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스 베버, 루카치, 칼 슈미트, 그람시, 발터 베냐민, 마르쿠제, 케인스, 하이에크, 칼 포퍼, 레이몽 아롱, 이사야 벌린, 한나 아렌트, 아인 랜드, 존 듀이, 존 롤즈, 사르트르, 알튀세르, 하버마스, 푸코, 라캉, 데리다, 들뢰즈, 가타리, 촘스키, 알랭 바디우, 조르조 아감벤, 시몬 드 보부아르, 이리가레, 주디스 버틀러, 에드워즈 사이드, 스피박, 네그리, 지젝 등등... 앞에서 열거한 학자들은 19세기 말과 20세기에 정치, 경제, 사회, 철학, 예술 등의 영역에서 활동한 인물들이다. 이들이 현대 지성계에 자주 등장하는 논란의 대상들이다.

이들 중 보수 가치를 지향하는 인물은 몇이나 될까? 기준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부분 마르크시즘의 우산 아래 있는 사람들이다. 이는 현재 전 세계의 영적 흐름이 어떤 상태인지 짐작케 한다. 대한민국도 예외가 아니며 오히려 더 심각한 상황일지 모른다. 그렇다면 세계 지성계가 마르크시즘에 미혹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19세기 이후 서구 세계가 수천 년의 유대 기독교적인 가치와 전통과 관습을 저버리고 인간의 이성과 본능을 중시하는 인본주의로 급격히 기울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 흐름을 주도한 사상이 마르크시즘이다. 세계는 지금 떠도는 마르크스 영의 포로가 되어 가고 있다.

마르크시즘의 본질과 그 한계

마르크시즘이 무엇일까? 19세기 근대 산업사회를 배경으로 형성된 마르크시즘은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비판과 저항을 핵심 내용으로 한다. 즉, 노동자 계급이 이 세상의 부를 창출하는 주인임에도 노예처럼 사는 것은 생산수단의 사적 소유를 인정하는 자본주의 생산방식 때문인데, 이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사유재산’을 폐지하고, 노동자들이 ‘혁명’을 통해 완전 평등사회를 건설해야 한다는 선동적 사상이다. 이는 마르크스가 1848년에 쓴 ‘공산주의자 선언’의 첫 문구 “사회의 모든 역사는 계급투쟁의 역사다”와 마지막 문구인 “만국의 노동자들이여 단결하라”가 그것을 잘 보여준다. 마르크시즘은 ‘억압, 착취, 소외, 잉여가치, 해방’ 등의 개념을 내세워 개인보다는 집단을, 생산보다 분배를, 자유보다는 평등을 강조한다.

유산자계급과 무산자계급 사이의 불평등한 관계의 해결이라는 그럴듯한 공산사상이 마르크스의 독창적인 사상일까? 그가 정말 노동자의 해방을 위해 살다 간 좌익의 구세주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 변증법과 역사발전론과 유물론은 독일의 헤겔과 포이어바흐에게서, 노동가치설은 영국의 아담 스미스와 리카도에게서, 계급투쟁과 과학적 사회주의는 프랑스의 생시몽, 푸리에, 그리고 오웬의 공상적 사회주의의 영향을 받아 형성한 유물론적 무신론자의 잡탕 혁명사상이다. 그의 주장의 문제점은 이미 역사가 증명했다. 사유재산 없는 평등한 유토피아는 꿈에 불과하다. 이유는 마르크스 자신이 삶으로 증명했듯이 인간은 ‘탐욕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공산국가들의 공통적 특징인 소수자의 권력 독점과 심각한 부패가 그것을 증명한다.

마르크스의 미숙함은 1859년 ‘경제학비판’에서 예언한 역사발전단계론에서도 확인된다. 그는 인류의 역사가 원시공산제→고대노예제→중세봉건제→자본주의사회→사회주의사회→공산주의사회의 순서로 발전해간다고 예견했다. 그렇다면 지난 20세기에 발생했던 공산혁명이 자본주의 체제의 모순에 의해 발생했나? 소련, 중국, 동구권이 공산화될 때 이들 국가는 산업국가가 아닌 농업후진국이었다. 또한, 노동자들에 의한 혁명이 아닌 소수 공산주의자들에 의해 벌어진 체제전복 쿠데타였다. 마르크스가 꿈꾼 공산 유토피아는 인류사에 단 한 번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악령에 미혹되지 않는 한 ‘개인’과 ‘자유’의 소중함을 아는 자유시장경제 체제에서 공산혁명이 일어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만일 그런 비극이 발생한다면 그것은 보수 가치로 무장한 탁월한 지도자의 부재와 시대를 분별 못 하는 국민들의 저급함에 있을 것이다.

억압과 착취의 위선자 마르크스

마르크스가 어떤 삶을 살았을까? 그는 탐욕의 화신이었다. 그 자신이 부르주아면서 부르주아를 미워했고, 죽는 순간까지 그가 혐오한 부르주아의 삶을 포기하지 않은 위선자다. 평생 가난에 시달렸다 하지만 실상은 상속받은 유산이 적지 않았으며 친구 엥겔스가 지원한 돈도 거액이었다. 그의 문제는 사치와 낭비벽이었다. 그는 단 한 번도 노동자의 애환의 현장을 찾은 적이 없다. 오히려 그들을 억압하고 착취했다. 폴 존슨은 ‘지식인의 두 얼굴’에서 그가 부모와 가족과 엥겔스와 하녀 헬렌 데무스를 어떻게 착취했는지 잘 보여준다. 45년간 착취한 헬렌의 경우 사생아까지 낳았다. 그렇다면 그 아들을 챙겼을까? 마르크스는 엥겔스에게 자식이라 거짓말 하게 했고 평생 단 한 번도 아들을 찾지 않았다. 이는 루소가 하녀에게서 낳은 다섯 아이를 고아원에 버렸으면서 교육학의 아버지로 여겨지는 것과 유사하다. 위선은 좌파들의 공통된 특징이다.

마르크시즘과 기독교 영성의 차이

이것이 마르크스의 정체다. 그렇기 때문에 마르크스의 영이 역사하는 곳에는 폭력과 피의 숙청이 일어났다. 그의 세례를 받은 레닌과 스탈린, 모택동, 김일성, 폴 포트, 동구권의 독재자들이 그 길을 걸었다. 마르크스의 계급투쟁적 유물론에 포로된 자들은 생명의 소중함을 모른다. 거짓과 음란과 파괴가 그 본질이다. 그러나 기독교의 영성의 본질은 무엇인가? 성령의 9가지 열매를 보면 알 수 있다. “사랑, 희락, 화평, 오래 참음, 자비, 양선, 충성, 온유, 절제”(갈 5:22-23). 기독교 십자가의 본질은 파괴가 아니라 세움이며, 죽이는 것이 아니라 살리는 것이다. 미움이 아니라 사랑이고, 거짓이 아니라 신실함과 절제다. 그렇기 때문에 기독교의 영성이 있는 곳에는 참된 행복과 기쁨이 있다. 차별금지법을 강제하며 동성애 독재를 실행하려는 대한민국은 과연 어떤 영이 역사하고 있을까? 국민들이 판단할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