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친노와 안산 친노로 분열은 친미, 친기업 정서가 옅어지는 계기
이재명의 승리는 경기동부 연합의 민주당 장악으로 이어져

친노의 역사 3: 친문의 분열

 

(이재명과 전해철, 사진=오마이뉴스)
(이재명과 전해철, 사진=오마이뉴스)

 

세종 친노 vs 안산 친노

2017년 문재인 민주당 대선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된다. 당을 완전히 장악한 친노 친문 세력은 압도적인 지지율을 자랑한다. 진보 진영을 통합하고 전 국민적 지지를 얻으면서, 어떤 세력도 감히 넘볼 수 없을 만큼 공고해진다. 특히 2018년 3차 남북 정상회담은 문재인을 필두로 한 친문 세력은 압도적인 세력으로 거듭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2018년 6월 지방선거는 민주당의 압승이 예상되었다. 따라서 민주당 내 경선이 과열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민주당과 진보 진영을 완전히 장악한 친노 친문 세력은 당내 경선에서도 압승을 거두고 있었는데, 단 한 곳이 문제였다. 바로 경기도였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을 맹렬하게 공격했던 이재명은 민주당 내 반문 세력의 상징으로 성장했는데, 경기도 지사 선거에 출마하기로 결심한다. 문제는 민주당 내 경선 상대로 전해철이 등판한 것이다. 전해철은 문재인의 복심 중의 복심으로 친문 세력의 중심이었다. 따라서 민주당 경기도 지사 선거는 반문 대 친문 세력의 화력이 집중되는 격전지가 된다. 인지도에서 앞서는 이재명의 압도적인 우세가 예상됐으나, 전 경기도지사이자 경제 부총리 출신 김진표가 전해철 캠프에 가세하고 친문 미디어들이 적극 지원하면서 판세는 오리 무중에 빠진다.

특히 친문 미디어들 중에 강성 친문들은 이재명을 아주 강렬하게 공격하는데, 이는 대선 경선 과정에서 문재인과 이재명의 갈등을 기억하고 있는 탓이었다(현재 이재명에게 제기된 의혹의 대부분은 이미 경기지사 경선 과정에서 폭로되었던 것들이다. 이재명 리스크 시리즈를 연재했다). 그리고 대선 경선 도중 친문 지지자들과 이재명 지지자들(손가혁)은 맹렬하게 부딪쳤던 기억이 있었기에 양 지지자들 사이에 앙금이 가시지 않은 상태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민주당의 실세인 이해찬은 이재명의 손을 들어준다. 김어준의 뉴스공장부터 진보 미디어에서 등장해서 이재명 지지 발언을 이어간다. 이해찬이 보기에 이재명이 전해철보다 더 승산 있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게다가 이해찬의 민주당 20년 집권론에 이재명이 첫 주자로 포함되어 있다는 것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었다.

 

강성 친문 스피커들은 화살의 촉을 이해찬에게 돌리기 시작한다. 아직 이재명에 대한 앙금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친노 좌장인 이해찬이 이재명을 지지했다는 배신감이 컸기 때문이다. 그리고 문재인의 후계자로 반문 주자 중 하나인 이재명을 선택했다는 것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도전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경기지사 경선 과정에서 친노 친문 세력 내부에 균열이 발생한다. 이재명을 지지하는 이해찬 중심의 친노와 전해철을 지지하는 친문 세력. 정치 평론가들은 이해찬의 지역구가 세종시이기 때문에 세종 친노, 전해철의 지역구가 안산이기 때문에 안산 친노라고 분류하기도 한다. 이러한 친노 내부의 분열은 경기지사 경선이 끝난 후에도 계속된다. 안산 친노는 이재명의 승리로 끝난 경선에 불복한다. 경선 과정에서 하던 네거티브를 지속하는 동시에, 강성 친문 당원들 사이에서 남경필 지지 운동을 확산 시키기 시작한다. 이재명의 비리를 계속해서 들추어 내면서, 남경필의 업적을 칭송하면서 상대방 당의 후보를 지지하자는 이상한 캠페인이 시작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재명은 압도적인 지지율로 경기지사에 당선된다. 하지만 경선과 본 선거에서 큰 내상을 입게 된다. 그리고 당내 강성 친문 세력의 지지를 잃게 된다.

 

이재명 승리의 의미

이러한 친노 친문의 분열은 지방 선거에 이어서 벌어진 당대표 선거에서도 이어진다. 세종 친노의 좌장 이해찬, 안산 친노 좌장 전해철의 지지를 받는 김진표, 그리고 민평련계의 송영길이 후보로 출마한다. 그리고 결과는 이해찬의 완승으로 끝난다. 경기지사와 당대표 선거에서 일어난 세종 친노와 안산 친노의 파워게임은 세종 친노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나버린다. 세종 친노의 승리는 민주당 내부 세력 구도에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먼저 이재명이 강력한 대선 후보로 부상하게 된다. 당내 주도권 다툼에서 압승을 거둔 세종 친노의 후원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안산 친노가 밀려 나면서, 민주당의 진보적 색채가 강화된다. 안산 친노의 구성원들은 친미, 친 삼성 정서를 가지고 있었다. 특히 이광재를 중심으로 한 여시재 멤버들은 모두 삼성과 중앙일보, 삼성과 친인척 관계인 홍석현 회장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다소 보수적인 색채를 띈 안산 친노가 당내부 권력 다툼에서 완패 하면서 비주류로 밀려나게 된다. 따라서 민주당 내부의 친미, 친삼성 세력의 영향력이 급격하게 약화된다. 이 공백을 주사파의 반미, 반재벌 정서가 메우게 된다. 친 시장 세력인 안산 친노의 패배는 민주당이 급격하게 진보적 색채, 반미, 반시장 정서가 짙어지는 계기가 된 것이다.

친노 친문 세력의 내부 분열은 이번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마지막을 장식한다. 세종 친노의 지원을 받는 이재명은 안산 친노의 지지를 받는 이낙연과 충돌한다. 이낙연은 동아일보 기자 출신으로 민주당 내부 스펙트럼에서는 반 시장, 반 기업 정서가 상대적으로 옅은 인물로 분류된다. 그러나 다시 한 번 이재명은 대선 경선에서 승리하면서, 안산 친노는 완전히 당 내부 권력 중심에서 밀려나게 된다. 안산 친노가 가진 친미, 친기업 정서의 공백을 반미, 반기업 정서가 메우게 되고, 동시에 이재명의 승리로 인하여 주사파는 민주당에 대한 영향력을 더 확대한다. 왜냐하면 이재명은 성남 시절부터 경기동부연합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주사파의 본거지인 경기동부연합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성남 시장에 당선된 인물이다. 자연스럽게 주사파 경기동부연합은 본격적으로 민주당을 장악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셈이다.

(사진=월간조선. 《성남일보》가 보도한 이재명 시장 인수위원회에서 활동한 후에 시청과 유관기관에 취업한 인사들 명단)
(사진=월간조선. 《성남일보》가 보도한 이재명 시장 인수위원회에서 활동한 후에 시청과 유관기관에 취업한 인사들 명단)

 

이재명과 경기동부 연합

이재명의 승리는 곧 주사파 경기동부연합의 민주당 헤게모니 장악을 의미한다. 이재명과 경기동부연합은 성남시장 재임 시절부터 불가분의 관계이기 때문이다. 성남시는 오래 전부터 주사파의 본거지였다. 박정희 대통령 시절 성남은 철거민들이 강제 이주한 지역이었다. 이러한 지역의 특성상 80년대 중반부터 운동권 학생들이 성남 지역에 투신하기 시작한다. 특히 주사파 중심인물인 이석기와 임수경이 성남에서 일어나는 데모를 주도한다. 이 때부터 성남 지역에 경기동부연합이 서서히 조직되기 시작한다. 이처럼 80년대 중반부터 성남에 뿌리 내린 경기동부연합은 다양한 정치 조직 및 조합으로 퍼져나간다. 그 결과 성남에서 경기동부연합은 탄탄한 지역 조직을 가진 세력으로 거듭난다. 누구든 진보 진영에서 성남 시장 후보가 되려면, 필수적으로 경기동부연합의 협력을 구해야 했다.

이러한 지역적 토양에서 이재명은 2010년 성남 시장 선거에 나선다. 당시 민주노동당 후보로 출마를 고민하던 김미희는 경기동부연합 조직에 속해 있던 인물이었다. 그녀는 야권 연대를 위해 고심 끝에 성남 시장 출마를 포기한다. 야권 연대를 빌미로 경기동부연합은 성남 시정에 본격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한다(http://monthly.chosun.com/client/news/viw.asp?nNewsNumb=201207100013). 사실상 이재명의 성남 시정은 경기동부연합과 연정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성남 시장 시절부터 시작된 이재명과 주사파 경기동부연합의 밀월 관계는 지속된다. 그리고 이재명이 최종적으로 민주당 대선후보에 등극하면서, 민주당 메인스트림에 대거 진출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다음 기사를 참고하라(https://shindonga.donga.com/List/3/all/13/2938615/1). 친노 친문 세력이 진보 진영 통합을 위하여 주사파의 유입을 허용했다면, 이제 이재명의 승리로 인해 경기동부연합의 주사파가 당의 주류가 되어버린 것이다. 

 

나가면서

지면의 한계로 인하여 자세한 내용을 다루기 보다 큰 맥을 짚는 방향으로 기사를 작성한 점이 아쉽다. 하지만 친노 친문 세력의 역사의 큰 줄기를 살펴보면서, 민주당 내에 주사파가 잠입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을 포착하기에는 충분하다. 뿐만 아니라 주사파라는 단어만 꺼내도 색깔론으로 치부되는 현 상황에서 주사파의 진보진영 장악 과정을 큰 줄기로 나마 다룬 것에 의의를 둘 수 있다. 주사파는 색깔론이나 이념 공세가 아니라 엄연한 역사적 현실이라는 점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마주한 정치적 현실을 조금 더 정확하게 직면하고 이해하고, 기독교인으로 정치적 책무를 다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마친다.

 

김삼열 목사(고신대 신학과 B.A. 고려신학대학원 M.Div, 영국 아버딘 대학교M.Th, 벨기에 루뱅카톨릭 대학교Pre-Doctoral Program, 한울교회 부목사)
김삼열 목사(고신대 신학과 B.A. 고려신학대학원 M.Div, 영국 아버딘 대학교M.Th, 벨기에 루뱅카톨릭 대학교Pre-Doctoral Program, 한울교회 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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