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채 목사(사단법인 산돌손양원기념사업회 이사장​, 향상교회 은퇴)
​정주채 목사(사단법인 산돌손양원기념사업회 이사장​, 향상교회 은퇴)

통치이념이란 통치자나 어떤 통치체제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그것을 통치의 원리와 목적으로 삼고 있는 이념이나 사상을 말한다. 한 나라의 성격이나 체제는 바로 그 나라가 가진 통치이념에 의해 결정된다. 하나님나라의 통치이념은 공의와 사랑이다. 의와 사랑으로 다스리는 나라가 하나님나라요, 어디서든지 의와 사랑이 나타나고 의와 사랑이 온전케 될 때 그곳에 하나님나라가 임하는 것이다. “공의와 정의가 주의 보좌의 기초라 인자함과 진실함이 주 앞에 있나이다”(89:14)

하나님나라 통치이념의 다른 하나는 사랑이다. 의와 사랑은 공존한다. 의가 없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 불륜일 뿐이며, 사랑이 없는 의는 생명을 얻게 하지도 못하고 풍성케 할 수도 없다. 하나님나라는 사랑의 나라다. 사랑은 하나님나라의 통치이념인 동시에 통치목표이기도 하다. 그리고 사랑은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이고 목적이다. 사랑을 이룰 때 인생은 온전함에 이르고 생명의 풍성함을 누리게 된다.

율법과 선지자의 강령은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다. 강령이란 거물을 잡아당기는 밧줄을 일컫는 말인데, 아무리 넓게 친 거물도 이 밧줄을 잡아당기면 다 딸려온다. 계명과 율례와 법도가 많지만, 사랑을 이루면 이 모든 것을 다 성취할 수 있다는 말씀이다(3:10b, 5:14). 사랑에는 세 가지 특성이 있다.

 

1. 조건 없는 희생적인 사랑이다.

이 사랑은 그리스도께서 그의 십자가를 통하여 보여주신 아가페다. 그는 우리 죄인들을 구원하시려고 자신의 몸을 속죄 제물로 드렸다.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에게 이렇게 나타난 바 되었으니 하나님이 자기의 독생자를 세상에 보내심은 그로 말미암아 우리를 살리려 하심이라 사랑은 여기 있으니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사 우리 죄를 속하기 위하여 화목 제물로 그 아들을 보내셨음이라”(14:9, 10)

다른 사람의 유익을 위해 희생하는 것, 희생하고도 상대방이 잘되는 것을 보며 기뻐하는 것이 사랑이다.

 

2. 보편적인 사랑이다.

좋아하는 사람, 특별한 관계를 가진 사람들만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사람도 차별하지 않고 그들의 인격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것이다. “너희가 만일 사랑하는 자만을 사랑하면 칭찬 받을 것이 무엇이냐 죄인들도 사랑하는 자는 사랑하느니라”(6:32) 예수님의 말씀이다. 이런 보편적인 사랑의 근거는 하나님의 창조와 그리스도의 속량이다. 우리는 사람을 볼 때 누구를 대하든지 창조와 속량이라는 하나님의 시각으로 보아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하나님께서 그의 형상대로 창조하신 거룩하고 특별한 존재다. 그러므로 사람들을 소중히 여기고 그의 인격을 존중해야 한다. 비록 타락하여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망가져 죄인이 되었어도 우리는 다른 사람을 무시할 수 없다.

우리가 모든 사람의 존재와 인격을 존중해야 할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는 그리스도의 속량 때문이다. 하나님께서는 죄인들을 긍휼히 여기시고 그의 독생하신 아들 그리스도를 보내셔서 그들을 죄를 대속케 하셨다. 우리는 죄인이고 악한 자들이지만 이런 악한 인간들을 위하여 그리스도께서 대신 죽으셨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렇게 하나님께서 사랑하는 자들을 누가 멸시하며 부정할 수 있겠는가?

로마 “산타마리아 델리 안젤리” 에 있는 조각상/ 사진@김윤하 목사(코닷 자료실)
로마 “산타마리아 델리 안젤리” 에 있는 조각상/ 사진@김윤하 목사(코닷 자료실)

3. 구체적인 사랑이다.

마음의 동정심으로 끝나거나 말과 입으로만 하는 사랑이 아니라 가진 것을 나누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과 함께 있어주는 것이 참사랑이다. 물질로 도와주기는 쉬워도 함께 살아주기는 힘들다. 하나님의 사랑이 크고 무한한 것은 그가 임마누엘로 오셔서 우리의 비참과 고통을 체휼하셨기 때문이다. 우리 같이 악하고 더럽고 수준 낮은 사람들에게 오셔서 우리와 함께해 주셨다. 교회는 지역사회 가운데 있다. 그리스도께서 임마누엘로 세상에 오셨듯이 교회도 지역사회와 함께하면서 이웃과 사랑을 나누며 건강한 사회를 이루는 일에 함께 노력해야 한다.

사랑에 대한 성경의 가르침은 끝이 없다. 사랑이 무엇인지? 사랑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 하나님이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그 사랑이 우리에게 어떻게 나타났는지? 이런 질문들에 분명한 대답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

 

4. 하나님나라를 구한다는 것은?

나아가 여기서도 하나님나라를 구하라는 말씀은 사랑을 찾아 구하라는 것이다. 사랑받기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기를 구하는 것이다. 우리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사랑을 실천하는 일에 헌신해야 한다. 서로 사랑하며 사는 것이 하나님나라의 백성으로 사는 것이다.

사랑하는 자들아 우리가 서로 사랑하자 사랑은 하나님께 속한 것이니 사랑하는 자마다 하나님으로부터 나서 하나님을 알고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는 하나님을 알지 못하나니 이는 하나님은 사랑이심이라”(14:7, 8)

선을 행하고 선한 사업을 많이 하고 나누어주기를 좋아하며 너그러운 자가 되게 하라”(딤전 6:18)

따라서 하나님나라의 통치는 세상 나라의 다스림과 다르다. 하나님의 통치는 군림하고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희생하고 섬기는 다스림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희생과 섬김을 통하여 이 세상에 참된 의와 사랑을 가져오셨다. 예수님은 그의 죽음을 통하여 우리를 의롭게 하시고,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시켜 하나님의 사랑받는 사람들이 되게 해주셨다. 섬기는 자가 복 된 자다. 섬기는 자가 위대하다. 사랑이 있는 곳에 하나님나라가 있고, 증오가 있는 곳에 지옥이 있다.

공의와 인자를 따라 구하는 자는 생명과 번영과 영광을 얻느니라”(21:21)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되 지혜로운 자는 그의 지혜를 자랑하지 말라 용사는 그의 용맹을 자랑하지 말라 부자는 그의 부함을 자랑하지 말라 자랑하는 자는 이것으로 자랑할지니 곧 명철하여 나를 아는 것과 나 여호와는 사랑과 정의와 공의를 땅에 행하는 자인 줄 깨닫는 것이라 나는 이 일을 기뻐하노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9:2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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