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홍 장로(이수성결교회)/ 법무법인 서호 대표 변호사
김양홍 장로(이수성결교회)/ 법무법인 서호 대표 변호사

 

새벽에 우는 닭처럼 말을 맞게 하자

‘맹꽁이나 개구리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혀가 닳도록 울고, 파리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윙윙거린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소리를 귀찮게 생각하며 귀 기울여 듣지 않는다. 그러나 새벽의 닭을 보게나. 시간 맞추어 몇 번 울면 천하 사람들이 그 소리를 듣고서 반가워하면서 잠에서 깨어나 하루의 설계를 하지 않든가. 말이 많은 것이 어찌 유익하겠는가. 말을 맞게 하는 것이 중요하지.’

Photo by Dušan veverkolog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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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자(墨子)가 한 말입니다. 저는 직업이 변호사이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 보다는 말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만, 저 스스로를 평가했을 때 달변가(達辯家)도 아니요 그다지 말을 잘 하는 사람도 아닙니다. 저도 묵자처럼 말을 맞게 하려고 노력하고, 가능한 한 유머를 담아서 하려고 하지만, 뜻대로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말을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사랑의 말, 축복의 말, 격려의 말을 하는 것입니다. 더러운 말은 입 밖에도 내지 말아야 하고, 사랑의 말이 아니면 말문을 닫아야 합니다.

‘무릇 더러운 말은 너희 입 밖에도 내지 말고 오직 덕을 세우는 데 소용되는 대로 선한 말을 하여 듣는 자들에게 은혜를 끼치게 하라(에베소서 4장 29절)’

성경은 우리에게 ‘선한 말을 하여 듣는 자들에게 은혜를 끼치게 하라’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 선한 말은 가정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자녀가 부모에게 먼저 말로 은혜를 끼쳐야 합니다. 말은 사람의 생각을 담고 있기 때문에 그 생각이 듣는 자에게 전해져서 생물처럼 자라납니다.

‘말이 씨가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늘 하던 말이나, 무심코 한 말이 실제로 이루어질 수 있으니 말조심하라는 뜻입니다. 아메리카 인디언들의 속담 중에는 ‘당신이 생각한 말을 1만 번 이상 반복하면, 그런 사람이 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또한 미국 뇌 과학자들의 연구한 결과에 의하면, 사람의 전체 뇌세포는 230억 개인데 그 중 98%가 말의 지배를 받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감사해”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말하는 사람에게는 감사할 일들이 자주 일어나고, “재수 없어”라고 자주 말하는 사람에게는 재수 없는 일만 자주 생기는 것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말의 지배를 받습니다.

‘침묵한 것에 대해선 한 번쯤 후회할 수 있지만, 자신이 말한 것에 대해서는 자주 후회할 것이다.’
 
중세 시대 철학자 이븐 가비롤(Ibn Gabirol)이 한 말입니다. 참 맞는 말입니다. 이처럼 삶의 지혜는 종종 듣는 데서 비롯되고, 삶의 후회는 대개 말하는 데서 비롯됩니다. 그래서 침묵(沈黙)이 금(金)일 수 있습니다. 저도 가능한 한 말을 적게 하려고 하는데, 나이가 들수록 말이 많아지고, 저도 모르게 했던 말을 또 하고 또 하는 것 같습니다. 내가 말 할 때보다 들을 때 내편이 더 많아진다는 것을 명심합시다.

말은 곧 자신의 생각입니다. 그래서 ‘말실수’라는 단어는 틀린 말입니다. 말은 결코 실수하지 않습니다. 말은 자신의 생각이 밖으로 나온 것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말실수라고 하는 것들은 대부분 그 생각이 잘못된 것들이겠지요. 좋은 말을 하면 좋은 사람이 되고, 아름다운 말을 하면 아름다운 사람이 됩니다. 우리 모두 마음을 곱게 가집시다. 유행가 가사처럼 마음이 고와야 여자이고, 마음이 예뻐야 남자입니다. 저와 여러분이 ‘그 말 하지 말걸’이라는 후회를 덜 하도록 새벽에 우는 닭처럼 말을 맞게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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