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채 목사/사단법인 산돌손양원기념사업회 이사장​, 향상교회 은퇴.
​정주채 목사/사단법인 산돌손양원기념사업회 이사장​, 향상교회 은퇴.

1. 통치이념이란?

통치이념이란 통치자나 어떤 통치체제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그것을 통치의 원리와 목적으로 삼고 있는 생각이나 사상을 말한다. 한 나라의 성격이나 체제는 바로 그 나라가 가진 통치이념에 의해 결정된다. 예를 들어 자유민주주의, 사회주의, 공산주의 등의 이념에 따라 그 국가의 체제는 달라진다. 하나님나라의 통치이념은 무엇일까? 하나님나라의 왕이신 그리스도께서는 무엇을 근본으로 삼고, 어떤 것들을 원리로 삼아 그의 나라를 다스리실까?

하나님나라의 통치이념은 공의와 사랑이다. 의와 사랑으로 다스리는 나라가 하나님나라요, 어디서든지 의와 사랑이 나타나고 의와 사랑이 온전케 될 때 그곳에 하나님나라가 임하는 것이다. “공의와 정의가 주의 보좌의 기초라 인자함과 진실함이 주 앞에 있나이다”(89:14) “진실로 그의 구원이 그를 경외하는 자에게 가까우니 영광이 우리 땅에 머무르리이다 인애와 진리가 같이 만나고 의와 화평이 서로 입 맞추었으며 진리는 땅에서 솟아나고 의는 하늘에서 굽어보도다”(85:9-11) 장차 만왕의 왕이신 그리스도가 이 땅에 오실 것이고, 그에게서 인자와 진리가 만나고 의와 화평이 입 맞출 것이란 말씀이다. 십자가는 하나님의 의와 사랑을 동시에 성취시킨 거룩하고 신비로운 그리스도의 사역이다. 그리스도는 십자가로 하나님나라를 세우셨다.

의와 사랑은 성경이 가장 강조하고 있는 주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은 이것이 하나님의 대표적인 속성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의의 하나님이시고 사랑의 하나님이시다. 하나님께서는 사람을 만드실 때도 당신의 형상대로 창조하셨는데, 그 형상의 중요한 내용이 바로 의와 사랑이다. “사람아 주께서 선한 것이 무엇임을 네게 보이셨나니 여호와께서 네게 구하시는 것은 오직 정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하게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 아니냐”(6:8)

그래서 의와 사랑은 우리 양심의 저울이 돼있다. 사람은 의롭게 살아야 떳떳하고, 사랑으로 살아야 행복하다. 그런데 사람들이 이것들을 잃어버렸다. 부패하여 순수함을 잃어버렸고 왜곡되었다. 고장 난 저울처럼 된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혼란 속에 빠졌고 온갖 비참과 고통이 인간에 들어오게 되었다.

 

2. (righteousness)

성경에는 의 혹은 공의란 말이 수없이 나온다. 의에는 크게 세 가지 내용이 들어있다.

첫째는 법적인 내용이다. 이 말은 법정에서 주로 사용되었는데, 판사가 사람들의 시비를 가려 줄 때나 혹은 혐의를 받은 사람의 죄를 찾지 못했을 때 사용되었다. “사람들 사이에 시비가 생겨 재판을 청하면 재판장은 그들을 재판하여 의인은 의롭다 하고 악인은 정죄할 것이며”(25:1)

둘째는 윤리적인 내용이다. 도덕적으로 정직함과 진실함을 표현할 때도 이 말이 사용되었다. “너희는 유혹의 욕심을 따라 썩어져 가는 구습을 따르는 옛 사람을 벗어 버리고 오직 너희의 심령이 새롭게 되어 하나님을 따라 의와 진리의 거룩함으로 지으심을 받은 새 사람을 입으라”(4:22-24) “빛의 열매는 모든 착함과 의로움과 진실함에 있느니라”(5:9)

셋째는 종교적인 내용이다. 구약에서는 하나님을 믿고 공경하며 그의 계명을 지키는 자들을 가리켜 의로운 자라고 했다. 즉 경건한 신앙인들을 가리켜 의인이라 했다. 노아와 아브라함을 의인이라 불렀으며, 아브라함이 소돔 고모라를 위해 기도할 때 의인 10명만 있어도라는 말을 했는데, 여기서도 의인은 하나님을 공경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었다.

특히 신약성경에서는 이 말에 더욱 강한 신앙적인 내용이 담겨있다. 이는 예수 그리스도의 속량사역으로 이루어진 의요,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죄 없다함을 받아 얻게 되는 의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속량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은혜로 값없이 의롭다 하심을 얻은 자 되었느니라”(3:24) “곧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모든 믿는 자에게 미치는 하나님의 의니 차별이 없느니라”(3:22)

하나님은 사람들의 죄를 도말하시고 우리를 의롭게 하시기 위해 그의 아들 그리스도를 세상에 보내셨다. 예수님은 속죄제물인 어린양으로 오셔서 범죄한 사람들이 받아야 할 죽음의 형별을 대신 받으셨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이 대속을 믿을 때 의롭다함을 받는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의요, 하나님께서 은혜로 주신 의이다.

 

3. 하나님나라를 구한다는 것은?

그래서 하나님나라를 구하라는 것은, 하나님과 이웃과의 관계에서 그리고 우리의 삶의 모든 영역에서 의를 찾아 세우라는 말씀이다. 우리는 우리의 삶의 모든 영역에서 의가 실현되도록 의로운 삶을 추구하고 노력해야 한다. 범사에 진실하고 정의로운 삶을 추구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이 단순히 개인적이고 심리적인 차원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공적인 영역에서 정의를 세우는 일에도 열심과 책임을 다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보수적인 교회나 신자들 중에는 착한 사람들이 많지만 사회적이고 공적인 책임이라는 차원에서 의를 세우는 일에 별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다. 우리 신자들은 우리의 의로운 삶의 영역을 넓혀서 사회정의와 정치적인 의를 이루는 일에도 책임의식을 가지고 계속 노력해야 한다. 이런 면에서는 진보적인 교회들이 강하다. 다수의 힘으로 혹은 권력과 돈의 힘으로 불의를 행하는 자들에 대해 저항하며, 사회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약한 사람들 편에 서서 사회정의 곧 사회적 평등을 이루어보려고 헌신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이 일은 기독인이면 누구나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가 무엇보다도 먼저 구할 것은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속량(贖良)을 믿는 믿음으로 얻는 의이다. 그리스도의 속량으로 말미암은 얻는 의를 갖지 못한다면 법적, 도덕적 의란 뿌리 없는 나무와 같아서 곧 시들고 말 것이다.

 
저작권자 © 코람데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