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택 목사
김희택 목사

SFC는 학생 신앙운동입니다

이것은 누가 말하는 것처럼 SFC간사 신앙운동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제가 학생 시절에 활동했던 SFC는 전적으로 학생들에 의해서 움직인 그야말로 학생들에 의한 신앙운동이었습니다. 전국 동기수양회, 지방 하기수양회, 알돌 수련회 등 모든 SFC 집회는 학생들이 날짜, 장소, 강사 섭외했고 단지 관련 목사님들의 지도를 받는 입장이었죠. 제가 고등학생으로 처음 참석한 부산 삼일교회에서 개최된 28회 동기수양회, 남교회에서 개최된 29회 동기 수양회, 그리고 서울 성원교회에서 개최된 30회 동기 수양회에 다 참석을 했더랬는데 당시에는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로 간사의 존재가 정말 미미했습니다. 그리고 대학생이 된 73년부터 제가 기억하는 간사는 김만우, 변의남 목사님이었습니다. 그들이 하는 일은 그야말로 지도하고 조언하는 수준이었지 이래라저래라하며 앞서서 끌고 가는 스타일이 아니었습니다. 그 후 총회 산하 노회의 이름을 그대로 받아 각 지방 SFC에 지방 간사들이 있었는데 제가 활동하던 진주 지방 SFC에는 당시 K 간사가 있었는데 신앙운동의 주축인 학생들보다 너무 앞서 나가는 경향이 있어 당시 지방 SFC 임원들과 상당한 마찰이 있기도 했던 사실이 있었습니다. 뭔 얘기냐 하면 그야말로 학생 중심의 신앙 운동이었지 간사 중심의 신앙 운동이 아니었다는 얘깁니다.

하기 수양회나 동기 수양회를 개최하기 위해 임원(학생)들이 모여 주제를 정하고 강사를 섭외하고 예배 순서를 정하면서 사회는 누가? 기도는 누가? 할 것인지, 예배 순서지와 수양회 후기를 담은 책자를 발간하는 공보부는 누가 맡을 것인지? (당시 전국 동기수양회의 경우 주로 김동철 목사님) 예배 전 찬송을 인도하고 준비를 하는 진행부는 누가 누가 할 것인지? 취사반은 누가 맡을 것인지?(물론 밥과 반찬을 준비하고 설거지를 하는 것은 관련 교회 여전도회의 도움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식권을 발행하고 줄 세워 식사하도록 하는 모든 일을 그야말로 육하원칙에 의거해서 계획을 세우고 집행을 했었는데. 시대가 변했기에 요즘에 이런 식의 잔치를 기대한다면 너무나 시대에 뒤떨어진 사고방식이라고 타박을 듣겠죠?

 

SFC는 고신교단의 중요한 역사의 한 축입니다

저 역시 부산 남교회에서 개최된 29회 전국 동기 수양회에 참석해서 고등부 성경 공부 강사인 석원태 목사님의 확신에 찬 열정적인 강의를 들으면서 어렴풋이 목사가 되기를 바라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처음에 아무리 순수한 동기와 풋풋한 열정으로 시작한 신앙 운동이라고 하더라도 이것이 발전이란 이름으로 시류에 맞춰가면서 제도화되면 자연히 형식에 치우치게 되기 마련이란 것은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다 아는 역사적 진리입니다. 그렇게 본다면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총회 차원의 지도자들에 의한 SFC 존폐론이 거론되는 것은 마침내 올 것이 왔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저는 군 선교 하느라 20년을 군에 있다가 전역하고 나서 얼마 안 있어서 중국으로 가서 다시 16년 동안 지내다 보니 국내 교회의 현실에 어두웠는데 기회 있을 때마다 귀국해서 옛 SFC 동지들을 만나게 될 때면 더러더러 최근의 SFC"학생 신앙운동이 아니라 간사 신앙운동이라"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너무나 과문한 탓에 그 많은 SFC 간사들에게 총회와 노회의 예산으로 고정적인 활동비가 주어지고 있었다는 사실도 최근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SFC 홍보영상 갈무리
SFC 홍보영상 갈무리

아이를 씻긴 물이 더럽다고 아이까지 버립니까?

우리 개신교의 예배 순서는 로만 카톨릭의 미사에 비하자면 너무나 단조롭고 간단합니다. 이것을 두고 예배학을 전공한 어느 교수는 "오물이 묻은 아이를 씻긴 더러운 물을 버리다가 아이까지 같이 버렸다"라고 하더군요. 어쩌면 "최근에 SFC 폐지론을 주장하는 총회의 몇몇 목사들의 행태가 그와 비슷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저만 그런 것일까요? SFC 간사들에게 총회나 노회 차원의 막대한 활동비가 소요된 데 비해 실적이 저조하다면 간사제도를 폐지하면 될 것이지 어째서 SFC 폐지를 들고나오는지 도대체 이해가 안 되는 겁니다.

SFC는 고신 교회의 학생신앙 운동입니다. SFC를 폐지하자는 말이 학생 신앙운동을 그만두게 하자는 말과 같은 뜻입니까? 고신 교회 안에서 학생회라고 하면 그것은 바로 ‘SFC’를 지칭하는 말입니다. 그냥 학생들의 모임인 학생회보다는 학생신앙운동이란 생동적인 이름을 사용하는 데는 SFC 강령에 언급된 학원 복음화를 넘어 국가와 세계의 복음화를 지향한다는 단순한 모임 이상의 거룩한 목표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주권에 대한 믿음은 어디로 간 겁니까?

코람데오닷컴에 SFC 폐지 관련 인터뷰에 나오는 내용을 보면서 SFC와 간사제도를 정말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13년 후면 교회 내에 청소년이 사라져 19세 미만은 제로에 이르게 된다는 주장은 동의하기 어려웠습니다. 13년 후에 있을지도 모를 추정을 하면서 그것이 마치 기정사실처럼 얘기하고 있잖아요! 이건 자기들의 주장하는 SFC 폐지론을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통계와 숫자가 무슨 진리인 것처럼 들이대면서 윽박지르는 수준의 궤변으로 보인다는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철저하게 나름대로의 조사에 의해 나타난 통계와 숫자로 미래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을 하나님의 교회에도 그대로 적용하는데 여기에 믿음의 논리는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만약 13년 후인 2035년에 여전히 교회 안에 청소년들이 남아 있을 뿐 아니라 오히려 더 부흥한다면 어쩔 건데요? SFC를 하나의 제도로만 알고 있을 뿐 순수하게 출발했던 신앙운동으로서의 SFC를 모르고 있다는 사실에 분통이 터집니다. SFC 간사제도를 유지함에 막대한 자금이 드는데 그에 상응하는 실적이 없다면 간사제도를 폐지하던지 그게 아니라면 SFC 간사들에 지출되는 총회나 노회 차원의 활동비 지급을 폐지하겠다고 한다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되겠는데 학생신앙 운동을(SFC) 폐지한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것을 보면 참 너무 모르는구나 싶어서 지난밤도 자정이 넘은 시간까지 잠을 이루지 못한 채 열 딱지를 쥐어뜯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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