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자훈련지도자 세미나 전경)
(사진: 제자훈련지도자 세미나 전경)

 

마지막 날: 다락방 참관

마지막 날에는 세미나 참석자들이 직접 다락방을 인도하는 순서가 있다. 다락방 모임을 참관하면서 분위기와 성격을 파악하는 시간을 제공해서, 차후에 인도할 다락방 분위기에 적응시키는 것이다. 처음 만나는 이들을 가르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아침부터 세미나 참석자들을 버스에 태워서 지정된 장소로 이동한다. 그 곳에서 세미나 참석자가 참관하게 될 다락방 인도자와 만나게 된다. 세미나 기간 중 이미 참관하게 될 다락방 인도자와 세미나 참석자들은 만나서 얼굴을 익힌 상태라 어색함은 덜하였다. 다락방 인도자들은 개인 차를 준비해서, 참관할 세미나 참석자들을 태워서 다락방 모임이 있는 곳으로 이동한다.

 

다락방에서 기다리고 있던 이들과 만나서 간단한 인사를 나눈 후에 본격적으로 다락방 모임을 참관한다. 참관하면서 느끼고 생각한 부분들을 기록할 수 있도록 교재에 지면을 마련했다. 그 지면에 기록한 내용은 차후에 개최 측에 제출하게 된다. 1시간 반 가량의 모임을 참관하고, 다락방에서 준비한 식사를 함께 한다. 그 시간 동안 담소를 나누면서, 친교의 시간을 가지게 된다.

 

참관하면서 느꼈던 점은 다락방 인도자들의 준비가 매우 철저했다는 것이다. 다락방 교재를 미리 충분히 공부했을 뿐만 아니라, 추가적으로 교재 내용과 연관된 성구를 찾아서 연결 시키기도 했다. 그리고 인용한 성구는 신학적으로 매우 적절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개인적 차원에서 이해한 내용을 나누기도 했는데, 사뭇 깊이가 있었다. 개인적으로 측정하기에 인도자의 신학 수준은 신학대학교 2-3학년 사이 과정을 공부한 전도사 정도 같았다. 거기에다가 40년 이상 살면서, 인생의 경험이 충분하게 축적된 이들이었기에 학부 2-3학년 신학적 수준을 가진 지긋한 중년 귀부인이 인도하는 모임의 느낌 같았다.

 

또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서로가 말씀에 대한 개인적인 묵상과 삶을 나누면서, 모임이 더욱 풍성해지는 점이었다. 인도자가 일방적으로 가르친다는 느낌보다는 서로의 묵상을 통해서 보지 못했던 부분을 발견하고 새롭게 배워간다는 점이다. 그리고 타인의 나눔을 통해서 생각지 못한 지점에서 위로를 받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오정현 목사가 세미나 기간 내내 거듭 강조했던 지점, 서로가 서로에게 스승이 되는 사역으로서 제자훈련이 떠오르는 대목이었다.

 

인도자는 신학적 수준 이외에 인간적으로도 원만하고 사교적이어서, 모임을 아주 자연스럽게 잘 이끌어 갔다. 인도자 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전체 인도자의 수준이 평균에 수렴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사랑의교회 다락방 인도자들의 수준이 대충 가늠이 갔다.

 

(사진: 제자훈련지도자 세미나 전경2)
(사진: 제자훈련지도자 세미나 전경2)

 

다락방 모임 실제 인도

다락방 참관이 끝날 무렵에, 참관하는 다락방의 인도자는 세미나 참석자가 인도하게 될 다락방 인도자에게 연락을 취한다. 그래서 지정된 장소에서 인도하게 될 다락방 인도자와 다락방을 인도할 세미나 참석자를 접선 시켜준다. 인도하게 될 다락방 인도자는 세미나 참석자를 모시고 다락방 모임 장소로 이동한다.

 

다락방 모임 인원과 만나서 간단하게 인사를 나눈 후에 실제로 다락방을 인도하게 된다. 다락방 인도할 때, 유의해야 할 점을 개최측에 사전에 미리 자세히 알려준다. 참석자들에게 인도하게 될 다락방 실습 전에 권면하는 부분은 구역예배 인도나 주일학교의 성경공부 지도 같은 차원으로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다. 각자 섬기는 교회에서 처음으로 모집한 제자훈련반이라고 생각하고 미리 고민하고 씨름하는 시간을 가질 것을 권유한다. 그리고 지정된 교재 이외의 것을 가르치는 것을 삼가 달라고 부탁한다. 이를 시청각으로도 교육하기 위해서 다락방을 먼저 참관하게 하는 것 아닐까 개최측의 의도를 추측해 본다.

 

필자는 실제로 다락방 모임을 인도하면서, 배웠던 귀납법적 성경공부 인도법을 적용해보았다. 교재의 내용은 관찰질문, 묵상질문, 적용질문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묵상질문과 적용질문에서는 성경과 개인의 삶과 연결시키기 위해 적절한 징검다리 질문이 필요해보였다. 그래서 박주성 국제제자훈련원 대표가 누차 강조했던 징검다리 질문을 이용해서, 어려운 질문들을 잘 따라오도록 인도하려고 애를 쓰기도 했다.

 

개최 측은 일주일 내내 다락방 인도 교재를 제공하고 충분히 준비할 시간을 주었는데, 이를 위해 사전에 성구도 많이 찾고 징검다리 질문도 준비할 것을 권면했다. 그래서 나름대로 충실하게 준비할 수 있었고, 교재와 교재가 다루는 본문에 깊이 들어갈 수 있었다.

 

그렇게 다락방 모임 인도를 마치면, 다락방 인도자는 세미나 참석자를 상세하게 평가한다. 주어진 항목에 따라서 평가하며, 개인적인 평가도 곁들인다. 그리고 마지막 수료식 때, 이는 수료증과 함께 세미나 참석자에게 전달된다.

 

(사진: 제자훈련지도자 세미나 전경3)
(사진: 제자훈련지도자 세미나 전경3)

 

마지막 강의: 제자훈련과 교회성장

다락방 모임을 마친 후에, 안성수양관에 돌아와서 저녁식사를 하고 마지막 강의로 모였다. 오졍현 목사는 제자훈련은 교회성장의 방법론은 아니지만, 자연스럽게 교회성장과 연결되는 사역이라고 강조했다. 오 목사는 건강한 성장을 위한 세 가지 요소룰 꼽는데, 1. 지도자의 인격의 용량, 2. 교회 그릇의 용량, 3. 새로운 문화에 대한 인식의 용량이라고 했다. 지도자의 인격적 용량은 목회자 개인의 차원인 반면에, 교회 그릇의 용량은 교회를 통해 훈련된 평신도 지도자의 수라고 볼 수 있는데, 이는 제자훈련을 통해서 채워가야 한다는 것이다.

 

오정현 목사는 제자훈련 사역을 위해서는 반드시 토양만들기 작업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교회가 제자훈련이라는 새로운 교회 문화와 영적 사역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준비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제자훈련 사역으로 패러다임 시프트를 하기 위해서 교회적으로 제자훈련 사역에 적합한 토양이 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새로운 문화에 대한 인식의 용량은 충분한 준비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도자 개인이 준비되고 새로운 문화에 대한 변화가 준비되었을 때, 제자훈련을 시작하고, 그로 인하여 훈련된 평신도 숫자가 늘어나면 교회 그릇의 용량이 커진다는 것이다. 그 결과 부흥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것이다.

 

오 목사는 제자훈련을 일품요리에 비유했다. 소형교회일수록 인적, 물적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부흥이 어렵다는 것을 안다면서, 자신의 개척교회 경험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소형교회가 가진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일품요리를 하나 선정해서 그것으로 승부를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양한 사역을 할 수 없기에, 일품 사역 하나로 특화되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일품요리가 제자훈련임을 강조했다.

 

건강한 성장을 위해서 3-5년 동안 숨을 죽이고 제자훈련에 전력투자하라고 권면했다. 10년 후에는 풍성한 결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확신을 심어주려고 애썼다. 느리지만 가장 확실한 길이기에 가장 안전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모든 강의를 마친 후에 오목사는 찬양을 부르며 기도회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수료증을 나누어 주며 제자훈련지도자 세미나의 모든 순서를 마쳤다.

 

CAL 세미나 홍보 자료 갈무리
CAL 세미나 홍보 자료 갈무리

 

나가면서

제자훈련지도자 세미나를 5일 동안 참석하면서, 제자훈련은 성경공부, 삶 나눔, 사역훈련, 성도의 교제가 집약된 사역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보수적인 교단일수록 새로운 사역이나 프로그램에 거부감이 많은데, 제자훈련에 대해서는 경계심이나 날을 세우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본적으로 성경공부 사역이며, 전통적인 교리를 중심으로 신앙을 단단하게 세우는 작업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이를 위해서 현대인에게 적합한 방법론을 취했을 뿐이다.

 

교착상태에 있거나 어려움을 만난 사역자들, 또는 열정은 있는데 어떻게 사역해야 될지 몰라서 당황스러운 목회자들은 긍정적으로 고려해 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정이 드는 사역도 아니고, 일시적으로 하는 사역도 아니며, 오랜 시간 한 사람에게 공들여 키워내는 사역이기에 교회 내부에서도 크게 반대할 이유가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본질적인 사역이고, 방향성이 분명한 사역이기에 갈팡질팡하는 이들에게 적절해 보이기 때문이다.

 

제자훈련을 사역의 중심으로 선택할지 판단은 전적으로 독자들과 현장 사역자들 개인의 몫이다. 다만 오랜시간 동안 성공사례가 누적되어 있고, 신학적으로도 건강한 제자훈련 사역을 부정적으로만 보지 말고, 긍정적인 시각으로 검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면, 필자의 기획기사는 성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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