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수 목사의 4 페이지 묵상: 그림, 시, 수필, 묵상

▒ 1 PAGE/그림

 

그림 @ 서동수 목사
그림 @ 서동수 목사

 


▒ 2 PAGE/ 시

흙에서

 

한 줌이면

족하다

 

방안을 환하게 밝힐

꽃 피우기에

 

까만 흙

한 줌에서

푸른 잎이 나고

노랗고 붉은 꽃이 피고

달고 신 열매 난다

 

이 모든 것이

한 줌이면

족하다

 

하나님에게는

 


 

▒ 3 PAGE/ 수필

화분을 보며

 

가만히 보면, 화초를 잘 키우는 사람이 있다. 그들은 가축이나 반려동물도 건강하게 잘 키우곤 한다. 나는 이런 분야엔 젬병이다. 그래도 사무실에 식물 하나쯤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가끔 도전하지만, 번번이 실패한다.

몇 달 전, 화원에 갔다. 유독 작은 화분에 눈이 간다. 이름도 이국적일 뿐 아니라 모양도 예쁘고 싱싱했다. 화분 사기가 두려웠지만, 화원 사장이 이것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물을 줘도 되어 관리가 쉽다는 말에 혹하여 화분 둘을 샀다. 복권을 산 것 같았다. 사무실에서 가장 좋은 자리를 내주고 보살폈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 이었다. 일이 바쁘다 보니 나중에는 있었는지도 모를 지경이 되었다.

어느 날, 시름시름 앓고 시들어가는 화분을 보고 화들짝 놀라 물을 주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물을 너무 많이 준 것이 탈이다.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볕이 부족해서 그런가 하여 사무실 문밖에 두고 일광욕도 시켰다. 그런데도 병은 더 깊어 간다. 아예 화분 하나는 죽었다. 다른 것은 거반 죽었지만, 작은 줄기 하나가 살아나고 있었다. 나는 기사회생한 화분을 데리고 들어왔다. 애지중지 살뜰하게 돌보니 살아났다. 예전의 아름다운 모습은 찾아볼 수 없지만, 역경을 이겨낸 투사가 아닌가. 정이 들었나 보다.

오고 가며 사무실 문 앞에 있는 죽은 화분을 본다. 새까만 흙 한 줌 덜렁 남아 있다. 기적 같다. 저 까만 한 줌 흙에서 그 예쁜 생명이 자랐다니 믿기지 않는다. 따지고 보면 사는 게 다 기적이다. 한 줌 흙에서 난 내가 이렇게 울고 웃으며 산다니. 하나님이 하신 일은 오묘하고 놀랍다.

 


 

▒ 4 PAGE/ 묵상

 

2:7 여호와 하나님이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되니라

흙이다. 너는

 

2:7 여호와 하나님이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되니라

 

사람은 흙입니다. 죽어 분해되면, 흙이기 때문입니다. 성경도 흙이니 흙으로 돌아가라 말씀합니다.(3:20, 146:4) 그런데도 자주 흙이라는 사실을 잊습니다. 항우처럼 역발산 기개세(力拔山兮氣蓋世)’를 외치며 산을 뽑고 세상을 품을 만한 힘이 있다지만, 보이지도 않는 코로나에 추풍낙엽처럼 떨어지는 것이 인간입니다.

하나님이 사람을 철이나, 금이나, 다이아몬드로 짓지 않고 흙으로 지으신 것은 겸손 하라는 것입니다. 사람의 사람됨은 흙에 있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손길과 그분의 호흡인 생기에 있습니다. 화분의 화초가 주인의 손길 없이 살 수 없듯이 우리도 하나님의 손길과 은혜 부어 주심 없이 살 수 없습니다.

참 감사한 것은 나는 화초 키우기에 젬병이어도 하나님은 생명을 살리는데 선수라는 것입니다. 생명의 원천이 그분께 있으니까요.(36:9) 화초가 나만 바라보듯이 우리도 주님만 바라봅시다.

 

나눔 질문)

겸손한 마음으로 흙이라는 사실을 잊고 살 때 어떻게 하겠습니까?

오늘 어떤 마음으로 주를 바라보며 섬기겠습니까?

오늘 나는 어떤 꽃으로 생명주신 주를 찬양하고 높이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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