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예수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에 대한  보고서를 가결한 72회 총회)
(사진: "예수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에 대한 보고서를 가결한 72회 총회)

들어가면서

고려신학대학원 교수회는 총회를 통해 특정한 이슈에 대해서 교단 신학의 신학적 입장을 드러내는 보고서를 요구 받는다. 따라서 총회연구 보고서를 면밀하게 살펴보는 것은 현재 고신 신학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무엇에 근거하고 있는지 드러내는 가장 명확한 지표라고 할 수 있다. 고신 신학의 흐름과 근원을 살펴 본다는 차원에서 총회연구 보고서 중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던 주제를 정해서, 최대한 축약하여 독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신 이유: 순종의 삶

고려신학대학원 교수회는 보고서 서두에 그리스도의 순종은 구원에 필수적임을 천명한다(5:18-19, 9:14). 게다가 여러 성구에 근거하여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신 이유가 하나님의 뜻과 의를 이루고 순종의 삶을 위한 것임을 밝힌다. 이를 뒷받침하는 다른 근거로서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8장과 11장을 인용한다.

다음 단락에서 보고서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그리스도의 순종을 그리스도의 죽음과 연관 지어 다룬다.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보고서의 입장을 명확하게 한다. “성경에 따르면 그리스도의 순종과 그리스도의 죽으심은 완전히 분리되지 않는다. 빌립보서에 따르면 십자가는 순종의 최고 정점으로 묘사되고 있다. 따라서 십자가도 순종의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연구 보고서 2p).”

 

능동적 순종(율법에 대한 순종)과 수동적 순종(십자가)

게다가 그리스도의 순종을 두 가지로 구분하는데, 하나는 하나님의 율법에 대한 순종이고 다른 하나는 십자가에 대한 희생제사라고 주장한다. 일반적으로 전자를 능동적인 순종이며 후자를 수동적인 순종으로 분류한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의 순종은 근본적으로 모두 능동적인 순종이기 때문에 십자가를 마지 못한 수동적 차원으로 해석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단서를 붙인다.

보고서는 능동적 순종과 수동적 순종을 더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 행위언약을 끌고온다. 아담 및 그 후손은 완전한 순종을 조건으로 생명을 약속으로 받았으나 실패한다. 그 결과 율법의 심판과 저주 아래 놓이게 된다. 이에 따르면 죄인이 구원 받기 위해서는 율법을 형벌을 다 받아야 하며(수동적 순종), 또한 율법이 요구하는 의무를 다 순종해야 함(능동적 순종)을 명시한다.

(사진: 최갑종 교수. 최교수는 능동적 순종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코람데오닷컴에서 다룬 바 있다.)
(사진: 최갑종 교수. 최교수는 능동적 순종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코람데오닷컴에서 다룬 바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 능동적, 수동적 순종 모두 성취하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이 두 가지 순종을 자신의 사역을 통해서 모두 성취하셨다고 주장한다. 먼저 십자가에서 율법을 범한 죄악에 대한 형벌을 모두 받으심으로서 수동적 순종을 성취하셨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대신하여 율법이 요구하는 의무를 완전히 순종하심으로서 능동적 순종 역시 성취하셨다는 결론에 이른다. 만일 그리스도의 순종이 수동적인 측면만 있다면, 형벌에 대해서만 해결된 상태에 이르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아담의 상태로 돌아가게 된다. 이 상태에서 구원받은 신자가 죄를 짓는다면, 다시 율법의 형벌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율법의 의무에 모두 순종하는 능동적인 순종을 통해서 단번에 영구한 구원을 완수하셨다는 것이다.

 

반론에 대하여

이러한 구분은 대부분의 개혁파 신학자들은 수용했지만, 극소수 개혁파 신학자들이 의문을 제기하였기에 반대 의견을 소개한다. 1) 이러한 구분은 스콜라주의가 만들어낸 사변적 개념이며, 2) 회중파 신학의 산물이며, 3) 반율법주의에 빠지게 만들 위험이 있으며, 4) 칼빈에게서 찾아볼 수 없는 가르침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서 보고서는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다음과 같은 결론에 이른다.

 

결론

능동적 순종이란 용어가 비록 성경에 명시적으로 나오지 않고, 개념적으로도 상대적으로도 적게 다루어지고 있지만, 이를 거부할 경우에 개혁주의 신학의 핵심인 행위언약의 개념도 부정할 위험에 빠질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또한 율법에 대한 능동적 순종을 제외하면 구원의 풍성함이 줄어들 것이고, 율법 아래 나신 이유를 단지 형벌의 수동적 순종으로만 해석한다면, 해석적으로도 적절치 않다.

능동적 순종은 그리스도의 순종을 더욱 풍성하게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고 칭의에 대한 강력한 확신을 준다는 점에서 유익한 교리라는 결론을 내린다. 물론 우리의 신앙 고백은 이 문제를 명시적으로 정리하지 않았지만 전체적인 문맥 상 능동적 신앙 고백은 신앙고백에 암시적으로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신실한 개혁파 신학자들이 가르친 교리이며, 총회 신학교에서도 가르친 교훈이기 때문에 계속 소중하게 지켜나가야 한다는 것이 보고서의 주장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코람데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