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만 목사(열방교회, 총회 SFC상임위원)
안병만 목사(열방교회, 총회 SFC상임위원)

필자는 작년 총회에서 SFC 상임위원이 되어 1년 동안 섬기면서 가을 총회를 앞두고 마지막 각 노회 SFC 지도위원장들과의 간담회(74~5)가 경주에서 열려 참석하게 되었다. 필자의 간사 시절부터 지금까지 약 37년 동안 총회 지도위원과 SFC와의 관계, 더 나아가 간사팀과의 관계가 조금도 바뀐 것이 없음을 느끼게 되었다.

그 이유는 실제 현장의 사역은 간사와 학생들이 뛰고 행정적인 권한은 총회에 있으므로 지도 노선에 있어서 혼선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목회자들은 현장 이해의 무지를 인정하지 않고 행정적인 지도의 권한만을 행사하려다 보니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실제 SFC는 자체의 운동으로 총회는 울타리가 되어 주는 것이 훨씬 학생 신앙 운동의 임무를 잘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총회와 SFC의 현실적인 갈등 구조는 주님 오실 때까지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다.

감사한 일은 SFC 현역 출신들이 각 노회 지도위원장의 다수가 되어 SFC를 이해하는 폭이 많이 넓어졌다는 점이다. 위원으로 뛰었던 목사님들과 간사 출신들이 많아서 학생 신앙 운동자체의 운동성과 교단 안에서의 위치 그리고 역사적인 유산들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졌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 개선해 나가면서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부분은 아주 고무적인 일이었다.

하지만 간담회가 끝난 후에 미래정책위와 SFC지도위의 연합 연석회의가 있다고 해서 잠깐의 휴식 후에 모임을 하게 되었다. 미래정책위 위원장 손현보 목사가 연석회의 기조 발언을 하는데 처음부터 시대에 맞지 않는 SFC는 폐지하고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라는 말에 듣고 앉아 있기 힘들었다. 총회 미래정책위 위원들도 대부분 함께하는 가운데 발표한 기조발언에 대해서 대부분의 총회와 노회 지도위원장들이 불편한 느낌을 받았다.

미래정책위 제안서에 나타난 여러 통계는 현실적인 면을 고려한 것이기는 하지만 대부분 통계가 성과 위주 혹은 결과만 가지고 평가하는 것이었다. 제안서 제일 뒤쪽에 있는 3) SFC 최근 10년간의 전도 현황에 있는 수치를 가지고 SFC는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말은 제안이지만 반드시 폐지되어야 할 쓸모없고 가치 없는 공동체로 매도했다.

고신총회 미래정책위 정책 제안서/ SFC 최근 10년간 전도현황
고신총회 미래정책위 정책 제안서/ SFC 최근 10년간 전도현황

그 밑에 이렇게 적고 있다

1) 도표(참조)

2) 존속의 가치가 있는가?

3) 한 개 교회보다 성과가 더 있다고 할 수가 있나?

4) 이대로 계속 가면 교단에 어떤 효과나 희망이 있는가?

 

한 기관의 가치를 하나의 교회와 비교하여 어찌 수치로 따지고 존폐를 결정할 수 있는가? 자기가 섬기고 있는 교회만 존립하고 교단 내에 성도의 수가 줄어들거나 혹은 현상 유지만 하는 교회는 문을 다 닫아야 하는가? 반문하고 싶다. 성과와 수치로만 따진다면 가임 가정의 아이 출생률이 0.87%인데 그렇다면 생산성이 떨어지는 가정제도를 폐지하고 젊은이들이 가정을 이루지 않아야 한단 말인가?

하나님 나라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고 총회의 미래 정책을 논하는 기관이 어떻게 단순 논리와 경영 논리로 정책을 만들어 제안할 수 있는지 교단의 한 목사로서 염려스럽고 개탄스럽다. 그리고 위원회는 총회 산하에 똑같은 권한을 가지고 있는데, 상부 기관처럼 와서 하부기관에 제안을 하달하는 식의 월권행위는 어디서 배웠는지 묻고 싶다. 꼭 그러한 제안이 필요하다면 상임 위원들끼리 모여서 조율하는 것이 상식인데 각 노회 지도원장들이 함께 모인 자리에서 그러한 제안을 하는 것은 우리가 이렇게 할 테니 잘 알아라.라는 식의 명령조는 무리수다. 한 교회에서 목사가 무한 권을 가진 제왕처럼 당회나 제직회서 그렇게 해서도 안 될 텐데 더군다나 같은 자격을 가진 총회 상임위원들과 총대들에게는 그렇게 할 수 없고 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SFC는 교단 초창기부터 교회의 개혁주의 신앙과 신앙의 순결 그리고 학원과 국가 그리고 세계의 복음화를 위한 기치를 들도 많은 목회자와 선교사 그리고 국가의 지도자를 배출하는 못자리 역할을 해온 교단의 가장 가치 있는 유산이자 자랑거리인데, SFC를 폐지하자는 말이 어떤 논리에서 나왔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전도의 열매가 없는 교회를 폐지하고, 전도의 성과가 없는 선교사와 선교지는 폐지해야 한다는 말인가? 그렇다면 어떤 교회만 이 땅에 존재해야 할까?

공동체의 정체성과 바른 핵심 가치에는 관심 없고 결과만 가지고 따지는 것은 세상의 경영 논리이지 하나님 나라의 논리는 아니다. 예수님은 전도를 많이 못 해서 12명 또는 70명만 제자 삼았을까? 수치의 결과를 두고 따지면 예수님의 공동체도 폐지했어야만 했을 것이다. 그러나 12. 70명이 양육과 훈련을 받아 성령의 충만함을 입었을 때 하루에 수천 명 수만 명이 전도의 열매로 드러나게 된 것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SFC를 통해서 70년 동안 양육 받고 훈련받아 교회를 세워 전도하여 수백 명 수천 명의 성도를 모아 건강한 교회로 세운 것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근시안 정책을 통해서 미래를 망치는 그런 발상은 성숙한 지도자의 아이디어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만일 총회의 총대들 모두가 SFC 폐지를 결정한다면 기꺼이 따르겠지만, 그 제안을 만일 총회에 한다면 큰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

교단 정치가 생각 없는 모리배들에 의해 움직이고 있는 점이 참 안타깝고 개탄스럽다. 순수한 생각이라고 말하지만, 그 저의에는 자기의 성공과 영웅주의가 자리 잡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순수한 SFC를 정치의 수단이나 도구로 삼지 말아라. 정말 SFC는 정치와 무관하게 하여 운동 그 자체로 하나님의 나라에 이바지하도록 해야 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코람데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