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문화를 해체해야 사회주의 혁명은 일어난다

정일권 박사/ 독일 마르부르크 대학을 거쳐서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대학에서 르네 지라르 연구로 조직신학부 기독교 사회론(Christliche Gesellschaftslehre) 분야에서 신학박사(Dr.theol) 학위를 받았다. 숭실대학교 기독교학대학원 초빙교수로 가르쳤으며 국제 지라르 학회 정회원이다. 국제 지라르 학회에 지라르 연구서로 등재된 8권의 지라르 연구서를 포함해서 10권을 저술했으며, 국내 여러 학회에서 많은 논문을 발표했다.
정일권 박사/ 독일 마르부르크 대학을 거쳐서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대학에서 르네 지라르 연구로 조직신학부 기독교 사회론(Christliche Gesellschaftslehre) 분야에서 신학박사(Dr.theol) 학위를 받았다. 숭실대학교 기독교학대학원 초빙교수로 가르쳤으며 국제 지라르 학회 정회원이다. 국제 지라르 학회에 지라르 연구서로 등재된 8권의 지라르 연구서를 포함해서 10권을 저술했으며, 국내 여러 학회에서 많은 논문을 발표했다.

21세기 자유민주주의 헌법체제의 대한민국에서 공론화되고 있는 사회주의 성혁명 운동과 성정치 운동을 법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차별금지법, 동성애 운동, 퀴어이론과 퀴어신학 그리고 젠더 이데올로기 등의 사상적 뿌리는 문화 막시즘(Kulturmarxismus)이다. 문화 막시즘은 자본주의가 붕괴되어서 사회주의 혁명이 일어나지 않는 원인을 기독교 문화라고 분석했다. 그래서 문화 막시즘은 기독교 문화에 대한 문화전쟁(Kulturkampf)을 선포하면서 문화혁명을 통해서 사회주의 혁명을 성취하고자 한다. 사회주의 성혁명 개념의 창시자인 오스트리아 출신의 빌헬름 라이히Wilhelm Reich) 『성혁명』이라는 책의 원제는 『문화전쟁 속의 성』 (Die Sexualität im Kulturkampf)인데, 이는 라이히가 지향한 성혁명이 기독교 성도덕에 대한 문화전쟁(Kulturkampf)임을 명백하게 잘 보여준다. 기독교 문화에 대한 문화혁명은 무엇보다 사회주의적 성혁명 운동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하지만, 독일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비판이론(Kritische Theorie)과 유럽 68 학생 문화혁명 운동 등으로 대표되는 문화 막시즘은 유럽에서 1989년 동유럽 공산주의의 붕괴 이후 21세기에 접어들면서 퇴조기에 접어들었다. 21세기 유럽은 68 세대가 아니라, 구소련과 동유럽 공산주의 붕괴 이후의 세대인 89세대가 주도하고 있다.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도 68 학생문화혁명 운동에 비판적인 89세대에 속한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제도권으로 행진을 통해서 권력과 헤게모니를 장악한 86 운동권 세대는 중앙대 김누리 교수의 주장처럼 유럽 68 문화혁명 세대가 추구했던 문화 막시즘에 속하는 여러 정책들을 시도하지만, 이는 철지난 뒷북이다. 사회주의 성혁명과 성정치 운동으로부터 파생된 동성애 운동, 퀴어이론과 퀴어문화축제, 젠더주의 그리고 이를 법제화하기 위한 차별금지법 등은 모두 문화 막시즘으로부터 파생되었는데, 이 문화 막시즘은 21세기 유럽에서 저물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문화 막시즘의 초기 이론가인 안토니오 그람시(Antonio Gramsci) 문화 및 정치적 리더십을 분석하였고 자본주의 사회의 국가를 비판하는 문화적 헤게모니 개념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람시는 부르주아가 거머쥔 헤게모니를 빼앗기 위해 정치, 사회, 학계, 문화계 등 각 사회 영역에 침투해 사회주의 사상으로 대중을 계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람시는 지배적 이데올로기가 어떻게 대중적 지지를 얻으며 안정화 되어가는가에 관심을 가졌다. 자본주의의 붕괴가 임박했음을 믿어 의심치 않은 고전적 막시스트들은 자본주의가 여러 형태로 변화되긴 하나 필연적으로는 붕괴할 것이라고 여긴다. 이에 비해 루카치, 그람시독일 프랑크푸르트 학파는 고전적 막시즘 학자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장기간 자본주의는 안정화되고 내구성을 지니게 될 것이라 여겼다. 그리고 그러한 맥락에서 왜 자본주의는 안정화되고 내구성을 지니느냐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설명하려했다. 칼 막스는 정치경제학 위주의 혁명 이론을 내놓았다. 그는 경제결정론으로 노동계급을 의식화하면 그들이 자본가 계급을 타도하리라고 보았다. 그런데 러시아, 중국 등에서도 이 이론은 작동되었지만, 기독교 문명, 근대적 의미의 자유사상 등이 강한 서유럽 선진국에는 작동하지 않았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그람시와 루카치의 문화 막시즘이다. 정치경제학보다 문화 예술, 미디어, 강단(講壇), 교회, 가족사회학 등에 파고들어서 변혁을 추구했다. 문화 막시즘의 후속 세대라 할 수 있는 독일 프랑크푸루트 학파는 개인주의, 사유재산, 이윤 동기뿐 아니라, 가족제도, 결혼제도, 일부일처제, 성적 금기(禁忌)에 반항했다.

문화막시스트들은 위선적인 윤리의 잘못된 기준을 수단으로 삼아 사회가 도덕적으로 정체성 위기에 처하도록 몰고 간다. 그들의 목표는 더 이상 프롤레타리아 독재가 아니다. 이 계획은 이미 실패했기 때문이다. 그들의 목표는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의 독재다. 문화 막시즘은 급진적 성혁명을 통해서 문화혁명을 이루기 원했다. 급진적 성교육의 최초 시행자는 헝가리 볼셰비키 문화담당자였던 루카치로 부모와 학교의 권위, 가족에 대한 애정과 국가에 대한 충성을 무너뜨리기 위한 문화혁명을 시도하였다프랑크프루트 학파의 헤르베르트 마르쿠제는 1933 미국에 망명한 뒤 콜롬비아 대학교에서 억압적 관용(repressive tolerance)개념으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려고 하였다. 문화 막시즘의 새로운 이데올로기인 정치적 올바름(PC)이 지나치게 만연하게 되면, 사회가 전체주의적이 되고, 집단적인 압력이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현상이 생길 수 있다. 만일 이러한 정치적 올바름을 법제화하게 되면차별금지법등이 생기고, 이 법을 어길 경우 벌금내지 감금될 수 있다.

 

성혁명을 통한 문화혁명

현대적 의미의 성교육은 프랑크푸르트 학파를 시작한 게오르크 루카치가 최초로 사회적으로 대규모로 보급시켰다. 그 목적은 이를 구실로 전통적인 서구의 가치관을 전복하려는 것이다. 1919년 루카치는 단명한 헝가리 소비에트공화국에서 문화부 장관을 맡았다. 그는 학교에서 급진적인 성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노골적인 방식으로 청소년들에게 자유로운 연애와 성교를 유도했다. 루카치는 문화테러리즘(cultural terrorism)이라는 기관을 조직했다. 오스트리아 학파의 미제스(Ludwig von Mises)가 사회주의를 새로운 파괴주의”(Sozialismus: Der neue Destruktionismus)로 파악한 바 있는데, 이 새로운 파괴주의로서의 사회주의에 대한 이해는 루카치가 시도한 문화테러리즘 개념과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루카치는 헝가리 문화부 장관에 취임하면서 부모와 가정, 가족애라는 전통적 질서를 해체하기 위해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급진적 성교육을 시행하기로 결정한다. 이에 루카치는 막시즘을 사회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전략으로 성적 쾌락을 지향하는 성교육을 시행한다. 그람시 또한 지식인들이 정치, 학계, 문화계 등 사회전반에 침투해서 민중들을 교육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루카치의 1924년 문화교육으로 사회 전반에 막시즘을 침투시키자는 기치는 독일 프랑크푸르트학파로 이어졌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학파는 우리는 사회주의적 폭력혁명을 시도하지 않으며, 문화교육으로 점진적으로 침투한다고 주장했다. 사회주의 혁명의 주체는 노동자에서 지식인으로 바뀌었다. 문화 막시즘에 의하면, 이제 약자, 희생자, ()소수자 등이 새로운 사회주의 혁명주체가 되었다. 유럽 68 학생 문화혁명세대의 멘토 역할을 했던 마르쿠제는 문화 막시즘을 통해서 서구 기독교 사회를 해체키는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서구사회의 전통적 가치가 오히려 파시즘 같은 전체주의사회보다 더 억압적이라고 주장했다.

문화 막시즘은 안토니오 그람시(Antonio Gramsci)와 루카치 그리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학파로 거슬러 올라간다. 막스주의 이론가들은 프롤레타리아 계급이 혁명주체로서 역사적 사명을 감당할 수 없음을 알았다. 그래서 사회주의 혁명이 일어나려면 기독교의 문화와 도덕을 파괴하고 갈 길을 잃은 대중들을 공산주의라는 새로운 신조로 인도할 문화지도층이 절실히 필요했다. 그 이론가들은 사회주의가 성공하려면, 그 전에 기존의 문화가 달라져야 했다. 문화지배가 정치지배에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문화 막시즘은 그람시의 표현처럼 제도권으로의 긴 행진을 통해서 문화헤게모니와 문화권력 쟁취를 목적으로 삼는다. 문화 막시즘은 문화계, 학계, 언론계에서 발견된다. 문화 막시즘에 의하면 사회주의 혁명의 원동력은 프롤레타리아 계급이 아니라 지식인들이다. 퀴어 이론과 젠더 이데올로기의 가장 중요한 학자인 주디스 버틀러도 그람시의 헤게모니 이론을 주장하는 좌파 레즈비언 페미니즘 학자다.

제도권으로의 행진을 통한 문화적 헤게모니 장악시도

그람시는 중장기적인 문화 막시즘을 제도권 안에 전파함으로서 사회주의 혁명을 달성하고자 했다. “제도권으로의 긴 행진”(The long march through the institutions, 독일어로는 der lange Marsch durch die Institutionen)은 그람시의 문화 막시즘 전략과 그것으로 영향을 받은 유럽 68 학생 문화혁명을 이해하기 위한 필수적인 전문용어다. “제도권으로의 긴 행진이라는 전략과 개념은 제도권으로 침투함으로 사회를 전복해서 사회주의 혁명이 발생하기 위한 조건을 만든다는 문화 막시즘의 새로운 중장기적 전략이다. “제도권을 통한 행진혹은 제도권으로의 행진”(Marsch durch die Institutionen)이라는 개념은 독일 68 학생 운동권의 지도자였던 루디 두츠케(Rudi Dutschke)에 의해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정치적-전략적 방법으로 고안되었다. “이 개념은 마오쩌둥의 대행진(Langen March)를 연상시켰다.” 중국 마오쩌둥이 주도한 문화대혁명 당시에도 홍위병의 대행진 운동이 거대하게 이루어졌다. 독일 68 학생 문화혁명 세대들이 구호로 외쳤던 제도권으로의 행진은 이후 실제로 성공을 거두어서, 68 학생 운동권 출신들은 독일의 정부, 경제, 대학의 주요 요직들을 차지하게 되었고 그들의 좌파적 담론은 사회전반에 걸쳐서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었다.

그람시의 제도권으로의 긴 행진”, 문화적 헤게모니, 중장기적인 문화 막시즘 전략 등을 제시한 그람시의 주장은 21세기 좌파 포퓰리즘(Left Populism)을 주장하는 샹탈 무페와 퀴어 이론/젠더 이데올로기의 주요 이론가 주디스 버틀러에 의해서 계승되고 있다. 버틀러는 이스라엘에 대한 무장투쟁으로 잘 알려진 이슬람 저항 운동 단체인 하마스(Hamas)의 지지자이기도 한데, 하마스는 미국, 캐나다, 유럽연합, 대한민국 등 국가에 의해 테러단체로 규정되었다. 그람시의 문화 막시즘이라는 중장기적인 새로운 사회주의 전략와 문화적 헤게모니(cultural hegemony) 전략을 최근 가장 잘 대변하고 있는 학자는 좌파 포퓰리즘(left populism)을 주장하는 샹탈 무페(Chantal Mouffe). 최근 그녀의 저서들이 한국어로 번역되어서 국내 좌파진영에도 잘 알려져 있다. 혹자는 문화 막시즘이라는 개념 자체가 극우집단의 마녀사냥이나 혹은 음모론이라고 주장하지만, 독일 프랑크푸르트 학파나 그람시가 말한 문화적 헤게모니개념을 계승하면서 새로운 사회주의 전략으로서의 좌파 포퓰리즘을 주장하는 샹탈 무페의 경우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문화 막시즘은 21세기 사회주의 운동의 새로운 중장기적인 전략이다. 한국 좌파에서도 혁명은 안단테로라고 외치는데, 이는 문화 막시즘의 중장기적 전략을 잘 보여주는 구호다. 이러한 21세기 문화 막시즘적인 헤게모니 전략에는 대체적으로 다문화주의, 젠더 이데올로기 그리고 생태주의라는 주요한 3가지 아젠다가 존재한다.

문화 막시즘은 문화혁명을 통해서 기독교 문화를 해체하고자 한다. 중국 마오쩌둥의 문화대혁명 운동은 유럽 68 학생 문화혁명 운동에 모델로 작용했다. 문화혁명은 무엇보다도 성혁명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1918년 독일의 로자 룩셈부르크 등의 공산주의 혁명 운동 실패 이후 서구막시즘을 추구한 학자들은 왜 러시아와 중국과는 달리 서구에서도 공산주의 혁명이 발생하지 않는가에 대해서 질문을 했고 그 원인을 기독교 문화에서 발견했다. 기독교 문화를 해체해야 사회주의 혁명은 일어날 수 있다고 그들은 보았다. 사회주의 성혁명과 성정치를 통한 기독교 문화의 해체와 전복이라는 중장기적 전략을 문화 막시즘은 선택한 것이다.

 

문화 막시즘의 황혼과 21세기 유럽 사회민주주의 시대의 종언

필자는 한국기독문화연구소의 연구지원으로 최근 문화 막시즘의 황혼과 21세기 유럽 사회민주주의 시대의 종언(서울: CLC, 2020)을 출간했다. 2019년 독일어권 하이에크 학회(Friedrich A. von Hayek-Gesellschaft) 학술대회에서는 21세기 대한민국의 젊은 세대들이 자본주의보다는 사회주의가 더 나은 체제라고 응답한 설문조사 결과가 소개된 바 있다. 현 정부에 들어와서 국내에서도 사회주의가 낭만적으로 복권되는 듯한 인상을 받게 된다. 문재인 정부에 들어와서 국내 언론과 방송에서는 유럽 68 운동과 대한민국의 86 운동권을 비교하면서, 문화 막시즘과 사회주의적 성혁명과 성정치를 추구했던 유럽 68 운동이 대한민국에서도 일어나야 한다고 주장이 소개되기도 한다. 21세기 유럽에서는 이미 저물고 있고 철지난 유럽 사회주의(민주적 사회주의) 운동과 68 운동을 86 운동권 세력이 주도하는 현 정부에서는 뒷북치듯이 주장하고 있다. 21세기 유럽에서도 퇴조하는 사회주의를 공론화하는 21세기 대한민국 상황에 대한 깊은 우려 속에서 이 책은 20세기 후반 지배적인 사조로 영향력을 행사했던 독일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비판이론과 그 문화 막시즘의 황혼을 국내에 소개하고자 한다. 이 책은 21세기 유럽 문화 막시즘의 황혼, 유럽 사회민주주의 정당의 퇴조 그리고 사회민주주의 시대의 종언 등을 소개한다. 1990년대부터 유럽 사회주의 정당들의 황혼뿐 아니라, 한 시대를 풍미했던 유럽 사회민주주의 시대의 종말을 주장한 독일과 영국 국적의 랄프 다렌도르프(Ralf Dahrendorf) 교수도 68 학생운동의 지도자 루디 두츠케와 함께 당시에 토론에 나서기도 한 68 운동권 핵심 인물이지만, 이후 점차 자유주의로 전환했다. 한 때 독일 프랑크푸르트 학파에 속했지만, 이후 점차 문화 막시즘으로부터의 결별을 선언하면서 자유주의로 전환한 독일의 국가적인 사회철학자 위르겐 하버마스도 문화 막시즘의 황혼을 잘 보여주는 학자다.

프로이트막시즘(Freudomarxismus)으로 이해되는 문화 막시즘의 퇴조에 대해서 소개하는 이 책은 또한 21세기 탑다운 방식의 국가페미니즘(Staatsfeminismus)의 이름으로 국가 재정을 통해서 유포되고 강제되는 젠더페미니즘과 퀴어페미니즘의 보편타당한 학문성(Wissenschaftlichkeit)을 강하게 의심한다. 21세기 글로벌 성혁명과 사회주의 성혁명과 성정치 맥락 속에서 국가페미니즘의 이름으로 유엔(UN)과 유럽연합(EU)으로부터 탑다운 방식으로 강제되는 젠더주의와 퀴어이론 등은 주디스 버틀러 자신도 최근 인정하듯이 거센 글로벌 저항운동에 직면해서 점차 폐지되고 있다. 이 책은 최근 국제적 동향을 소개하면서 나아가 국가 재정이 투입되는 이 국가페미니즘과 그 이론적 기초에 있는 프로이트막시즘(Freudomarxismus)의 학문성을 의심하면서 비판하고 있다.

출처:한국기독문화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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