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의 어려운 상황

한 해가 마무리 되어 가는 시점에서 2020년은 모두에게 악몽과 같은 시간이라 할 수 있다. 코로나로 인해 우리의 일상이 제한됨은 물론이요, 성도들은 교회에서 마음껏 하나님을 예배하지 못하는 상황을 겪고 있다. 특히, 연말이 다가옴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됨에 따라 전국의 교회들이 비대면으로 성탄절과 2020년 마지막 주일 예배를 드렸다. 역시 비대면으로 송구영신 예배와 새해 첫 주일 예배를 드려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교회 뿐 만 아니라 성도들의 삶도 위기에 놓여 있다. 신앙인의 정체성을 가지고 직장에서 생활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몇몇 직장에서는 주말과 주일 사이 성도들의 동선을 공개할 것을 요구하는 곳도 있다. 코로나로 인해 자영업을 하는 성도들은 경제적인 위기를 만나게 되었고, 일반 직장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어려운 시기를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지역사회 가운데 소외된 우리의 이웃들이다. 신도시와 같이 환경에 따라서는 절대적 기준으로 볼 때, 크게 어려운 이웃이 없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의 교회들은 도심지에 세워져 있고, 주변에 늘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이 존재한다. 한 통계에 따르면 저숙련 노동자의 일자리에 대한 수요도 고숙련 노동자의 일자리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비용절감을 위해 기술 숙련도가 낮은 사람들은 더 낮은 사람들로 대체를 하거나 주인이 직접 그 일을 감당하기도 한다. 소비가 줄어들게 되면서 자영업자들은 타격을 입게 되고, 단순노동을 제공하는 사람들부터 정리를 하는 것이다. 

지역 일간지에 실린 교회의 지역사회 섬김사진
지역 일간지에 실린 교회의 지역사회 섬김사진

위드 코로나 시대의 지역사회 복지

이런 상황속에서도 교회는 끊임없이 지역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세상이 교회를 비난하고 조롱하고 공격한다고 하더라도, 교회는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 것이다. 이에 필자가 사역하는 교회에서 2020년 감당했던 지역사회 복지를 결산하면서, 어떻게 감당했는지 소개하고, 또 대구 서구지역 산하 행정복지센터에서 진행한 지역복지 사례를 소개함으로 위드 코로나시대에 지역사회 복지를 어떻게 감당할 수 있는지를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필자가 사역하는 교회에서는 지역사회 복지 예산을 작년 대비 50% 증가해서 책정하였다. 날이 갈수록 증대되는 지역사회 복지에 대한 필요성을 교회 차원에서 공감하였고, 지역과 교회를 연결시킬 수 있는 사업들을 개발한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하여 모든 사업이 중지가 되었고, 기나긴 인내의 시간이 필요했다.

먼저, 행정 기관이 여유를 찾을때까지 기다렸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국적으로 확산되었고, 또 대구에서 신천지로 인하여 확진자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되자 행정복지센터 또한 바빠지게 되었다. 관내에 취약계층을 파악하고, 감염예방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 대구시 재난지원금, 정부 재난 지원금이 지원이 확정되자 행정복지센터는 더욱 바빠졌다. 특히 지역 특성상 고령인구가 많아, 동에서 직접 연락하고 현장에서 수령해야 하는 상황이 많이 발생함으로, 상반기에는 이렇다 할 프로그램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역사회복지를 담당하는 필자는 계속해서 담당 공무원과 소통하고 있었다. 급증한 업무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기존의 일정을 조정하면서, 교회가 어려운 상황 가운데서도 지역사회를 위한 관심을 계속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는 곧 또 다른 기회를 낳게 되었다.

둘째,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재난 지원금 지급이 어느정도 끝나게 되자 행정기관은 여유를 찾게 되었고, 본격적으로 지역의 여러 기관에 도움을 요청하기 시작했다. 교회도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성도님들이 모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지역 내의 어려운 이웃을 섬기기 위하여 담당 공무원과 계속 소통을 하면서 시간을 마련했다. 그 결과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가 많이 줄어든 7월 초, 지역사회 어르신들을 위한 물품 나눔행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위험이 여전히 존재했기 때문에, 교회에서는 행정기관을 전적으로 믿고 금액을 전달하였다. 행정기관은 교회로부터 돈을 받아 필요한 물품들을 구매하였고,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들과 통장들을 중심으로 물건을 포장하고 나눔을 할 수 있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진행 된 대규모의 나눔 행사였다. 이러한 섬김의 모습은 지역일간지에도 알려지게 되었고, 신문에 자그맣게 기사화 되기도 했다.

셋째, 담당자와 협의를 통해 서로 무리가 되지 않는 선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2020년 한 해 계획된 지역사회 복지 프로그램은 아주 많이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상황이 제한되자, 담당자와 지속적인 협의를 거쳐서 최소한의 대면으로 전달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남겨놓고 다 내년으로 미루었다. 특히, 연말이 다가올 때, 행정복지센터에서는 김장 행사를 하기를 원했는데, 작년에는 교회에서 김장을 담궈 주민센터로 전달했다면, 올해는 본인들 공유 주방에서 주민들이 직접 담궈 전달하기를 원했다. 이에 교회에서는 담당자와 소통을 통해 행정복지센터의 의견을 적극 존중해주기로 했다. 교회에서는 김장 재료를 준비해주었고, 행정기관에서는 필요한 봉사자를 확충해서 11월에는 김장나눔행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 코로나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의 저소득층, 노년층, 소외된 계층에 김치가 전달됨으로 따뜻함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지역 저소득층을 위한 김장나눔 행사
지역 저소득층을 위한 김장나눔 행사

코로나 바이러스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는 상황이고, 교회에서도 예년 만큼 나눔행사를 할 수 없었지만, 행정기관과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필요한 행사들을 진행함으로 지역을 섬길 수 있었다.

대구 서구 관내에서 진행된 지역사회 복지 사례

대구 서구에서 진행된 지역사회 복지 사례를 몇가지 소개하고 마치고자 한다. 먼저는 대구 서남교회(담임 민병욱 목사)에서 진행한 라면나눔과 장학금 기탁이다. 대구 서남교회는 12월 22일 라면 30박스와 장학금 100만원을 기탁해, 관내 저소득 가정에게 전달되었다. 대구 대일교회(담임 오세경목사)에서는 12월 24일 10kg 쌀 270포를 행정기관에 전달하였고, 이는 지역사회 저소득층에게 전달되었다.

또 다른 사업은 반찬 나눔 사업이다. 평소처럼 진행되는 반찬 나눔 사업이지만,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어려움을 있는 청장년 1인가구, 기저질환자, 독거노인 등을 중심으로 고단백 반찬을 제공받았다. 사람들을 만나지 못하고 코로나 블루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주민들이 반가워했다는 후문이었다. 

코로나19 감염예방을 위한 소독 봉사 사업이다. 이는 일전에 등대교회의 사례를 통해 소개되기도 했는데, 소독 봉사를 통해 업소, 도서관, 버스정류장, 어린이집 등 다중이용 시설 외부를 소독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이불나눔, 쌀 기증, 마스크 나눔, 저소득층 전등 교체 등 다양한 지역사회복지 프로그램이 제공되었다.

2021년은 더욱 지역에 집중해야 할 때

코로나 바이러스 기간 동안 언론과 일부 교회에서 발생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교회의 대사회적 이미지가 악화되었다. 이런 이미지를 개선하고, 교회가 계속해서 사회에 유의미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기 위해서는 지역사회를 섬기는 일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 우리의 삶은 많이 제한되고, 여전히 어려운 시기를 보내야겠지만, 지역사회를 향한 우리의 불꽃은 사그라들지 않아야 할 것이고, 이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와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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