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 임원 후보 동기회 추천, 고신의 순결을 위한 하나님의 은혜”라는 글을 안용운 목사(온천교회)가 본보에 기고하였다. 이 내용은 2009년 7월 2일자로 본사가 발행한 [나의 주장]난에 실린 “총회장 선거제도 제안”이라는 기사를 근거로 하고 있다. 이 제안은 고신의 신대원 제38-41회 동기회 회장들이 합의하여 제출한 주장이었다. 당시 이 신선한 주장에 대해 많은 목사 장로들이 공감하였었다.

그런데 당시 이에 대해 이성구 목사(시온성교회)는 “총회장은 누구인가?”라는 기고를 통해 반론을 펴며 우려를 표명하였고, 며칠 뒤 제39회 정은일 목사(부산고운교회)는 다시 “동기회 추천 안은 고려해야 할 소지가 너무 많지만”이라는 글로 동기회 추천 안을 재주장하는 글을 기고했었다.

이런 토론은 많은 총대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결국 동기회가 추천하는 한 사람이 부총회장에 출마하게 하자는 선거 방법은 6여년을 지나면서 사실상의 정착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판단할 수 있을 만큼 진행되었다. 그리고 그 동안 총회장 선거를 둘러싸고 일어났던 많은 문제들이 크게 해소되었다. 먼저 실체도 분명치 않은 “계파”로의 분파와 갈등이 현저히 줄어들었고 나아가 목사 장로들의 정치운동도 매우 약화되었다. 이로 인해 부총회장 출마자들이 적어도 오천만원에서 일억 원의 돈을 아끼게 되었다고 알려졌다.

물론 동기회 추천안이란 것이 완전한 것은 아니다. 안용운 목사의 주장대로 이 제안이 헌법규정과 일치하는 것도 아니고 최선의 방법도 아니며 문제가 전혀 없는 온전한 방안도 아니지만, 적어도 총회장 선거의 과열 등으로 오는 종전의 죄악들과 그 폐해들을 생각하면 고신의 순결을 위하여 주신 하나님의 은혜라고 생각할 만큼 괜찮은 안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왔다. 그렇다. 그 제안은 가능한 죄를 적게 짓도록 하려는 차선책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 방법이 제비뽑기보다는 훨씬 나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2년 전에는 현 총회장이 부총회장으로 나섰을 때 위의 합의를 무시한다고 해서 총대들 가운데서 상당한 설왕설래가 있었다. 그가 35기인데 동기들과의 의논이나 추천 없이 독자적 판단으로 34기가 부총회장이 되어야 할 차례에 이를 깨고 출마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록 35회와 34회가 뒤바뀌기는 했지만 그 후 둘 다 단독으로 출마함으로써 원만한 결과가 있었다. 34, 35회 양쪽 동기회 목사들이 이를 조용히 수용했기 때문이다. 35기들 중에 부총회장으로 나설 마음을 가졌던 사람들도 있었지만 어쨌든 자기 기수에서 총회장이 나왔다는 것 때문에 말없이 넘어가고 있다.

그런데 이번엔 새삼 부총회장 후보난립이라는 논란이 크게 불거지고 있다. 33기 K목사와 38기의 S목사가 느닷없이 부총회장후보로 나선다는 소문 때문이다. 만약 전례대로 진행된다면 분명 이번 회기는 36회에서 부총회장이 나오는 것이 자연스러운데 그 기수를 앞뒤로 오가며 두세 계단이나 건너뛰면서 부총회장으로 출마를 고집한다니 시끄러운 것이다. 대관절 총회장이 무슨 벼슬이라고 은퇴 전에 꼭 한 자리하고 말겠다는 것인지 비난의 말들이 무성하다. 듣기로는 K와 S 목사는 주위에서 간곡히 말리는데도 소용없다는 소문이다.

거기다 더 나쁜 일은 이런 사람들을 부추기는 밷 브라더(나쁜 형)가 있다는 것이다. 나쁜 형 역할을 하던 사람들은 이제 다 없어진 줄 알았는데, 이런 나쁜 선례도 대를 이어가는 모양이다. 현 총회장이 34기를 제치고 나설 때도 모모 목사들이 부추겼다는 소문이 자자했었다. S목사의 경우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그는 연초에 동기회 모임에서 부총회장 출마 의사를 밝힌 적이 있는데 그 때 동기들이 ‘우리가 중심이 되어 동기별로 하자는 제안을 했는데 그럴 수 없다’고 하는 바람에 발언은 중단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어른들”이 나서라고 해서 나온다고 한단다. 곧 등 떠밀려서 출마한다는 것이다. 그 “어른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일까?

우리가 왜 이런 이야기를 반복해야 하는가? 우리가 연약하여 죄의 함정에 빠지기 쉬운 인간들이므로 어떻게든 이런 함정을 피하는 방법을 탐구하고 노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죄를 짓지 않기 위해 그리고 죄와 싸우기 위해 피 흘리는 일도 불사해야 할 사람들이 바로 성도인데, 죄에 빠지게 만드는 일인 줄 뻔히 알면서도 그 함정에 발을 내딛는 어리석은 사람들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이상하게도 의외로 이런 사람들이 많다. 특히 총회장이 되려고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그렇다. 불신앙적이고 불법적인 선거운동을 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바로 그런 사람들이다.

이들은 선거운동이 그리스도를 주로 모신 교회에서는 있을 수 없는 죄악이라는 심각하고 두려운 사실을 모르는 것 같다. 그리스도는 교회의 주이시며 만유의 주이시다. 우리는 참새 새끼 한 마리의 죽고 사는 것도 주님의 섭리 속에 있다는 사실을 믿는다. 무엇보다 거룩하게 구별된 영역인 교회에서 그 직원을 부르시고 세우시는 분은 교회의 주인이신 그리스도다. 이 일을 구약시대에는 직접 하셨고, 계시가 완성되고 성령이 강림하신 신약시대에는 회중의 회의와 투표를 통하여 하신다.

그러므로 성도들은 회의나 투표를 할 때 주님을 경외함으로 그 뜻을 찾고 이루려는 지극히 경건한 믿음으로 해야 한다. 이것은 너무나 기본적인 신앙 상식이다. 한 번 생각해보라. 교회에서 장로 선택을 하려는데 몇몇 집사들이 당선을 위해 선거운동을 하고 다닌다고 말이다. 이런 일이 얼마나 큰 죄악이며 교회를 타락시키는 무서운 일인가를 목사들은 다 안다. 그런데 이를 너무나 잘 아는 목사들이 - 그것도 상당한 리더십을 가졌다고 하는 사람들이 돈을 쓰면서까지 이런 악한 일을 하고 다니니 이게 대관절 어찌 된 일인가?

총회장은 교회직분이 아닌가. 총회는 교회가 아닌가. 교회가 일반 자치단체와 같고 총회장은 자치단체장과 같단 말인가? 오히려 일반 사회의 선거운동은 감시감독이 엄중해져서 10년 전부터 괄목할 만큼 맑아졌다. 그런데 교회의 나음이 무엇인가? 

우리는 38회 동기회에 먼저 묻고 싶다. 분명 2009년에 38회 동기회가 중심이 되어 불법 없는 총회장 선거를 위해 이런 제안을 했었다. 당시의 동기회장은 옥수석 목사(거제교회)이고, 부회장은 S목사였다. 이 두 분은 누가 뭐라 해도 이 일을 제창한 사람들로서 이 제도가 정착하는데 가장 앞장서야 할 분들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무난히 정착되어 가고 있는 것을 그 장본인 중의 한 사람이 이제 왜 스스로 무너뜨리려 하는지 묻고 싶다.

만약 꼭 그래야 하겠다면 지금은 그때와 달라진 것이 무엇이기에 그런 것인지 해명이 필요하다. 당사자는 자기가 속한 계파에서 강력히 자신을 밀고 있기 때문에 거기에 매여 어쩔 수 없다고 변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그의 동기생들 중에는 그가 부총회장이 아닌 다른 총회임원으로 나서려 할 때는 동기회의 추천과 후원을 받아서 나왔는데 이제 와서는 동기회의 추천 여부는 아랑곳없고 계파 운운 하며 왜 저러는지 모르겠다고 수군거리고 있다.

38 동기회는 분명한 답을 해야 한다. 죄를 덜 짓게 하자고 2009년 자신들이 내놓았던 제안이 이제는 파기되었는지? 다른 대책이 있는지? 38-41회가 총대원들의 큰 지지를 받으며 선언했던 제안을 한두 사람의 이탈에 그냥 손들고 포기하고 말 것인지를 묻고 싶다. 이에 38회는 분명한 답을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출마하려는 목사들에게도 묻고 싶다. 이런저런 비난을 받으면서도 기어이 총회장이 되어야겠다고 하는 목적이 무엇인가? 과연 하나님의 역사와 그의 영광을 위해서인가? 평생 희생하며 명예롭게 목회하던 목사들이 왜 말년에 상좌에 한 번 앉아보겠다는 어린애 같은 욕심으로 저렇게들 무너져버리는지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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