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진 목사(코닷 발행인/편집인 Ph.D.)
김대진 목사(코닷 발행인/편집인 Ph.D.)

미국 워싱턴D.C. 근교에서 목회하는 동서의 초청으로 오래전 미국에서 한 달 정도 지낸 적이 있다. 박 목사는 미국에 유학 갔다가 그 지역 교회의 담임목사로 청빙 받아 목회를 잘하고 있다.

은혜로운 예배를 마치고 한국교회의 전통을 따라 모든 교인이 식탁의 교제를 나누게 되었다. 각자 집에서 준비해온 음식과 교회에서 공동으로 마련한 음식을 나누며 이야기꽃을 피운다. 그런데 식사가 끝나자 조금의 머뭇거림도 없이 식탁에 있던 모든 것을 대형 쓰레기봉투에 쓸어 담아 쓰레기통에 넣어버린다.

그러고 보니 컵을 포함해서 식탁의 거의 모든 그릇이 일회용이었고 스푼과 포크도 다 일회용 플라스틱이었다. 더 충격적이었던 것은 남은 음식물도 다른 쓰레기들과 함께 바로 쓰레기통으로 들어간다는 사실이었다. 은혜로운 예배와 친밀한 교제의 감동이 그 쓰레기 사건으로 반감되는 순간이었다. 한국에서 플라스틱, 종이, 유리병, 비닐, 음식물 쓰레기 등의 분리배출에 익숙했던 아내도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미국교회 교인들이 환경오염에 대해서 이렇게 아무 생각이 없을까?’라는 생각을 하다 동서 목사에게 물어보았다. “박 목사 미국은 한국처럼 분리수거 이런 거 안 하나 보네?” “예 형님 여기는 그런 거 없어요!” 벌써 수년 전 일이라 현재 미국은 다르게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필자가 방문했던 당시에는 선진국이라는 미국의 쓰레기 분리수거가 한국보다 많이 뒤처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땅이 넓어서 쓰레기 처리에 고민이 없는가?’ ‘아니면 싼 가격으로 후진국으로 쓰레기를 보내 버리는가?’ ‘지구 환경오염과 기후변화에 무관심한가 아니면 무지한가?’ 등등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초미세먼지 '나쁨'[연합뉴스 자료사진]
초미세먼지 '나쁨'[연합뉴스 자료사진]

몇 주 전 취재차 제주도를 방문했다. 청정 제주라는 말을 증명이나 하듯 깨끗했던 하늘이 중국에서 밀려온 미세먼지로 하루 사이에 뿌옇게 되어 사진 찍기를 포기했던 기억이 난다. 환경오염과 기후변화의 문제는 이렇듯 우리에게 가까이 와있다. 세상은 환경과 기후 문제에 교회보다 훨씬 앞서서 대처하고 있다. 아파트마다 전기차 충전기를 증설하기 위해 주차 공간을 할애하고 있다. 탄소배출 절감을 위해 기업들은 사활을 건 전쟁을 하고 있다. 과학의 이름을 빌린 기후 종말론이라는 사상이 사람들의 마음을 미혹하며 득세하고 있다.

기후 종말론이라는 새로운 이단 사상이 사람들을 미혹하고 있는데 교회는 어떤 대처를 하고 있나? 이 문제에 대한 성경적 대안을 고민하기보다 "기후변화, 기후종말쓸데없는 소리야!"라고 일축하며 한꺼번에 쓰레기통에 던져 버리고 있지는 않은지? 필자부터도 이런 주제를 설교나 성경공부 시간에 깊이 있게 다루어 보지 못했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필자가 미국교회 교인들의 쓰레기 사건을 보면서 느꼈던 그 감정이 오늘날 세상이 교회를 보면서 느끼는 감정은 아닐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고신총회가 202272회 총회에서 기후환경 위원회를 조직했다. 기후환경위원회가 할 일은 먼저 환경오염과 기후변화에 대한 성경적 관점을 찾아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시한부 기후 종말론이라는 신종 이단 사상의 문제점을 밝히고 성경적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환경 문제에 대한 무관심과 무지를 깨워서 교회가 하나님이 맡겨주신 피조 세계를 위해서 기도하게 해야 한다. 또한 인간의 탐욕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대로 피조 세계를 바라보며 환경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실천 가능한 행동 지침을 제시해 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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