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헌옥 목사
천헌옥 목사

혼돈의 시대 천헌옥 목사

 

부평공원을 산책 겸 걷기 운동을 매일 하는 편이다. 그날도 앞만 바라보고 열심히 걷고 있었다. 그런데 빨리 와라, 걸음이 느리다.” 재촉하는 소리가 들린다. 바로 내 앞으로 다가오는 중년의 신사가 그렇게 말하고 있다. 중절모를 쓰고 선글라스 착용에 캐주얼한 복장인 그가 왜 나에게 그렇게 말하는 것일까?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주위에는 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리고 그의 핸드폰은 귀가 아니라 손에 쥐어있는 상태가 아닌가?

그가 왜 생면부지인 나에게 그렇게 말한 것일까 하는 의문을 가지고 그에게 점점 가까이다가 갔을 때 비로소 의문이 풀렸다. 그는 무선 이어폰으로 통화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듣는 것, 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세상이다. 혼란스럽다. 요지경 세상이다. 요지경은 그것만 아니다. 참으로 우리는 현재 혼돈의 시대에 살고 있다.

필자는 짧은 소견이지만 평소 생각하고 있던 문제들을 하나하나 짚어보도록 하려 한다.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에서 시작하는 핵 오염수 문제, 바다를 오염 시키는 또 하나의 문제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 기후 문제이다. 혼돈의 시대에 사는 우리는 더 깊은 논의를 지금 해야 한다. 늦으면 돌이킬 수 없이 너무 늦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1. 핵 오염수 문제

일본의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는 12년 전 2011311일 발생하였다. 당시 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발전소는 완전히 망가져 버렸고 처리수도, 오염수도 아닌 엄청난 양의 핵 물질이 그대로 바다에 유입되었다. 얼마나 많은 양이 바다에 유입되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해류를 따라 바닷물이 지구를 한 바퀴 도는 기간을 과학자들은 4~5년 걸린다고 한다. 그렇다면 12년 전의 사고니까 빠르면 3, 늦어도 2회 정도는 그 오염수가 우리나라 남해안으로 돌아왔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방사능 수치는 검출되고 있지 않다.

일본은 계속하여 나오는 폐기 수를 탱크에 저장하였다가 정화 처리를 거쳐 국제 원자력기구인 IAEA(International Atomic Energy Agency)의 검증을 받아 바다에 방출하겠다고 한다. 이 일로 인근에 사는 한국이 야당을 위시해 사회가 발칵 뒤집어졌다.

이에 한국의 민심을 달래고 이해시키고자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지난 14일 한국을 방문하여 정부 요인을 만나고 야당도 방문했다. 그러나 그는 공항에서부터 그로시 go home’이라는 시위대의 항의에 부딪히고 야당을 만났지만, 일방적인 공격으로 곤욕만 치르고 돌아갔다. 오죽했으면 반기문 UN 전 사무총장이 성명을 내고 자제를 요청하는 단계에 이르렀을까 한다.

우리는 정치는 물론 누구의 유불리를 떠나 과연 그로시 사무총장의 말대로 과학을 믿고 안심해도 되는 것일까? 과연 지구를 살리는 바다가 아무 문제 없이 굳건하게 지켜질 것인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그리고 아직은 국민 대다수도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정부 여당은 마치 일본 편을 드는 것처럼 과학을 믿고 오염수 방류에 문제가 없다는 IAEA 발표를 받아들이라고 강조한다. 과학을 믿지 못하면 그것은 괴담일 뿐이라고 말한다. 사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안심하고 믿을만한 것은 과학일 것이다. 그것은 가장 합리적일 뿐 아니라 그 이상 대체할 무엇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사람의 머릿속에서 나온 철학, 그 철학에 속한 과학을 과연 얼마나 믿어도 되는 것일까?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를 이어 칸트와 헤겔을 지나 오늘날까지 철학은 계속 발전해 왔다. 하나님의 말씀은 일점일획도 틀림이 없고 변함도 없는 만고불변의 진리이지만 철학은 그렇지 않다는 말이다. 과학 역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은, 이전 논리는 수정되어야 했고 계속 그런 과정에 있음을 말해준다.

좋다. 일단 과학을 믿고 가자고 해 보자. 일본이 현재 쌓여있는 오염수만 바다에 버린다고 끝이겠는가? 아니다. 앞으로 얼마가 될지는 모르지만 계속해서 오염수는 나올 것이고 이제 길은 열렸으니 계속해서 일본은 핵 오염수를 바다에 방출할 것이다.

이런 문제는 비단 일본만의 숙제는 아니다. 미국의 원자력 발전소는 2017년 기준으로 100기로 알려져 있다. 프랑스는 58, 일본 43, 러시아 37, 중국은 현재 36기지만 향후 15년 동안 최소 150기를 건설할 계획에 있다고 한다.

중국은 지금 화력 발전소 2,990기와 산업현장에서 나오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서 원전 건설에 매달리고 있다고 알려진다. 그런데 중국의 동해안, 우리나라의 서해안에 몰려있는 원전에서 계속 오염수를 내보내고 있다. 우리는 안전불감증이 만연하여 중국의 원전 오염수에는 신경을 아예 쓰지 않는다. 중국 근해에서 잡힌 물고기를 수입해다가 일본산보다 더 믿고 먹는다.

우리나라 한국의 현재 원전은 25기이며 인도가 22, 캐나다 19기 등등이다. 이 수많은 나라들이 원자력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고 모든 원자력 발전소가 물을 사용하고 있다. 원전은 물이 필수이다. 열을 식히기 위해서다. 그러나 일단 핵발전기를 돌아 나온 물은 조금이라도 오염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중국의 원전 중 한 기만 사고가 나더라도 우리는 직접적인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그렇지 않더라도 모든 나라가 배출한 오염수가 바다에 계속 쌓이게 되면 우리의 후손들이 살아갈 지구의 환경은 어떻게 될 것인가?

지금 당장 괜찮다고만 하지 말고 미래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물이 죽으면 사람도 못사는 세상이 될 텐데, 물을 오염 시키는 오염수 방류보다는 천문학적 비용이 들더라도 다른 방법을 IAEA와 함께 세계의 석학들은 머리를 맞대고 연구하여야 한다. 원자력 발전소는 모든 나라가 함께 고민해야 할 숙제이기 때문이다.

골치 아프니 원전을 모두 포기할 수는 없을까? 원전 대체를 강구했지만 부작용이 크고 비효율적이라는 것은, 지난 정부가 잘 보여주었다. 이런 혼돈의 문제들, 속 시원히 해결할 방법은 없는 것일까? 인간이 어질러놓은 이 어려운 문제를 하나님은 어떻게 풀어나가실까? 정녕 마지막 심판밖에 없는 것일까?

다음 편에서는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살펴보려고 한다.

 

※ 나의 주장은 전적인 기고자의 주장임으로 본사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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