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님, 특별기가 떴네요!

이은태 목사(뉴질랜드 선교센터 이사장)
이은태 목사(뉴질랜드 선교센터 이사장)

믿음은 선택의 문제이다. 믿음이 있고 없고는 내가 하나님의 뜻을 택하느냐 아니면 나 자신의 유익을 택하느냐의 문제로, 곧 우선순위의 문제이다. 내가 무엇을 가장 우선에 두고 사느냐 하는 문제이다.

성경에 나오는 위대한 믿음의 사람들은 하나같이 생명을 내놓고 하나님의 뜻을 선택했다. 다니엘은 하루 세 번 예루살렘을 향해 기도하는 뜻을 지키기 위해 사자굴을 택했다. 사드락, 메삭, 아벳느고도 우상에 절하지 않으려고 풀무불을 택했다. 믿음의 사람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타협이나 양보를 하지 않았다. 이것이 믿음이다.

인간의 생각으로는 하나님께 우선순위를 두면 망할 것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늘 세상과 타협하고 하나님의 뜻을 양보하고 살아간다. 주님도 나를 따르려면 집이나 형제나 자매나 어미나 아비나 자식이나 땅까지도 버리라고 하셨다. 이것은 우선순위를 바꾸지 말라는 말씀이다. 다른 것을 버리라고 하신 이유는, 주님을 선택하는 이것이 살길이고 더 좋은 것을 얻는 길이기 때문이다. 버릴 때 비로소 100배나 받고 영생을 얻는다고 말씀하셨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나와 복음을 위하여 집이나 형제나 자매나 어머니나 아버지나 자식이나 전토를 버린 자는 현세에 있어 집과 형제와 자매와 어머니와 자식과 전토를 백 배나 받되 박해를 겸하여 받고 내세에 영생을 받지 못할 자가 없느니라10:29-30

나는 특별히 주일성수를 위해서는 절대 타협하지 않았다. 군대 생활을 3년 동안 구타와 생명의 위협과 극한 두려움과 공포 속에서도 한 번도 주일성수를 어기지 않았다. 내 평생 억만금을 잃어도 주일성수는 반드시 지키고 있다.

주일성수로 인하여 잊을 수 없는 감격스러운 일이 있었다. 뉴질랜드인 영어학교에서 일을 할 때였다.IMF가 터지고 가장 어려운 시기에 한국에서 기독교 방송국과 함께 일할 기회가 주어졌다. 기적 같은 일이었다.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그런 기회를 얻게 되었다. 그 당시는 방송국에서 연수 학생들을 모집하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었기에 수억 원을 내서라도 방송국과 일을 하려고 했다. 나는 가진 것도 없었고 아는 사람 한 명 없었으나 하나님의 은혜로 이런 엄청난 기회를 갖게 되었다. 내 미래가 보장되는 특별한 기회였다.

첫 번째 단기연수생을 모집했을 때 기대 이상의 결과가 있었다. 약 70여 명의 학생을 모집했다.6개월 뒤 다시 단기연수생을 모집하였는데, 그때는 바로 뉴밀레니엄의 시작인 2000년도였다. 당시 뉴질랜드가 세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나라였기 때문에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뉴밀레니엄의 첫날을 뉴질랜드에서 보내려고 밀려 들어왔다. 뉴질랜드에 오기 위해서는 최소한 6개월 전에 비행기 표를 예약하지 않으면 표를 구할 수가 없을 정도였다. 나도 6개월 뒤에 연수 올 학생들을 위해 넉넉잡아 120석의 표를 어렵게 예약해두었다.

12월이 되어 학생들을 모집했는데 예약한 대로 약 120여 명을 모을 수 있었다. 한꺼번에 모두 올 수가 없었기 때문에 30명씩 4차에 걸쳐서 항공권을 예약해두었다. 그런데 학생들이 출발하기 바로 직전, 다시 한번 티켓의 날짜와 시간을 확인하다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 티켓을 예약할 때에 그만 실수로 2000년 달력을 보지 않고 1999년 달력에 맞추어 예약한 것이었다. 다행히 세 그룹은 모두 일정에 문제가 없었으나 한 그룹 30명은 한국에 돌아가는 도착 시간이 주일날 이른 아침이었다.

아니, 그게 왜 그렇게 큰 문제인가?’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주일성수를 생명처럼 지켜왔던 나에게는 정말 큰 문제였다.주일 새벽이면 도착 후 바로 교회 가서 예배드리면 되는 것 아닌가, 그게 무슨 문제가 되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누가 피곤한 몸을 이끌고 교회에 가겠으며, 더구나 지방에서 아이들을 마중 온 부모님들이 어떻게 교회에 갈 수 있겠나? 내 신앙양심으로는 도저히 용납되지 않았다. 주님께 영광 돌리기 위해 이 일을 한다고 하면서 뭇사람들에게 주일을 못 지키게 하다니, 이것은 도저히 용납되지 않았다.

나는 여행사 사장에게 간곡히 부탁했다. 비용이 얼마가 들더라도 월요일에 출발할 수 있는 티켓을 구해 달라고 했다. 결과는 절망적이었다. 아무리 많은 돈을 주어도 티켓을 한 장도 구할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30명의 학생, 그 부모님과 가족들, 연수 출발할 날만 기다리며 기대에 차 있는 이들에게 어떻게 이야기를 해야 할지 막막했다. 거기다 이제 막 방송국과 함께 성공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여기서 문제를 일으키면 앞으로 더 이상 방송국과 일을 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주일성수를 하지 못한다면 이 프로그램은 당연히 취소되어야 했다.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이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가 없었다.

여행사 사장에게 전화를 했다.

“30명 티켓, 취소해 주세요. 모든 손실은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30명의 티켓을 취소하고 하루 동안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놓고 하나님의 지혜를 구하고 있었다. 다음 날 여행사 사장으로부터 너무나도 놀라운 전화가 왔다.

선교사님! 월요일에 출발하는 비행기표 30장을 구했습니다.”

아니 한 장도 구할 수 없었던 표를 어떻게 30장을 구했습니까?”

저도 모릅니다. 어디서 특별기가 뜬 것 같습니다.”

나는 또 한 번 살아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깊이 체험할 수가 있었다. 하나님을 제일 우선으로 생각하는 자들에게 언제나 최고의 것으로 채워 주시는 좋으신 우리 아버지를 마음껏 찬양하였다.

하나님이 이르시되 그가 나를 사랑한즉 내가 그를 건지리라 그가 내 이름을 안즉 내가 그를 높이리라 그가 내게 간구하리니 내가 그에게 응답하리라 그들이 환난 당할 때에 내가 그와 함께 하여 그를 건지고 영화롭게 하리라91: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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