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렬 목사(전임 SFC 총무간사, 현 송도제일교회 담임)
김형렬 목사(전임 SFC 총무간사, 현 송도제일교회 담임)

SFC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에 대해 지난 총회는 폐지보다는 학원 선교 강화와 대안 제시를 위한 1년간의 연구를 결정하였습니다. 이런 까닭에 SFC는 다양한 관점에서 SFC가 학원 선교를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 새로운 대안은 무엇인지 깊이 고민하고 답을 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필자는 이 논의에서 가장 먼저 다루어야 할 주제는 SFC 소그룹 검토라는 생각입니다.

소그룹 운동은 예수님과 바울의 제자 운동에서 그 진가를 잘 발휘합니다. 예수님 한 분이 12명의 제자를 양육하셨습니다. 그리고 이들 각자는 제자를 세워 교회를 온 땅에 세워갑니다. 사도 바울은 디모데에게 충성된 일군을 세워 복음을 전하는 일을 이어 갈 것을 요청합니다. 분명 한 사람 바울과 그의 제자 디모데는 그 라인을 이어가는 새로운 일군을 세우는 일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런 까닭에 소그룹 운동은 제자 운동으로서 모든 복음 운동과 신앙 운동의 중심이며 이렇게 모인 이들을 전체로 모아 예배와 다양한 교육을 통해 훈련하고 기르는 사역이 역사적으로 지속될 수 있게 한 원동력입니다.

현재 세계는 소그룹 운동의 중요성을 새롭게 절감하고 있어서 다양한 소그룹들이 교회 내에 정착해 가는 모습을 보입니다. 최근 가정교회나 셀교회 등으로 나타나는 교회 내 소그룹 운동은 과거의 구역이나 전도회 모임을 대체하는 성격을 보입니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소그룹이라는 측면에서 이들은 모두 공통분모를 가집니다. 다만 소그룹을 어떻게 볼 것이냐, 혹은 소그룹의 내부 요소들(예배, 교제, 교육, 봉사 혹은 활동)을 어떻게 강조하여 운영할 것인가에 따라 차이를 드러내는 것으로 보입니다.

SFC도 분명 소그룹에 다양한 변화와 경험이 있습니다. 캠퍼스 사역을 시작하면서 공동체 예배만이 아니라 작은 단위의 소그룹을 통한 성경 공부가 중요한 전략이었던 것은 우리 모두가 주지하는 사실입니다. 다만 이때의 소그룹은 교육 중심의 방식을 가진 성경 공부 모임을 위한 소그룹이었고, 소그룹의 다른 요소들은 다소 약했던 것으로 이해가 됩니다. 이런 소그룹은 역시 리더 교육과 훈련이 중요했기에 관련하여 리더 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리더를 가르치고 양육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한 SFC의 전략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때도 소그룹은 여전히 교육 즉, 말씀 공부가 중심이었고, 공부한 내용을 적용하고 기도하는 것은 모임을 풍성하게 하는 요소로 인식이 되었습니다. SFC는 이러한 리더를 효과적으로 길러내기 위해 과정을 준비하여 리더 교육에 열심을 내었고, 이로 인해 당시의 교육적 욕구들을 잘 대응해 왔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소그룹은 교육적인 요소보다는 교제 및 나눔에 보다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가정교회나 셀 교회 등이 한국에 상륙한 이후로는 주일 전체 예배를 통해 듣고 배우고 받은 은혜를 소그룹을 통해 나눔을 가짐으로써 배움을 더 강화하고 교제에 힘쓰는 모습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물론 성경 공부를 우선에 두었던 소그룹 운동의 입장에서 이러한 가정교회식 소그룹은 말씀을 약화시킨 듯한 인상을 받게 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사회는 과도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교육을 통한 한 번 더의 지식 주입보다는 이미 듣고 받은 은혜를 나누고 이를 통해 성도가 교제하고 친밀감을 이루는 데 많은 관심을 두는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나 이 경우에는 리더 준비와 훈련 역시도 다소 부담이 덜합니다. 많은 신학지식과 성경 지식을 전제해야 말씀의 교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분명 성경 공부 중심의 리더 훈련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시간이 더 걸리지 않을 수 없고 개인의 성향에 따라 훈련이 힘든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서로 함께 나눈다면 리더는 모임에서의 교사가 아닌 모임 인도자로 변하기 때문에 좀 더 리더의 자리를 차지하기 쉽고, 모임 인도보다는 동원과 사람들의 참여에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런 변화와 함께 요즘에는 은사 운동과 말씀 운동이 소그룹 안에서 연합하여 나타나는 것도 사실입니다. 작은 모임 안에서 일어나는 삶의 나눔과 이를 돕는 체계적인 교재들의 개발을 통해 은사적 임재와 말씀의 적용이 함께 일어나는 소그룹 운동들도 있습니다. 물론 이런 것들은 다소 SFC 운동과 결을 같이 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개혁신앙 운동에서 은사의 나눔이나 성령 운동이 소그룹 안에서 나누어지는 것은 문화적으로 낯설고 신학적으로 많은 혼란에 빠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소그룹 교제 내에서의 치유 기도나 영적 은사의 사용이 말씀과 함께 이루어짐으로써 강력한 성령 운동으로서의 소그룹이 강조되는 것이 사실이라는 점입니다. SFC가 이런 영성이나 신학을 다 따라갈 필요는 없다 하더라도 소그룹을 통한 세계 복음화에 대한 이러한 비전들과 소그룹 양식을 따르는 이들 모임의 다이나믹에 대해서는 깊이 연구하고 보다 성경적으로 연구하여 우리의 소그룹을 보완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동시에 오늘날 치유 그룹은 소그룹을 통해 심리적 라포를 형성하는 치유 동맹으로 군중 속의 고독과 사회적 소외, 고립 및 병리적 중독과 의존 등의 문제를 해결해 가고 있습니다. 한국에 잘 알려진 새들백의 모델은 분명 치유 소그룹의 힘을 통해 교회가 이웃에게 다가가고 복음을 전하는 일들을 효과적으로 감당하고 있습니다. 새들백은 회복 사역, 목적 사역, 그리고 이웃과 함께하는 사역 등의 단계화된 전략을 통해 세상에 다가가고 복음을 전하는 일에 힘을 쓰고 있습니다. 한국의 카톨릭이나 사회 복지 차원의 단주 동맹이나 단도박 동맹 등의 운동이나 교회 내의 지원그룹을 통한 치유 공동체의 확산은 오늘날 교회 내의 소그룹을 강화하는 매우 중요한 요인들로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이런 까닭에 SFC의 작은 모임은 결코 작은 모임이 아닙니다. 사람을 모으고 교제하며 치유하고 말씀으로 인도하는 가장 역동적인, 그래서 가장 중요한 모임입니다. 그러므로 SFC의 학원 선교를 강화하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것 역시 소그룹에 대한 지원과 리더 세우기에 집중되어야 합니다. SFC의 작은 모임을 리더 양육을 위한 리더 소그룹으로, 운동원들 간의 멤버십을 강화는 교제 소그룹으로, 혹은 복음을 전하기 위한 전도 소그룹으로 운영하는 능력과 역량이 키워지지 않으면 결코 SFC 운동은 성공할 수 없습니다. SFC가 캠퍼스 내에서 하나의 역동적인 대안 공동체로서 치유와 회복, 말씀과 성장을 이루는 공동체가 되는 길은 바로 이 SFC의 소그룹인 작은 모임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 부분만이 SFC 강화를 위한 전부는 아닙니다. SFC의 신학과 신앙이 오늘날 젊은 대학생들과 학교 문화를 선도하기 위한 내적인 준비 역시도 많이 고민해야 합니다. 더하여 캠퍼스 공동체로서의 SFC 운동원들 간의 통일성을 주기 위한 전체 모임의 강의 주제나 캠퍼스 내의 이슈 운동들 역시도 신중하게 연구하고 논의해야 할 것들입니다. 특히 교회 대학부나 중고등부와 학원 SFC의 연계성은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중복되거나 반복된 교육으로 인한 비효율적 시간 관리는 청소년, 대학생들을 SFC의 캠퍼스 현장으로 인도하는 데 걸림돌이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소그룹을 넘어 다양한 주제들이 논의되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우선순위의 측면에서 SFC 사역은 작지 않은 작은 모임에 대하여 보다 깊이 연구하고 대안을 찾아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 부분부터 논의를 시작하면 모든 것을 다룰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것이 혹 약하더라도 작은 모임을 바로 세우면 SFC 운동은 새롭게 강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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