했지만, 선거 이전의 여론조사가 예상했던 공화당의 압승은 물 건너간 것이다. 중간선거에서 레드웨이브를 일으킨 후에, 대선까지 흐름을 이어가겠다는 공화당의 대선 전략은 물거품으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다. 뿐만 아니라 중간선거 압승의 중심에 서서 대선후보로서 입지를 공고하게 하려했던 트럼프 역시 입지가 위태로워지고 있다. 

 

코닷-연합 제휴 재사용 금지. 
코닷-연합 제휴 재사용 금지. 

 

낙태권 이슈

    모든 매체에서 공화당의 압승을 예상하던 중간선거 결과가 예측을 벗어난 이유는 무엇인가?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두드러지는 요인으로 낙태권 이슈가 꼽히고 있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1973년 “로 대 웨이드 판결”로 낙태권을 허가했다. 제인 로(가명)이라는 여성이 성폭력으로 인한 임신을 한 상황에서 대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낙태를 금지한 텍사스의 주 형사법이 개인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7대2로 제인 로의 손을 들어주었고, 이로 인하여 낙태권은 허가되었다. 그러나 올해 초 연방대법원에서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뒤집어지면서, 낙태권 이슈가 재점화 되었다. 낙태권을 지지하는 이들은 타인이 나를 통제할 수 있는 노예제도의 귀환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하며 나섰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캔사스 주에서 낙태권 이슈가 선거결과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칠 것인가 미리 예측할 수 있는 징후를 제공했다. 캔자스 주 역시 낙태를 불법으로 규정하기 위해 주 헌법 개정을 하려고 시도한 것이다. 이를 위해 낙태권을 보장한 기존 주 헌법 조항을 삭제하는 절차를 거쳐야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주민 투표가 필요했다. 캔사스 주는 공화당 강세 지역으로서 지난 대선에서도 트럼프가 56%를 득표하며, 42%를 득표하는데 그친 바이든을 압도한 곳이었다. 따라서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헌법 수정이 쉽게 통과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투표함을 열어보니 찬성 41%, 반대59% 헌법 수정은 부결되었다. 이는 공화당의 지지자들 중에서도 많은 수가 낙태권을 지지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선거에 있어서 지지하는 정당보다 문화적 이슈가 더 중요한 요인으로 작동했음을 내포하고 있다. 정치적 이념이 문화적 이슈에 패배한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주간조선의 기사를 참고하라.) 

※http://weekly.chosun.com/news/articleView.html?idxno=21474).

    캔사스 주에서 이상현상을 감지한 민주당은 중간선거에서 낙태권 이슈를 전면적으로 부각시키면서, 불리한 상황을 역전시키려 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하여 경제 이슈에서 불리함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그리고 공화당 지지자들 중에서도 문화적 이슈에서는 공화당과 반대된 성향을 가진 유권자들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정치적 이념과 경제 이슈보다 문화적 이슈가 선거에 더 중요하게 작동한다는 것을 감지한 것이다. 민주당은 실제로 중간선거에서 효과를 본다. 상하원 모두 과반을 빼앗길거라는 예상을 뒤엎고 상원에서 과반을 확보하고, 하원에서도 예상보다 적은 폭의 패배를 한 것이다. 낙태권 이슈가 경제 이슈를 뒤집어 버린 것이다. 

    선거전 유권자의 56%가 이번 선거에서 낙태 이슈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으나, 인플레이션과 경제 문제가 더 중요한 현안인 것으로 응답했다. 응답자의 79%가 이번 중간 선거에서 경제가 매우 중요한 고려 요소라고 답했다. 그러나 결과는 경제 이슈를 공략한 공화당은 사실상의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고, 낙태 이슈를 공략한 민주당은 절반의 승리를 가져갔다. 이를 통해서 다시 한 번 미국 선거의 오래된 공식이 입증되었다. “문화가 정책을 이긴다.” 

    낙태권 이슈는 민주당의 입장에서 유권자들을 선거장으로 불러 들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특히 민주당 온건 지지자들이 적극적으로 투표장으로 나서게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구체적으로는 낙태권 이슈와 맞닿아 있는 교외의 여성들을 선거장으로 불러들였다. 또한 공화당 성향의 유권자들을 효과적으로 공략한 것이다. 낙태권을 지지하는 공화당 성향의 유권자들로부터 민주당 지지를 이끌어낸 것이다. 캔자스 주의 결과가 다시 한 번 재현된 것이다. 이와 같은 미국 중간선거의 결과는 한 가지 사실을 증명한다. 문화적 이슈는 정치 성향 및 소속 정당, 그리고 경제 이슈와 다른 투표를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을. 

 

차기 대선 출마 선언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차기 대선 출마 선언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인물중심 선거

    이번 선거가 여론조사와 다르게 나타난 이유 중 하나는 “트럼프”다. 2022 중간선거는 트럼프의 대권가도를 위한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트럼프는 자신의 승리를 입증하기 위해서, 당내 전통적인 기준에 적합한 후보들 대신에 자신이 내세운 후보들을 선거 전면에 내세웠다. 그러나 트럼프가 내세운 후보들 중 다수가 패배의 쓴 맛을 보게 되었다. 경합지역만 두고 봤을 때, 트럼프가 공개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지지한 후보 중 과반수가 낙선했다(자세한 숫자는 다음 기사 참고.)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2111416010353274

트럼프가 선거 전면에 나서면서, 트럼프의 선거가 되면서 반 트럼프 세력이 집결한 결과로 분석된다. 트럼프의 선거가 되면서, 공화당이 승리할 시 트럼프의 대권가도가 가속화될 것을 우려한 이들이 대거 투표장으로 나선 것이다. 선거 패배는 트럼프의 대권가도에 차질이 생겼음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트럼프 당내 경쟁자들의 승리하면서, 트럼프 중심의 선거가 패인으로 지목되기 시작했다. 특히 두 자릿수 득표차로 크게 승리하며 재선에 성공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차기 유력한 대선주자로 부상했다. 그 결과의 영향을 받아서, 디샌티스가 차기 공화당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제쳤다는 여론조사가 발표되기도 했다. 23% vs 20% 디샌티스가 우세하다는 결과의 세부 내역은 더욱 충격적이다. 전통적인 트럼프 지지층인 공화당 지지자 및 백인층에서도 디샌티스에게 밀릴 뿐만 아니라,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인 흑인 및 히스패닉계에서 트럼프 지지가 높게 나온 것이다. 민주당 지지층에서 트럼프가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보고,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응답한 것이다. 민주당 지지층의 집중적인 역선택을 받고도 밀리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사실상 패배는 한 가지 사실을 의미한다. 트럼프라는 인물 중심의 선거의 철저한 패착이다. 트럼프라는 인물 중심의 선거는 민주당 지지층을 결속시켰을 뿐만 아니라, 공화당 내부에서 대안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게 만든 것이다. 트럼프 중심으로 공화당이 결속되지 못하게 된 결과로 나타난 것이다. 

 

론 디샌티스 미국 플로리다주지사[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론 디샌티스 미국 플로리다주지사[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선거는 문화전쟁

    2022 미국 중간선거가 시사하는 바는 분명하다. 선거는 문화전쟁이다. 정치 이념 및 지지정당, 경제 이슈보다 가치 전쟁이 더 크게 작동하기도 하는 무대라는 것이다. 이는 기독교인이 선거와 선거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이유를 제공한다. 선거는 기독교적 가치가 다투어지는 장이기 때문이다. 기독교적 가치의 생존이 달린 전쟁터이다. 뿐만 아니라 인물중심의 선거는 패배로 귀결된다는 사실도 알려준다. 기독교인은 한 사람을 우상시 하는 선거와는 거리를 두어야함을 시사한다. 기독교인에게 선거는 인물을 향해 표를 던지는 행사이기 보다는 기독교적 가치를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 이번 중간선거는 기독교인으로서 선거에 대해서 어떻게 접근하고 어떤 방향으로 사유해야 하는지 밝히 드러낸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코람데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