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윤하 목사
사진@김윤하 목사

장미꽃 속에 어머니 / 김윤하

 

비 온 뒷날 인천대공원 장미원을 들렸습니다.

남실바람에 실려 온 장미향에 취해서

눈을 감고 정해 놓은 방향으로 발을 내디디며

바람에 흔들리는 향기를 마음껏 마셨습니다.

수십 종류의 장미들로 가득한 정원에서

후각에서 시각으로 관점을 바꾸어 가면서

나를 부르는 청각에 다다르고 뇌로 전달된

아름다움을 찾아 발걸음을 옮깁니다.

빗방울의 안식처가 된 장미의 얼굴을 마주하며

굴러떨어지지 않게 조심스럽게 다가가

당신 같은 해맑은 얼굴을 카메라에 담습니다.

이날따라 장미의 속살이 너무 신비로웠는데

마치 자궁같이 장미의 생명을 잉태하는 듯

팔랑거리는 잎 새가 비밀스레 속삭였습니다.

꿈틀거리는 생명체의 속삭임과 품어내는

심장의 약동 소리가 어머니의 품에 안긴

아기처럼 편안하게 들렸습니다.

그 순간 한 소년이 어머니의 품에 안기면서

자기의 심장 소리를 장미꽃 속으로 옮겼습니다.

장미의 품 안에서 어머니가 너무나 그리웠습니다.

어머니의 냄새, 어머니의 웃음소리와 자장가

그리고 어머니의 얼굴과 생명이 쏟아졌습니다.

어머니의 생명을 먹고 살았던 인생이었습니다.

장미 한 송이 속에서 나는 어머니를 안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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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김윤하 목사(참빛교회 원로)
김윤하 목사(참빛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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