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펼쳐진 푸른 잔디밭 사이에 난 길을 따라 웅장하고도 멋진 아름드리 상록수가 줄지어 늘어서 있다.

카야마의 해안산책로
카야마의 해안산책로

부서지는 파도의 검은 해안선을 따라 새하얀 포말이 끝없이 시야에서 부서진다.

마치 제주도의 송악산 바다 어느 한 부분같이 느껴진다.

우리의 남해안과는 달리 먼 수평선으로는 한점의 섬도 보이지 않는다.

저녁 석양이 뉘엿한 바닷가에 보트를 타고 낚시를 하러 갔다 온 듯한 청년 둘이 열심히 참돔으로 보이는 물고기의 살을 뜨고 있었다.

카야마의 석양
카야마의 석양

족히 오자는 되어 보이는 네다섯 마리를 대충대충 살을 발라낸다.

그리고는 그중에서 흰 살 부위만 조금 훑어 받아둔 물통에 씻기 위해 담더니 나머지는 전부 물속에 휙 던져버린다.

우리와는 전혀 다른 생활방식에 어이가 없었다.

그런 그들을 뒤로하고 석양이 한참인 해안가를 즐기며 한참을 걸었다.

카야마 호주장로교회

김 선교사는 카야마교회 인근에 아파트먼트 식의 Terralong이라고 하는 별 네 개의 APARTMENTS 숙소를 마련해 주었다.

Overnight & Long stay라고 간판에 적혀있는 것이 보인다시내의 어느 별 다섯 개 호텔보다 훨씬 더 나은 듯한 구조다.

방이 두 개나 있어 아내와 나는 더블침대를 한개씩 차지하고 간만에 잠의 회포를 풀었다.

오랜만에 따뜻한 방에서 밤새 깨지 않고 오전 7시가 넘도록 숙면을 취했다.

8시 반경, 아내와 함께 아침은 거르고 카야마 장로교회로 향했다.

카야마 호주장로교회
카야마 호주장로교회

이미 학생들과 그 교회 성도들이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이곳 성도들은 한국의 농어촌과 같이 대부분 7~80대의 노인들이다. 오십 대 젊은 부부로 보이는 이는 한 사람뿐이었다.

여기도 한국교회와 같은 현상을 겪고 있는가 보다.

현지 교회는 매주 주일 오전 9시에 드리는데 그 외에 예배 프로그램은 보이지 않았다.

교회 옆 별도의 건물이 있는데 그곳에서 관광객이나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바자회를 열어 얻는 수입이 꽤 있다고 했다.

호주교회는 정부에서 시골이나 도시 구분 없이 정식 목회자들에게 정부에서 1년에 약 1억 원이 넘을 정도의 월급을 준다고 한다.

그러하기에 목회자로서의 생활은 부족하지 않은듯하다.

호주의 물가는 한국에 비해서 꽤나 비싼 편이다.

토요일 오전, 잠시 들렸던 대형 체인점인 버닝썬이라는 공구점에서 보니 우리나라보다 평균 3배 이상 비싸다.

그러하기에 생활이 팍팍한 이민자들은 언감생심 이곳에는 들어올 생각을 꿈에도 못하는 듯하다.

김 선교사도 이날 통이 찌그러진 페인트를 한통 벼룩시장에서 샀다
김 선교사도 이날 통이 찌그러진 페인트를 한통 벼룩시장에서 샀다

김 선교사와 함께 토요일 오전 일찍 꽃과 과일 등을 파는 청과시장 한쪽에 매주 토요일만 열린다는 벼룩시장에 가 보았는데 그곳에는 우리가 보기에는 거의 고물들에 가까운 모든 것들을 모아 팔고 있었다.

그런 물건들의 먼지를 털고, 녹을 닦아가며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물건들을 고르는 이민자들이 꽤 있었다.

아마도 호주 현지인이 쓰다가 버린 것들을 모아 파는 것이 아닐까 여겨진다.

그러고 보면 이곳 벼룩시장을 찾는 이들은 호주인은 거의 보이지 않고 대부분 인도나 아랍계 등이다.

옷차림이나 모습도 밑바닥 생활을 하는 이들임을 알 수 있었다.

아이러니한 것은 바로 옆 꽃시장엔 거의 호주인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꽃시장 모습
꽃시장 모습

김 선교사는 초창기부터 지금까지도 특별한 일이 없으면 토요일에 거의 한 시간 이상은 돌며 필요한 물건들이 있는가 둘러본다는 말에 얼마나 힘든 삶을 살아왔는지 절실히 느껴진다.

작은 시골교회였지만 프로젝트 스크린을 이용하여 모든 예배순서들의 타이틀을 안내했다.

참신했던 것은 예배 중에 어린이들과의 대화라는 시간이 있었는데 예배에 참석한 모든 아이들을 앞으로 불러 모아 목사님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었다.

인도네시아 가족 교인이 함께 수양회에 참석했는데 아이들은 부끄러운지 나가지 않으려고 하였고, 담임목사의 자녀 딸 둘이 대화를 나누었다.

그렇게 한 시간 예배 후에 평소에 바자회가 열리는 별관에서 커피와 다과 시간이 있었다.

다과는 교인들이 각자 집에서 만들어온 것들을 모두 모아 사용한다고 했다.

9시에 시작한 오전 예배를 10시경에 마치고 11시 전까지 함께 교제를 나누었는데 현지 교인들은 거의 바로 집으로 돌아가고 청년들과 몇몇 현지 교인들과 교제를 나누었다.(계속)

예배를 마치고 박영수 목사 부부
예배를 마치고 박영수 목사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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